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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ON Jul 19. 2021

윤현상재, 문화예술 생태계를 다시 쓰는 타일회사

윤현상재의 B2C 브랜딩을 중심으로

지난 회사에서 대표님과 미팅을 하며 '윤현상재'라는 회사의 존재를 알게 됐다. 겉으로 보기엔 타일을 기반으로 한 건축 마감재 유통회사지만, 그 내면으로 들어가 보면 다른 유통회사에서 느껴지는 결과는 현저히 달랐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윤현상재' 내걸며, 이들의 타일을 사용하는 인테리어 시공 회사들을 섭외하고, 인테리어 회사 역시 '윤현상재 타일을 씁니다' 하며 소비자들에게 다가간다. <건축마감재 → 시공 업체 → 최종 소비자>로 구성된 일반적인 가치 사슬 상, 맨 왼쪽에 있는 주체는 가장 포섭력이 떨어지지만, 윤현상재는 이 구조를 보란 듯이 뛰어넘었다.


윤현상재는 기존 건축 마감재 유통의 B2B 비즈니스 흐름에서 B2C 브랜딩을 성공적으로 진행해왔다. 타일 같은 마감재의 경우, 십중팔구 대부분의 수익을 B2B로부터 얻는다. 따라서, 그들은 최종 소비자가 아닌 일반 시공회사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하지만 윤현상재는 달랐다. 이들은 최종 소비자에 집중한 B2C 브랜드 마케팅 활동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운영하고, 오프라인 공간을 꾸리는 등, 다양한 접점을 통해 그들만의 메시지를 세상에 알리고 있다.


윤현상재는 '타일' 기반으로,
세상과 어떻게 소통하고 있을까?




'윤현상재'에 담긴 의미, 그리고 역사

[출처] 인테리어디자인코리아

윤현상재의 '윤현'은 초목의 새싹이 돋아나는 소리를, '상재'는 물건을 사고파는 곳을 의미한다. 1996년 설립된 타일을 중심으로 한 건축 마감재 유통 전문 회사다. 이들은 프리미엄 타일, 핸드메이드 타일, 우드, 고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마감재를 취급하고 있다.


타일의 경우, 대부분 B2B를 통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일반 소비자가 아닌 시공 업체를 상대로 마케팅 활동을 벌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윤현상재는 최종 소비자에 집중한 B2C 브랜드 마케팅에 집중한다.




윤현상재의 브랜딩 철학, 그리고 컨셉

윤현상재는 '타일'을 이야기하지 않고, 재료에서 더 나아가 '본질'에 대해 이야기한다. 결국 타일이라는 마감재가 존재하는 이유는, Art와 Design을 한층 더 다채롭게 꾸밀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에 집중했다. 이들은 타일을 향유하는 수요자와 공급자의 두 집단, 최종 소비자와 인테리어(건축) 시공자들이 Art와 Design을 매개로 소통할 수 있는 하나의 생태계를 구축했고, 자신들이 이 생태계를 이끄는 플랫폼의 역할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더 나아가, 윤현상재는 '살고 싶은 공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공간에 관한 그들의 이야기를, 사람의 관점에서 풀어나간다. 이들은 자사 제품을 사용해 공간을 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인공지능이나 디지털이 아닌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감성에 집중한다.




윤현상재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회사'다

1. SPACE B-E (2011)

- 판매가 아닌, 머무르는 공간을 기획한 윤현상재

- 오프라인 공간에 디테일을 둠으로써 고객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출처] SPACE B-E 공식 홈페이지


윤현상재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옥에 쇼룸을 갖춰 놓고 타일을 판매한다. 하지만 이 사옥은 판매를 위한 단순한 목적만을 갖고 있지 않다. 자체 쇼룸과 전시공간이 있다. 주기적으로 정기도 열고, 모든 전시는 무료로 진행된다. 예술과 디자인, 그리고 타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자유롭게 그들의 건물을 드나들며 전시를 보거나 타일을 구경할 수 있다. SPACE B-E 총괄 관계자의 인터뷰를 인용해보면,  이 공간을 예술과 건축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마음껏 향유할 수 있는 '디자인 놀이터'를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그 중심에는 윤현상재의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SPACE B-E'가 있다. 본사 건물 3,4층에 위치한 전시공간이자, 윤현상재의 브랜딩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중추지 역할인 곳이다. 필자는 실제로 이곳에서 진행되는 전시를 다녀온 적이 있는데, 전시 자체도 물론 좋았지만 이 공간 곳곳에 심어둔 이들의 디테일들이 인상 깊었다. 화장실, 벽, 문 등을 자사 타일로 시공해 고객들이 직접 이들의 제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했고, 뿐만 아니라 각 타일마다 이름표를 부착해 어떤 제품인지 고객들이 직접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장치들을 두었다. 이 디테일들을 통해 윤현상재는 이들에게 관심이 있어 찾아온 고객들의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Attitude and Its Process>, 태도 그리고 관점에 대하여 전시 후기

SPACE B-E 공식 홈페이지



2. 보물창고 (2016)

- 2012년, 디자인 정보를 공유하는 곳이 되고 싶었던 윤현상재의 블로그는

- 2016년 온라인을 깨고 나와 오프라인 소통의 장으로 진화했다.

[출처] 인테리어디자인코리아 / 2018 에피소드 5. 의미 더하기


보물창고는 '타일이라는 한 가지 재료로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점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보물창고란, SPACE B-E에서 기획하는 인테리어 브랜드 마켓이다. 쉽게 말해, 디자인, 인테리어, 건축에 관심 있는 이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플리마켓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보물창고는 단순한 플리마켓이 아닌, 인테리어와 건축 생태계 속에 있는 수요자와 공급자가 소통할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보는 게 더 바람직하다.  윤현상재는 직접 컨셉을 기획하며, 여러 소상공인들을 큐레이션해 팝업 이벤트를 진행한다. 회사가 취급하는 타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건축 마감재를 다루는 공급자들과 함께 하며  비즈니스 생태계를 이끌어갈 수 있는 문화 행사라는 컨셉을 공고히 했다. 윤현상재는 실제로 '생태계'에 포커스를 둔 마케팅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했는데, 그중 또 하나는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를 적극적으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지속적인 콜라보를 통해 자체적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경우도 많다. 이들이 진행하는 보물창고는, 아티스트를 홍보하는 하나의 장이 되었다. 아티스트가 실제 소장품을 판매하거나 이들의 제품을 판매하며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기꺼이 도맡아주었다.


[인테리어 디자인 코리아] 윤현상재 보물창고 아카이브




윤현상재가 단순히 '제품력 있는 타일을 판매하겠다'에 집중해 브랜드를 꾸려나갔다면, 고객들이 너도나도 해시태그를 걸며 윤현상재를 외치고 있었을까? 그들은 그 이상의 세계관을 정립하고, 고객들과 소통했다. 이들의 기본은 타일이었지만, 이들이 꿈꿔왔던 윤현상재는 결국 예술과 디자인으로 소통할 수 있는 생태계를 이끌어나가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었다. 눈앞의 수익 모델이 아닌, 원대한 미래를 그려나가는 브랜드가 풍기는 힘은 확실히 달랐다. '디자인 놀이터'로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윤현상재의 앞으로가 무척이나 기대된다.




✍ 같이 읽어보면 좋은 콘텐츠

윤현상재 공식 홈페이지

윤현상재 최주연 이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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