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버린 소망들
일년 전만해도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세계여행을 가겠다고 떵떵거리고 다녔던 적이 있다. 그래서 내가 세계여행을 가지 못하게 되면 그들의 얼굴을 바라보기 어려운 상태로 만들려고 했다. 그렇게라도 떠나라고...
지금 내 SNS들(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보면 온통 세계여행관련 피드들이 가득하다. 나도 저 사람들처럼 떠날 것이라고, 떠나서 경험하고 올 것이라고 마음을 먹으며 팔로우를 했다. 드문드문 지금도 그들의 소식을 접하고는 한다. 아직도 여행중이다. 정말 행복해보인다. 내가 가보고싶은 곳을 가는 사람들도 있다. 부럽다. 부럽고 내 자신이 초라하다. 그렇게 허풍을 떤 내 자신이 안타깝다. 자괴감이라고 표현해도 될까?
그러면 남들은 이렇게 말한다. 현실을 생각해보라고, 그러면 니가 잘하는거라고...
저러한 말을 들을 때마다 속에서 부글부글 뭔가 끓는다.
왜 우리는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인가?
"학생신분을 최대한 오래 즐겨."
라는 말은 유럽여행을 하면서 만난 두보형이 한 말이다.
아직도 저 말이 아른거린다. 저 한마디 덕분에 유럽여행을 더 재밌게 할 수 있었고 저 한마디 때문에 지금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저 말을 하면 몇몇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렇게 하면 니 나이가 몇살이냐고, 그럼 취업하기 어려울거라고.. 이럴 때 마다 내가 드는 생각은
내가 원하는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내가 원하는 미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1. 일취월장하여 고속도로 위를 달려 빠른 취업과 높은 연봉으로 누릴 꺼 누리는 삶. 그리고 내 자식들이 하고
싶은 거 시켜줄 수 있는 여유로운 아빠. 빠른 취업. 빠른 결혼. 그리고 부의 여유
2. 여행할 거 다하고 최대한 길게 학생생활을 하고, 적당한 회사에 취업해서 적당하게 결혼해서 적당히 사는
그런 삶.
어떤 삶을 살고싶고 살 수 있을까?
복잡하다. 조금 더 생각해봐야겠다. 짜증나고 화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