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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도타기

파도타기

현실에서 비행기 모드

by JONGREE

친구들과 오사카 여행을 다녀왔다.

비행기를 타면 비행기 모드를 해야 하듯

여행을 떠나면 현실에서 비행기 모드를 해야 한다.




오사카 여행을 하면서 일본에서 생활을 하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해보았다.

나쁘지는 않겠다만, 좋지만은 않았다. 그냥저냥한 정도?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않았다.

그래서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여서 더욱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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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내가 오사카 여행을 하면서 찍은 사진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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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달리는 소녀 가 최근에 보게 된 일본과 관련된 item이었다. 그 영화에서 전철 지나갈 때 띵띵띵하면서 차단기 내려가는 게 너무 보고 싶었다. 실제로 보고 싶었다. 하지만 오사카라는 도시는 생각보다 발달된 도시였다.

내가 그 장면을 본 것은 기차를 타고 이동을 하면서 창가 너머로 바라보는 게 전부였다. 그리고 사진을 찍어도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겠더라... 그래서 아쉬워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각자 혼자가 되어서 가고 싶은 곳을 가자고, 그리고 숙소에서 모이자고 한 날이 왔다. 나는 교토를 더 느껴보고 싶었다. 그래서 '게이샤의 추억'의 배경이 되었던 곳을 가려고 전철을 탔다. 그러자 내 눈앞에 펼쳐진 역이 사진과 같았다. 표정에 드러났을지 모르겠지만, 감추지는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잠시 카메라를 내려놓고 전철이 떠날 때까지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흠 뭐랄까 목이 말라서 갈망하다가 문득 눈앞에 오아시스가 나타났는데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판별하는데 걸리는 시간이랄까? 나에게는 그랬다. 그리고 천천히 걸어갔다. 조급하지고 게으르지도 않게 중간에 멈추어 섰다. 그리고 셔터를 한번 눌렀다. 신중하게, 수평/수직을 맞추어가며 (요즘 느낀 건데, 수평 수직만 잘 맞추어도 괜찮은 사진이 나와) 사진을 찍었다. 아니 담아냈다.


그래서 건진 사진이 저 사진이다.

아직도 보면 행복하다. 조금만 더 보정해서 내 감정이 녹아드는 사진을 만들어야겠다.



KakaoTalk_20151226_205453482.jpg 설레임

이병률 시인의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라는 책에 공항에 관련된 내용이 실려있었다. 그래서 나도 생각해보았다. 나에게 공항은 어떤 존재인가. 그때도 분명 많은 생각을 했다.

공항은 언제 가도 반갑고 섭섭하다. 얼마 전에 나에게 엄청난 경험이라는 선물을 안겨준 곳이며, 그 경험을 그만하게 만드는 곳이기도 하였다. 그래서 이번에도 같은 곳이지 않을까.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사람들이 각기 다른 층에 존재하는. 그래서 더 간절해 보이는 듯한 곳이 공항이 아닐까 싶다. 어떤 이는 공항패션이라 꾸미고 오는 사람이 있으며 어떤 사람들은 효도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그 사람들이 모두 모인 곳. 다양성이 넘쳐나고 버라이어티한 이곳. 나는 공항이 좋다. 공항이 마음에 든다. airport. 특히 국내선보다는 국제선이 좋더라.


이러한 생각을 했었었다.(대과거)


그것을 한번 더 느꼈다.


"저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안 설레는 사람이 존재할까? 존재하지 않을까?"


라는 의문의 물음표가 떠올랐다. 자문자답.

'없을 것 같아.'

그렇다면 우리가 설렘을 느끼고 싶다면, 간접적으로든 직접적으로든...


공항을 가면 설렐 수 있다.


설레고 싶다면 공항을 가라.



나도 한번 여행을 떠나지는 않지만 인천공항에 간 적이 있다.

당신도 해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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