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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도타기

파도타기

용서받다.

by JONGREE

용서를 받았다.

내가 나를 용서했다.

잘못한 일이 있었고 그 일을 무겁게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가 비로소 오늘 나는 나를 용서했다.



이야기에 앞서 모든 내용이 내 주관적인 생각과 추측임을 밝힌다.


작년에 내가 저지른 실수가 하나 있다. 그 실수로 인해서 피해를 보거나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몇 명이 있었다. 그러고는 사과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렇게 내 마음 한 구석에는 까슬까슬한 돌덩이 하나를 간직한 채로 지냈었다. 그러다가 오늘 드디어 사과를 했다. 그리고 그 가시를 빼냈다.

그렇게 큰 실수도 아니었다. 그리고 들어보니 그렇게 피해도 보지 않았고 상처도 받지 않았다. 그냥 나 혼자 과대망상을 한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지금까지의 그 무게를 버텼다. 찝찝하였다. 매일 생각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잊고 지낸 것도 아니다.


작년에 내가 약속한 말들이 존재한다. 그 말들을 지키지 못하는 내 모습이 초라했다. 분명 나는 떠날 것이라고 했고, 그렇게 당당하게 말하던 내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져 버리고 비겁한 변명을 대는 내 모습이 남아있었다. 나는 그 약속들을 지키지 못했다. 창피했지만 낯간지러웠지만 나는 사과를 해야 했기에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나갔다. 나는 당신에게 사과를 했다. 그리고 변명을 대고 있는 나 자신에게도 사과했다.

당신은 대수롭지 않게 나를 용서했고, 나는 그럴 수도 있다며 나를 용서했다.

여전하더라. 확고한 자기관리는 여전히 나를 능가하고 내가 배워야 했다. 당신의 경제관도 나는 배워야 했다. 나는 그렇게 여전히 당신에게 배워야만 했다. 일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역시 당신에게는 배울 점이 많았고 나는 역시 부족했다. 당신은 엄청난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었다. 주변 사람도 행복하게 해주는 그런 에너지. 우리는 한 살 나이를 먹었고, 무엇이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조금 색달랐다. 너의 에너지가. 나에게는


KakaoTalk_20160119_003534987.jpg 드라이 플라워


너처럼 되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부분을 많이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나에게 드는 생각은 단지 그뿐이었다.







내가 더 큰 그릇이 되어 너를 품으리

내가 더 큰 나무가 되어 내게 기대길

내가 더 큰 사람이 되어 너를 안으리

그렇게

나는 더 큰 존재가 되어 너와 만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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