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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도타기

파도타기

바다가 되고 싶어요.

by JONGREE

집에 내려갈 때마다 하는 짓은 나만의 추억상자를 열어보는 것이다. 초등학생부터 지금까지 받은 편지와 내가 쓴 일기들이 모여있는 상자이다. 그것을 열어보며 나를 돌아본다. 일기장에 있던 글을 가져와봤다.




나는 한 가지를 꾸준하게 하지 못한다. 시도는 하지만 꾸.준.하.게는 해본 적이 없다.

하루 종일 하나에 푹 빠져 노력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던가? 나는 항상 “조금씩”이었다.

모든 것이 그랬다. 넓어지기만 할 뿐, 깊이가 없었다.

나는 바다에서 활개 치는 파도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유리 위에 얇게 펴진 물이다. 물웅덩이다. 그저 넓기만하고 얇을 뿐이다. 깊이의 정도가 너무 얕다. 전문성이 없으며 특징이 없다.

캐릭터 ( character ) 가 없다. 평범 단순 (plane modern middle midum soso) - 그저 그래

파도를 닮으려고 했지만 너무 엉성하다.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아직 바다가 되려면 멀었다.”

그래.... 깊어지자.




넌 어릴 때보다 진지해졌고 차분해졌어. 파도가 치기 전 상태. 지금은 물을 당기고 있는 거야. 감성을 감정을 당겨. 그리고 뿜어내는 거야. 한 곳으로 쏟아 붓는 거야. 그러다 보면 알게 될 거야. 너의 열정의 깊이를. 너가 가진 열정의 양을 보게 될 거야. 그리고 너를 되돌아 보게 될 거야. 내 삶은 헛되지 않았구나. 내 청춘은 헛되지 않았구나... 나 비록 어리지만 잘 살았구나...

좀 더 감성적 이어 보자. 이 봇물 터진 감성을 쏟아 부어보자. 파도같이 모든 것을 휩쓸어버리자.



타인보다 우수하다고 해서 고귀한 것은 아니다.

과거의 자신보다 우수한 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고귀한 것이다.

- 허밍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