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파도타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NGREE Oct 01. 2016

파도타기

진눈깨비 소년

최근 들어 새롭게 보게 된 웹툰이 있다.


            '진눈깨비 소년'


그 웹툰에서 시가 하나 나온다.


소년이 된 나는 어제보다 어지럽다

눈도 비도 아닌 마치 소년이 된 나처럼

아이도 어른도 아닌 나처럼

진눈깨비가 내린다


사랑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없는 나처럼

진눈깨비가 내린다

우린 쌓이지도 못하고 사라질 것이다

닿기도 전에 녹아 버릴 것이다


소년이 된 나는 어제보다 어지럽다

사랑이 영원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된 나는

오늘을 감당하기 힘들다

어지럽게 쏟아지는 진눈깨비처럼 셀 수 없이 아프다


이렇게 어른이 되기는 너무 멀다

다시 아이가 될 수도 없다

오후 내내 진눈깨비가 내린다

소년은 너무 길고 진눈깨비가 내린다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라는 강세형 작가의 책이 떠오르게 된다.


우리 모두가 안다. 어른이라는 존재라는 것이 무겁고 큰 존재라는 것을...

나 또한 그리고 당신 또한 그럴 것이다.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롭고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지.

어쩌면 어른은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 어른이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어른이라고 하기에는 자신이 너무 보잘것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내 앞가림하기도 급급한데 어떻게 나란 존재가 누군가에게 조언을 할 수 있을까? 그래서 나는 어린 동생들이 더 어렵게 느껴진다. 내가 과연 저들에게 좋은 말과 좋은 언행을 하여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사람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고 사람은 사람에게 영향을 받는다. 그렇기에 사람 관계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고귀하고 설레는지. 내 주변의 사람들을 떠올리면 아직도 설렌다.


하지만 나에게 어른들도 모두 그러했을 것이다. 모든 게 낯설고 새로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어른스러웠다. 버티고 견뎌냈다. 그러므로 나 또한 잘 버티고 견뎌내서 어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서툰 것이 많다. 사람 관계에 서툴고 여자 친구한테 서툴고 사회생활에 서툴고 내 말과 행동에 서툴다.

그런 서툰 것이 마음에 들지 않고 짜증 날 때가 많다. 그럴 때는 나 혼자 동굴로 들어가곤 했지만 그래도 내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 웹툰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하지만 한 번 더 읽어보며 메모를 하며 읽어야겠다. 너무 좋은 웹툰이니 한 번쯤 보기를 권한다. 너무 쿨한 느낌이 있지만 그래도 내가 닮고 싶은 성격을 가진 사람이 있기 때문에. 그렇기에 나는 자기반성을 하며 웹툰을 읽었다. 아니 보았다. (이 웹툰은 읽는 것보다는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가끔 슬픈 이야기도 있지만 그래도 사실을 사실이니까...  아련하게 읽어본다.

진눈깨비 소년 웹툰 중에서

    그리고 내가 요즘에 읽고 있는 최갑수 작가의  '우리는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라는 책에서 좋은 부분을 발취해 옮겨 적어 보겠다.




나에게서 멀어진 것들과 마주하는 시간



매거진의 이전글 파도타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