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븐 요리하는 여자

나도 이제 좀 있어보이나? 뉴질랜드 양갈비 프렌치랙 오븐에 굽기 성공!

by 윤소라


한국에 있을 때, 오븐 요리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오븐이 주는 특유의 우아함과 여유

왠지 모를 이국적인 느낌떄문이다.


에어프라이어에 돌린 음식을 태우지만 않아도

감지덕지하는 나에게

린넨 앞치마와 고급 식기류

그리고 최소 6인용 식탁정도는

세트로 있어줘야될 것 같은 커다란 오븐은

감히 침범할 수 없는 성역같았다.


그럼에도 미련을 못버리고,

오븐도 없으면서 한번은 도서관에서

오븐 요리책을 빌려온 적이 있었는데

바로 이 책이다.



image.png?type=w773 세계 요리가 집밥으로 빛나는 순간(우아함 그 자체 윤지영님 저)


분명 워킹맘에게 더욱 편리한 오븐 요리라고 나왔는데....

"정말 집에서 이런걸 해먹는단말이야!??"

문화충격을 받은 후


광파오븐으로 두세개 따라해보았다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반납한 기억이 난다.


그런데 글쎄 뉴질랜드에 왔더니,

이 집에 삼성 오븐이 떡하니 빌트인이 되어있는거다.


처음 들어왔을 때 부끄럽게도 오븐을 보고

몹시 흥분한 기억이 난다.


ㅎㅎㅎ


(나중에 알았지만, 이곳에서 오븐은 그냥 기본 가전인듯 싶다.)


그리고 두달간은

기계치인 내가 오븐을 망가뜨릴까 걱정되어

구경만 하다가


양갈비를 오븐으로 해먹으면

그렇게 맛이 좋다는 지인의 추천에

드디어 도전을 해보았다.


버튼 종류는 왜 이렇게 많은지..

오븐을 열어보니 트레이가 겹겹으로 들어있어서

이걸 다 치워야 열전도가 되는것인가 또 한참을 고민하다


지인들에게 물어보고

채비서에게도 물어보아서

겨우 겨우 오븐 예열을 시작하고


일단 마트에서 사온 쿠키 믹스로

예행연습을 해보았다.


쿠키 믹스는 반죽만 하면 되는 상태라

요리랄 것도 없었지만

오븐 안에 부풀어 오르는 반죽을 보니 뿌듯했다.


900%EF%BC%BF1774786399445.jpg?type=w773




너무 달아서 아이들에게도 외면받았지만...

그래도 괜찮다.


일단 오븐이 잘 작동되는지 확인했으니,

이제는 양갈비 차례!


900%EF%BC%BF1774786459251.jpg?type=w773 양갈비 프렌치렉의 자태



다리 하나씩 들고 편히 먹을 수 있게 커팅되어진 양갈비 커틀릿을 사서

후라이팬에 몇번 구워주었는데

아이들이 워낙 잘 먹길래

이번에는 아예 통으로 사봤다.


이렇게 통자로 사면 더 저렴하다.

8개의 날개살이 있는데 23$로

낱개로 되어있는 커틀렛보다 30%정도 더 저렴하다.



우유에 10분정도 담구어

핏물과 냄새를 제거하고

소금을 앞뒤로 치고

늘 건강상의 이유로 고민되는

후추와 올리브유는

고온을 써야되는지라 패스했다.


그리고 후라이팬에 1분씩 앞뒤로 먼저 구운 후

바로 예열한 오븐에 넣어서

200도로 20분을 구우니 이렇게 꽤 괜찮은 비주얼이 나왔다.


900%EF%BC%BF1774786548419.jpg?type=w773 좀 웃긴가 싶기도 한 비주얼이지만 어쨌든....



꺼내서 5분정도 래스팅을 한 뒤,

뼈 모양대로 자르니 이렇게 피같은게 줄줄 나온다.




900%EF%BC%BF1774786605713.jpg?type=w773


채비서에게 언능 사진을 찍어 보고하니

피가 아니라 고기 단백질과 수분이 섞인

마이오글로빈이라는 물질이니

걱정 안해도 되지만

아이들에게 줄꺼면

후라이팬에 각 1분씩 앞뒤로 좀 더 익혀서 주라고 한다.


그렇게 했더니, 붉은기가 심하지 않고

적당히 부드러운게 너무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900%EF%BC%BF1774786571804.jpg?type=w773 프렌치랙 성공적..!


당분간 아이들 특식은 비프 대신

양고기 너로 정했다. �


인터넷에 양갈비로 검색하면

화려한 재료와 비법이 넘쳐나지만,

내 수준에 딱 맞는 조언을 해주는 채비서 덕분에

요리 똥손인 나도 이곳에서

그럭저럭 살아내고 있다.


1년간 엄마 음식을 먹어야된다며

기우에 찼던(?) 아이들이 환호하는 모습을 보며

급 자신감이 생겨

그 윤지영님의 오븐 요리책을

한국에서 공수해와야되나 설레발중이다. ㅎㅎ


어쨌든 나도 이제

오븐 요리하는 여자다.


야호!!!






작가의 이전글뉴질랜드 커피와 스타벅스의 굴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