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렸어야 했던 것들 1

by Noah

그냥 모든 게 어린 나였다. 그렇고 말고. 지금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본 적 있나. 그냥 그 나이였다. 세상 모든 것이 뒤집히고 밑으로 빨려 들어갔던 때가 그 나이였다. 그런 나는 생일이 좋았다. 유일한 현실의 도피처 같은 24시간.


지금 생각해보면 엄마는 옳지 못한 선택을 한 것 같다. 아이들을 아이들의 아버지에게 아무때나 보여주던 것. 아닌가, 자주 만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되는 것인가. 잘 모르겠다. 어쨌든 초반에는 하루 만나는 것이 전부인 때가 있었다. '햄버거의 날'.


사람의 연이 무 자르듯 끊어질 수 없었나보다. 자식 때문인가? 엄마와 아빠는 꽤 오래동안 자식과 함께 자주 만났었다. 때로는 하루를 자고 오는 여행도 함께 다녀오고. 그 중 내게 백미는 내 생일이었다. 아빠를 바라보면 아빠도 웃는 표정, 엄마를 바라보면 엄마도 웃는 표정, 엄마와 아빠가 오로지 나만을 위해, 나를 바라보고 있는 하루. 점차 내가 바뀐 환경들과 내가 속한 가정이 어떤 가정인지 알게 되었을 때도 눈치 없는 척 좋아라 했다.


생일은 내게 그랬다. 마치 이런 환상의 나라와 환상의 시간은 내 지금 어두운 삶 속에서도 반드시 찾아올 것 같은 기분, 내가 있으면, 나를 봐서라도 언젠가 다시 이 둘은, 내가 성인이 되고 본인들이 늙으면 결국은 다시 지금, 이 생일처럼 다시 서로 사이 좋은 모습을 내게 보여주겠지. 어쩌면 진짜로 아빠 말대로 잠깐 떨어져 있을 수도 있는 거겠지. 이미 말했지만, 너무 어렸으니까.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오히려 반대인 가정은 더러 있다.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만 사이 좋은 척, 이혼 하고 싶어도 못하는 그런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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