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대한 단상
노을 지는 풍경을 좋아한다.
그 길지 않은 시간 속에서 보여지는 수많은 빛깔의 향연 -
그리고 그 길지 않은 시간을 보내면서 내 머릿속에도 수많은 생각의 향연.
너무도 뜨거웠던 카르타헤나의 태양이 모습을 감추고 살며시 고개를 내미는 어둠의 모습이 어찌나 반갑던지 -
시원한 맥주 한 캔을 들고 성벽에 앉아 노을이 지는 모습을 바라보던 그 시간 속에서
눈물이 날 것 같았지.
내가 지금 이 곳에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충분히 너무 행복했던 그 시간 -
여행이라는 것이 그런 것 같다.
내가 잊고 살았던 소소한 순간들의 아름다움을 만나게 해준다.
항상 똑같이 흘러가던 시간인데, 여행을 하면서는 그 시간의 주인이 오롯이 내가 된다.
연습을 하는 것 같다. 시간의 주인이 되는 법을 -
바쁜 일상 속에서도 시간의 주인이 되어 살아가는 방법을 여행 중에서 배우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