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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가정원 Jan 25. 2023

원서 싫어!

답은 아이에게 있었다..


요즘엔 엄마표 영어관련 도서를 찾아 읽지 않는다. 시중에 나온 책들 대부분이 유아기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정말 모국어를 습득하듯 아이들의 환경을 잘 만들어준 분들의 이야기가 주류이니까!


이제 엄마표영어 4년차!

2020년 1월에 시작한 우리집 엄마표 영어!

관련책들을 읽으면서 밑밥깔고 준비한 시간이 6개월!


3년 3시간 법칙?!

이걸 잘 따르면 3년 후 나의 아이들도 그 책의 아이들만큼은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 4대영역이 골고루 발전되어 있을거라 생각하며 주말,명절,여행까지도 시간들을 활용하며 3년 3시간 가까운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달리고 지금 딱 3년이 채워진다.


결과는..내가 이 글을 답답함에 끄적이는 것으로 이미 판명된 듯 하다. 여전히 나의 아이들은 계단식 성장에서 평지에 발을 딛고 있다.


조급함과는 다른 감정이 나를 짖누르고, 특히 1호의 시큰둥한 영어감정이 자꾸 나를 고뇌하게 하는 시점에 도서관에서 오랜만에 엄마표 영어관련책을 빌린다.


이미 나도 팔로워하고 있는 유명한 인플루언서인 령돌맘님 책이다.


큰 맥락으로 이 분의 이야기는 익히 알고 있었고, 빠르게 책을 읽는데 자꾸 한숨이 나오는 나를 본다.

책의 내용과는 무관하게 지난 3년을 돌아보며 나와 1호의 관계에서 어느 태엽이 제대로 맞물리지 못하고 헛돌았을까? 하는 생각에 휩싸이면서 답을 찾고 싶은 간절함을 느낀다.

초2 늦은 듯 늦지 않은 시기..가장 큰 벽이 원서읽기!
모국어독서와 너무 큰 간극에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독서에 강한 거부감을 내비쳤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모국어독서의 깊이는 더 깊어지고, 이에 따르지 못하는 원서는 청독 이외에는 하지 않는다.

그나마 들어주던 잠자리독서도 모국어책 읽기에 전력을 쏟아 더 멀어져간다. 어느 순간, 나 역시도 더 밀어붙이지 못하고 청독하는 것에 위안을 삼은 것이 불편한 진실이기도 하다.

항상 2호보다 훨씬 더 공을 들였다 생각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2호는 지금까지 다양한 원서를 매일 밤마다 나와 읽었고, 1호는 거부한다는 이유로 엄마표 영어가 어느 정도 루틴이 된 뒤로는 이 과정을 생략했던 것이다.

책을 얼마나 읽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시간을 통해 아이와 나눌 수 있는 많은 추억들을 쌓지 못하고 지나쳤고, 혼자서 하는 영어루틴을 1호는 묵묵히 해내며 점점 재미와 흥미를 잃어간 것이다.

이 중요한 사실을 령돌맘님 책을 읽고 알아챈 나!
책을 읽는 내내 가슴에 돌덩이를 얹어 놓은 듯 답답함에 끝임없이 큰 숨을 쉰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문제를 인식했으니 과감히 아이에게 사실을 고하고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나아가는 것이 좋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일단 원서는 무조건 싫고, 엄마표중에 청독이 가장 싫다는 아이에게 무작정 싫다고 하는 건 너의 성장에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책이 왜 싫은지 묻는다. 모국어책은 너무나 좋아하면서 왜 같은 이야기책인데 원서는 거부하냐고 속시원하게 얘기해보라고 하니, 원서이야기는 명확하게 이해되지 않아 상상이 잘안된다, 그렇다고 너무 낮은 레벨은 또 전혀 흥미롭지 않다는 아이의 대답!

의외였다. 난 모국어도 창작위주로 읽는 아이라 원서도 당연히 그럴거라고 생각했는데..반전이다.
차라리 영어는 논픽션이 좋다는 아이!
그래서 영자신문이나 리딩교재가 더 괜찮다고 했었구나!

한가닥 희망이 보이는 순간이다.
논픽션을 찾아 아이와 읽어나가면 되는 것!

그렇게 추려진 책은 《Andrew Lost》이다. 청독보단 묵독과 낭독이 낫다는 아이의견에 격일로 혼자묵독과 엄마와 교대로 낭독하는 방식으로 해보기로 한다.
이 활동이 자리잡을동안 7세부터 지금까지 해온 모국어 매일글쓰기를 잠시 쉬는 걸로, 아이의 루틴을 조절한다.

그리고 도서관에 비치된 논픽션 원서들도 함께 읽어보기로 약속한다.


얼마나 많은 원서를 읽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아이와 함께 읽어가는 그 시간이
익어감이 중요하다.


늦은 때는 없다. 가슴에 얹혔던 돌덩이를 던져버리고 이제 13살인 아이와 다시 살부비며 지내면 되는 것이다.
기꺼이 엄마에게 곁을 내어주는 아이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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