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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가정원 Aug 14. 2023

여름방학! 빵과 밥이 어우러진 초등아침메뉴

베이글과 크림치즈/샌드위치/가지덮밥까지.. 아침부터 핫해!

드디어 돌아왔다.

아이들은 환호하고 엄마는 환장하는 여.름.방.학!



아주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아이들의 방학이 좋다. 새로운 학년이 되어 적응해 나가느라 애쓴 아이들이 자유롭게 쉬고, 학기 중에 할 수 없었던, 함께 하고 싶었던 일상을 편안하게 실천할 수 있는 시간이 방학이니까!



하지만 이 시간 속에서도 부담스러운 일이 딱 하나 있고, 대부분의 엄마들도 이 일로 아이들의 방학이 선뜻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삼시 세 끼와 간식 챙겨주기!



이 큰 미션만 잘 해결해도 더할 나위 없는 시간인 것이 방학이 아닐까?



더군다나 연일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가 날아오는 무더위 속에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는 주방으로의 걸음은 불구덩이에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심정이다.



하지만 나는 위대한 엄마임을 새기며 아침, 점심, 저녁 그리고 간식을 챙기기 위해 위풍당당하게 매일 불구덩이 앞으로 전진해 나의 유남매의 배를 채워주고 있다.






방학식이 시작된 날 주말, 평소에는 잘 다니지 않지만 방학맞이 냉장고 채우기를 위해 '트레이더스'로 가서 빵들과 크림치즈, 투움바파스타와 메밀소바 밀키트, 몇 가지의 냉동식품, 간식거리를 잔뜩 사 와서 미리 정리해 둔 텅 빈 냉장실과 냉동실을 채웠다.



그리고 다음날, 동네 마트를 돌며 야채, 과일, 유제품, 아이스크림 등으로 이번 여름방학을 위한 채비를 단단히 해두었다.



가득 채워진 냉장고는 전장에 총알을 든든히 챙겨나가는 군인과 비슷하리라! 이제 시작이다. 전략대로 움직여 반드시 승리하리라!






이번 방학은 아침을 간단히 챙겨자는 가장 큰 전략을 세웠고, 냉동실에 빵을 소분해서 넣어두고 시리얼을 준비했다. 스스로 챙겨 먹을 수도 있는 메뉴라서 아이들도 동의했는데, 무수리 본성이 튀어나와 결국은 내가 다 차려주고 있긴 하다. 그럼에도 아침으로 빵은 시간을 단축시켜 주는 효자 아이템이기에 이전의 방학보다는 한결 편하게 준비할 수 있어서 만족하고 있다.



첫째는 빵보다 밥을 더 좋아하는 완벽한 한식파이다. 그래서 아침으로 빵은 선호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이제 좀 컸다고 엄마도 힘드니까 빵과 시리얼도 괜찮다고 한 발 물러나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그럼에도 단호하게 매일은 안된다고 퐁당퐁당으로 해주길 원했고, 기꺼이 받아들였다.



이제 방학이 1주일 지났다.



삼시세끼 미리 봐둔 식재료들로 머리 굴려가며 아직은 순항 중이다. 돌아서면 밥을 준비하지만 견딜만한 나는 천상 무수리 엄마인가 보다.



방학이지만 첫째는 수학캠프로, 둘째는 베트남 캠프로 매일 아침 등교했기에 아이들과 나도 진정한 방학을 만끽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평소처럼 아침을 잘 챙겨 먹여야 했고, 빵을 주는 날도 영양소에 신경을 더 썼던 첫 주였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어니언과 블루베리 베이글에 크림치즈, 무화과호두크림치즈, 피넛버터와 토핑까지 준비했던 월요일 아침!





간단하게 햄과 두부를 굽고, 김치와 오이, 보리차 한 잔 곁들여 낸 화요일 아침! 첫째와의 약속대로 퐁당퐁당으로 한식을 챙겨주고 있다.





더웠던 수요일 아침은 햄치즈계란 샌드위치와 바나나우유로 정말 간편하지만 맛있게, 빠르게 먹고 등교했다.


나는 샌드위치를 만들 때 한쪽에는 꼭 딸기잼을 바르는데 달콤한 그 맛이 참 좋다.





살짝 시들어가던 가지와 해동한 뒤 반 정도 남은 다진 돼지고기를 처리하기 위해 양파도 첨가해 가지덮밥을 만들고, 저녁메뉴로 만들고 남은 콩나물 냉국과 오징어초무침을 곁들인 목요일 아침이다.





슬슬 힘 빠지는 금요일은 식빵과 계란만 구워 시리얼과 과일로 한 끼를 채웠다. 사진엔 없지만 누텔라까지 식빵에 발라 맛있게 먹은 달콤한 아침 식사였다.






정말 방학 시작할 때는 빵과 우유만, 시리얼만 먹는 밥상을 생각하며 장을 보고,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막상 아침이 밝고 그날의 첫 식사를 하는 시간이 되면 냉장고를 들여다보고 식재료를 보면서 하나 둘 얹게 된다.



이 더운 날, 방학임에도 별반 다르지 않은 일정을 소화해 내는 아이들이 짠하고 대견해 내가 해줄 수 있는 사랑표현을 마음껏 하는 중이다.



남들처럼 해외로 데려가지도, 좋은 숙소에 며칠 머무는 여행을 가지도 못하는 방학이지만 애쓰며 사는 나의 아이들이 먹고 싶다는 엄마의 음식만이라도 마음껏 해주며 조금 부족한 물질적 사랑을 보상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성인이 되어 엄마의 사랑을 떠올릴 때, 매 끼니 정성스럽게, 대접받는 기분으로 차려준 소박한 밥상과 집밥을 기억하며 미소 짓길 바라며, 오늘도 사랑을 나누는 하루를 보낸다.







 '돌밥'이라는 말 아시죠?


'돌아서면 밥'을 차려야 하는 엄마들이 코로나 때 만들어 쓰는 단어인데, 저도 사용했어요. 그런데 이 단어가 '죄수들이 사형되기 전 먹는 마지막 식사, 밥'라는 진짜 뜻을 알고 나선 쓰지 않아요!


사랑하는 이를 위해 애쓰는 밥상에 어울리지 않잖아요. 단어의 뜻을 잘 알고 사용하자는 마음에 살짝 귀띔해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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