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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가정원 Aug 17. 2023

여름방학.. 초등점심메뉴는 밀가루가 진리?!

학교급식은 사랑입니다!


아이들의 신나는 여름 방학 중, 가장 챙기기 힘든 때가 점심이다. 아침은 최대한 기분 좋게 시작하게 하기 위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들로 밥상을 차리고 뒤돌아서면 이내 점심메뉴를 묻는 우리 집 유남매!



아침에 밥을 먹으면 점심땐 주로 밀가루 음식을 준다. 가장 간단하면서 가장 무더울 때 엄마의 수고를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한 궁여지책이다. 가끔은 아침에 빵을 먹여도 불 앞에 서는 것이 곤욕인 날씨엔 연이어 점심까지 밀가루 음식을 주기도 한다.



밥도, 밀가루류도 같은 탄수화물임에도 이상하리만치 밥이 아닌 것을 식사로 연이어 주는 것이 불편하다. 건강하지 못한 먹거리를 챙겨준다고 생각하고, 엄마로서 그리고 전업주부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기분이 들어 힘들어도 가능하면 연속으로 밀가루 음식을 먹이지 않으려 애쓰는 나이다.






해마다 최고 기록을 경신한다는 한낮의 작렬하는 태양은 이런 나의 마음가짐도 조금씩 녹이는지 올해는 그동안에 비해 더 자주 간편식을 먹고 있지만 최대한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를 곁들여 내어 주는 것으로 일말의 미안함을 대신하며 부지런히 점심을 챙기고 있다.


학교에서 먹는 점심 한 끼의 소중함을 느끼면서 말이다.




여름방학, 우리 집 단골 메뉴 중 하나는 메밀소바와 만두이다. 시원한 육수에 먹을 만큼의 면을 덜어 콕콕 적셔 먹는 재미까지 있어서 유남매가 좋아한다. 가게에서 먹는 기분이 들게 하려고 김발을 이용해 모양을 잡아 내어 주면 시각까지 사로잡을 수 있어 1석2조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오전에 둘째와 함께 도서관에 다녀온 날, 수학캠프에 간 첫째가 돌아오는 시간이 점심시간이라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오랜만에 도시락이 생각나 편의점으로 향했다. 아침에 빵을 먹었지만 둘째는 스파게티 도시락에 꽂혔고 김밥 두 줄로 밥을 대신하기로 했다. 요즘 편의점에서 나오는 김밥이 꽤 속이 알차서 먹을 만하다. 채리와 자두도 함께 사서 셋 모두 흡족하고 맛있게 한 끼를 먹은 날이었다.





여름에 또 빠질 수 없는 것이 콩국수이지 않은가? 시중에 나오는 콩물과 국수만 있으면 뚝딱 완성되는 메뉴! 계란까지 삶아서 올리면 더 좋았겠지만 그마저의 불도 켜고 싶지 않아 메추리알 장조림을 곁들여 내놓는 것으로 합의하고, 사이드를 찐만두와 군만두, 두 종류로 준비해서 먹었다. 아이들은 찐한 콩물을 선호하지 않아 내 입맛에는 조금 밍밍했지만 취향껏 소금과 설탕을 뿌려 맛있게 먹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기쁜 시간이다.





사과와 크래미를 넣어 만든 샐러드빵은 첫째가 좋아하는 메뉴이다. 더운 날씨에 적합해서 이 메뉴를 주문해 주면 나 역시 편하게 준비할 수 있어 좋다. 사과를 채 썰고 크래미를 찢어 마요네즈와 케첩 그리고 파슬리가루를 넣어 섞기만 하면 끝!





이보다 편할 수 없다! 이것은 점심인가 간식인가?!


구하기 힘들던 포켓몬빵이 요즘엔 많다. 콩나물이 필요해서 들린 마트에 빵이 보이길래 오랜만에 2개를 사서 핫도그와 함께 점심으로 주니, 유남매 입이 귀에 걸렸다. 야채도 없고, 달콤하고 부드러운 것들로 가득하니 신날 수밖에...! 챙겨주는 나도 헤벌쭉 이였던 무더운 방학의 점심식사였다.








나는 외식이나 배달을 쉽게 이용하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고 말하는 게 더 맞다. 나는 1주일치 장을 미리 봐두기에 냉장고에는 식재료가 많은 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비용을 무시할 수가 없다.



거의 외벌이인 가정에서(최근에 나도 적지만 수입이 생기는 일을 시작했다!) 나의 편의를 위해 배달하다 보면 뒷감당을 하는 스트레스가 더 힘들기에, 최대한 내가 덜 힘들게 아이들에게는 경제적인 힘듦으로 비치지 않게 집밥에 힘을 쏟는다. 내가 무더위 속에서도 밥상에, 집밥에 이토록 진심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가끔 미련하고 궁상맞아 보여 마음이 괴로울 때도 있지만 이 비용을 절약해서 다른 것을 하나 더 해줄 수 있다는 현실적인 생각이 무거운 나의 엉덩이를 들어 올려 터벅터벅 주방으로 향하게 한다.



이렇게 무겁게 옮긴 발걸음은 집밥을 준비하고 밥상을 차리다 보면 어느새 가벼워져 '밥상예술인'의 시간을 즐기며 매일을 보낼 수 있게 한다.






빵 하나를 주더라도 접시에 담아 과일이나 샐러드를 곁들여 내어 주면 아이들의 표정이 달라져요. 빵쪼가리 먹는 기분이 아닌 근사한 가게에서 대접받는 기분으로 먹게 해 주세요!

사랑받는 엄마가 될 것이고, 아이들도 보고 배워서 똑같이 엄마에게 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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