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와 새언니와 조카가 스페인으로 떠났다. 우리는 모두 뒤에서 눈물을 닦았지만 앞에서는 그저 웃으며 보내주려 애썼고, 어느 정도 성공했다. 엄마는 웃으면서 잘 가라고 인사를 하고는 욕실에 들어가 오빠가 수리해준 욕실 타일을 보고 울음이 터졌다. 아빠는 내내 휴대폰으로 스페인의 코로나 확진자와 스페인의 날씨를 검색하신다.
부모님은 안 가면 안되냐는 마음속 그 말을, 끝내 하지 않으셨다.
나는 그런 이별을 해준 부모님이 짠하고 대견해, 또 눈물이 난다.
정부 지원금을 받으며 공부할 수 있는 파견 유학을 몇 년 준비하고 합격한 새 언니는 뜻밖의 코로나 상황을 만나 직장을 휴직했음에도 스페인으로 떠나지 못하고 10개월을 보냈다. 같이 떠나기 위해 오빠도 직장을 그만둔 상황이었다. 그리고 얼마 전 3명의 가족은 스페인으로 떠났다. 지원금을 받아서 공부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지긴 하지만 출국을 더 미룰 수도 있었다. 무척 오래 고민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6살 아이와 함께 겪어야 하는 낯선 곳에서의 일상이 어찌 두렵지 않았겠는가. 그렇다고 코로나가 잠잠해질 때까지 기약도 없이 한국에서 기다릴 수도 없었다. 오래 고민했을 테고, 그 결정은 참 어려웠을 것이다. 남겨질 가족들의 걱정을 알기 때문이다.
캐리어 가득 마스크를 싣고 오빠 가족은 떠났다. 외국이 처음인 6살 조카는 아이패드와 함께 의젓하게 그 긴 비행을 견뎠다. 파리를 경유하고 스페인 말라가에 도착해 숙소에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고 엄마는 그제야 웃으셨다. 쓸쓸했던 아빠의 뒷모습이 조금은 안심되어 보였다.
부모의 사랑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한다. 소설가 박완서는 "부모의 사랑은 아이들이 더우면 걷어차고, 필요할 땐 언제든 끌어당겨 덮을 수 있는 이불과 같아야 한다."라고 했다. 엄마, 아빠의 모습을 보며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 저런 부모가 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부모가 자신의 마음을 희생한다는 것은 아이의 마음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일이다.
별일 없을 것이다.
건강하게 잘 있다 건강하게 돌아올 것이다.
각자의 공간에서 자신의 삶을 누리며 묵묵히 잘 살아갈 것이다.
서로를 생각하는 그 한결같은 마음으로, 그 그리움을 붙잡는다.
오빠가 보내준 스페인 말라가의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