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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숙 Oct 10. 2023

성 패트릭 성당

50대 아줌마의 영국 혼자 여행기

기네스 맥주 박물관에서 20여분쯤 걷다가 마주하게 된 성패트릭 성당.

사실 유럽여행에서는 수많은 성당을 보기 때문에 

그 성당이 그 성당 같은 느낌에 들어갈까 말까 잠시 망설였다.

그런데도 나의 발길은 끈 것은 성당 앞 문에 달린 귀여운 문장과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있다는 말에 한번 들어가 보기로 하였다. 

성당의 입장료는 9유로, 많은 패키지 여행자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성당을 둘러보니 눈에 띄는 문이 하나 전시되어 있었다.

 설명서를 보니 ‘your arm’은 위험을 무릅쓰는 사람을 묘사할 때 

사용되는 말이라는 데 이 말의 유래는 이렇단다. 

1492년 오몬드 집사와 킬데어 피츠제럴드 가문이 전투에 참여했는데, 

전투에서 패배가 임박함을 감지한 집사들이

 대성당의 챕터 하우스에 피신했다고 한다. 

피츠제럴드 가문은 추격은 했지만 그들에게 휴전을 제안하면서

 더블린에서의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겠다고 제안했는데 

집사들은 이를 믿지 못하고 함정이라고 거절하게 된다. 

그러자 피츠제럴드 가문의 가장인 제럴드가 문에 구멍을 뚫고

 거기에 팔을 넣고 평화를 약속하게 되었다는데서 

오늘날 위험을 무릅쓰고 무언가를 할 때 

 ‘To Chance your arm’이란 말이 사용된다는 설명이었다. 

문 짝을 전시해 놓은 것도 재미있었지만 

그 문에 얽힌 유래를 보면서 문에 구멍을 내어 휴전의 상황을 믿도록 한 그 행동이 

그 당시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전투를 하지 않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 가게 했을까? 

생각해 보면 전쟁을 일으키는 인간의 어리석음도 있지만 

가끔은 합리적인 판단과 행동을 하는 인간의 현명함도 함께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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