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나는
'정말 잘 어울린다~'
마음에도 없는 말
'정말 힘드시겠네요'
마음에도 없는 말
'당신의 말이 제 마음을 울리네요'
마음에도 없는 말
나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 많이 한다. 공감능력이 결여된 건지, 마음이 매말라버린 건지, 필요에 의해서 해야만 하는 말을 늘 할 뿐이다.
이러한 습관이 좋지 못하다는 걸 알고 있다. 마음에도 없는 말은 누구에게도 울림을 주지 못하는데, 나는 늘 거짓말을 하고 있다.
나는 누군가에게 마음의 울림을 주기 위해, 나 스스로가 마음의 울림을 받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한거다. 그런데 이런 텅 비어버린 마음으로 쓴 글이 어떻게 누군가에게 마음의 울림을 줄 수 있을까. 그래서 아마 사람들이 내 글이 텅 빈 글이라고 생각하는 걸 지도 모른다.
언니는 말했다. 내 글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글을 쓰기 시작한 초기의 마음가짐이 지금의 나에게는 없다. 초기의 반짝반짝 빛나고 한자 한자 글을 적어내릴 때마다 행복했던 그 때의 나는 없다. 지금의 나는 그저 텅빈 글만을 써내려갈 뿐이다.
그럼에도 내 글을 기대해주시는 분께. 정말로 죄송하다. 나는 지금은 텅빈 글만 써내려가고 있다. 그때의 반짝반짝 빛나는 마음가짐을 가진 글을 쓰는 법을 잊어버렸다. 정열적인 마음가짐으로 글을 쓰던 때를 잊어버렸다. 지금 나는 필요에 의해서만 글을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내 목소리, 네 목소리를 전하고, 당신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했던 마음만큼은 진심이다. 나는 다양한 목소리를 글로 담고,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으면 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던 것이다.
주제넘은 바램이지만 내 글을 읽고 사람들이 마음의 울림을 얻었으면 좋겠다. 칭찬이든 비난이든 글의 대한 의견을 마구 표출해주셨으면 좋겠다. 바보 같은 글일지라도 단 한 사람이라도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
나는 앞으로 많은 도전을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게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 인생에 내가 넘어야할 산이 얼마나 많이 있는가. 이렇개 텅빈 글만 써지는 것도 내가 사회를 받아둘이는 방식이 달라져서인 것도 있겠지.
마음에도 없는 말. 그 말을 할지라도, 그럼에도 나는 계속 손을 움직인다. 글을 써내려간다. 입을 연다. 그럼으로서 나 스스로가 살아갈 가치를 증명해낸다. 내가 살아있어야할 이유를 만들어낸다. 이것만으로 글을 쓸 가치가 내게는 충분하다.
앞으로도 계속 텅빈 말을 할지라도 언젠가는 당신에개 진심이 담긴 호소를 전할지도 모른다. 그때의 당신은 날 역겨워할 수도, 싫어하게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나는 계속 글을 쓰겠다. 영혼없는 말을 내뱉는 나를 집어던지고 언젠가 진심을 다할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