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를 통해 본 8090년대 시대상과 지금의 차이 1편

by 열혈청년 훈

저는 일본의 70, 80년대 노래들을 좋아합니다.

이상하게 그 당시 노래들의 멜로디와 가사들이 마음에 와 닿아서요.

그렇게 노래를 듣다가 문득 어딘지 모르게 일본의 7080년대 노래들은 긍정적이고 힘있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노래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일본인도 아니고 7080년대 일본에 살아본 적은 더더욱 없지만, 왠지 모르게 시티팝은 80년대 일본경제의 버블기가 아니면 나오지 못했겠다란 생각이 들더란 말이죠. ㅎㅎ


그래서 언젠가 한 번 우리나라의 80년대, 90년대 노래들과 최근 가요를 비교헤보면 어쩌면 시대상이 보일지도 모르겠다 해서 쓰려고 생각만 하던 주제를 오늘 한 번 정리해서 써보고자 합니다.

8090년대 노래는 가요톱텐 역대 1위곡을 기준으로 선정했고 2010년대 노래는 멜론차트를 참고했습니다.



1. 정유라 - 아 대한민국, 1984.3.18~4.15 5주 연속 가요톱텐 1위


https://www.youtube.com/watch?v=hXBkyaOVgck

하늘엔 조각구름 떠있고

강물엔 유람선이 떠있고


저마다 누려야 할 행복이

언제나 자유로운 곳


뚜렷한 사계절이 있기에

볼수록 정이 드는 산과 들


우리의 마음속에 이상이

끝없이 펼쳐지는 곳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고

뜻하는 것은 무엇이건 될 수가 있어


이렇게 우린 은혜로운 이 땅을 위해

이렇게 우린 이 강산을 노래 부르네


아아 우리 대한민국

아아 우리 조국


아아 영원토록

사랑하리라


발전하고 있는 나라에 대한 자부심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 가사와 멜로디에 듬뿍 담겨있는 곡입니다.

특히 인상적인 구절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고 뜻하는 것은 무엇이건 될 수가 있어"란 부분입니다.

어쩌면 정수라의 아 대한민국을 듣고 부르며 자란 586 이상 세대가 지금의 2030을 보면 포기가 빠르고 지나치게 비관적이라고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2. X세대와 90년대생의 극명한 대비 - 'DOC와 춤을' VS '그건 니 생각이고'


https://www.youtube.com/watch?v=LdeLSug_0nA

청바지 입고서 회사에 가도

깔끔하기만 하면 괜찮을텐데


여름교복이 반바지라면

깔끔하고 시원해 괜찮을 텐데


사람들 눈 의식하지 말아요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어요


내 개성에 사는 이 세상이에요

자신을 만들어봐요


춤을 추고 싶을때는 춤을 춰요

할아버지 할머니도 춤을 춰요


그 깟 나이 무슨 상관이에요

다같이 춤을 춰 봐요 이렇게


90년대 언론은 오렌지족, X세대의 등장에 놀라고 경악하고 당황했었습니다.

그러나 지나고 나서 보니 신세대는 기성세대와 완전히 단절하지 못했습니다.

DJ DOC의 DOC와 춤을 이란 노래는 그 좋은 예입니다.


청바지를 회사에 입고 가고 싶지만 '괜찮을텐데...'로 끝나며 결국 입고 가지 못했고,

여름 교복도 반바지로 입으면 깔끔하고 시원해 '괜찮을텐데'로만 끝나고 결국 입지 못했고

현실을 맞서 개혁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기성세대의 권위와 질서를 외면하지도 못한채 마치 인도의 발리우드 영화처럼 갑지기 춤을 추자고 합니다.


이번에는 장기하와 얼굴들의 '그건 니 생각이고'를 한 번 볼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v=U4nToho9Ot8

내가 너로 살아 봤냐 아니잖아
니가 나로 살아 봤냐 아니잖아
걔네가 너로 살아 봤냐 아니잖아
아니면 니가 걔네로 살아 봤냐 아니잖아
아니잖아 아니잖아 어? 어?
아니잖아 어? 어?


그냥 니 갈 길 가
이 사람 저 사람
이러쿵 저러쿵
뭐라 뭐라 뭐라 뭐라 뭐라 뭐라 해도
상관 말고


그냥 니 갈 길 가
미주알 고주알
친절히 설명을
조곤 조곤 조곤 조곤 조곤 조곤 해도
못 알아들으면 이렇게 말해버려


그건 니 생각이고
아니
그건 니 생각이고
아니
그건 니 생각이고
알았어 알았어 뭔 말인지 알겠지마는
그건 니 생각이고
니 생각이고
니 생각이고


저는 이 노래만큼 지금의 2030의 사고패턴을 정확하게 표현한 노래는 없다고 감히 단언합니다.

회사의 높으신 분들부터 정치인에 이르기까지 2030에 대해 진짜 공부하고 싶으시면 장기하의 노래들, 그 중에서도 "그건 니 생각이고"를 10번만 들어보십시오.


요즘의 2030은 기성세대의 충고, 규범, 조언에 대해서 쿨하게 대답합니다.

"아니, 그건 니 생각이고"

이 지점이 '이게 아닌데... 다른 더 좋은 방법이 있는데...'라고 하면서도 결국 속으로만 생각하고 뜬금없이 춤을 추자고 했던 'DOC와 춤을'과 가장 다른 지점입니다.



3. 19년간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 젊은 그대 VS 절룩거리네


https://www.youtube.com/watch?v=jKlycQEuaGA

거칠은 벌판으로 달려가자

젊음의 태양을 마시자


보석보다 찬란한 무지개가 살고있는 저 언덕넘어

내일의 희망이 우리를 부른다


젊은 그대 잠 깨어오라 아하~

젊은 그대 잠 깨어오라


아~ 아~ 사랑스런 젊은 그대

아~ 아~ 태양같은 젊은 그대


젊은~ 그대~

젊은~ 그대~


이 노래를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노래 자체에 대한 해설보다 가사에, 그리고 이 노래가 1984년에 발표된 노래라는 '연도'를 기억해주십시오.


https://www.youtube.com/watch?v=X5D7wC75wdE

시간이 흘러도 아물지 않는 상처

보석처럼 빛나던 아름다웠던 그대

이제 난 그 때보다 더 무능하고 비열한 사람이 되었다네


절룩거리네 하나도 안 힘들어

그저 가슴아플 뿐인걸

아주 가끔씩 절룩거리네


깨달은 지 오래야

이게 내 팔자라는 걸

아주 가끔씩 절룩거리네


세상도 나를 원치 않아

세상이 왜 날 원하겠어

미친 게 아니라면


절룩거리네

절룩거리네

룩거리네


2003년 발표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고)이진원님의 곡입니다.

그리고 2010년 11월 1일 원인모를 뇌출혈로 쓰러집니다.

혼자 살고 있어 30시간만에 발견되었고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5일 뒤인 11월 6일 돌아가셨습니다.

향젼 37세...


19년간 대체 우리나라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어떠셨나요?

재밌게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별 것 아닌 이 글을 작성하는데 1시간 30분이나 걸렸네요. ㅎㅎ

생각보다 곡을 고르고 매칭하는데 고민을 많이 해서요^^;;;

라디오DJ나 PD님들은 어떻게 매번 선곡을 하는지.... 존경스럽습니다.


만약 반응이 좋다면 2편도 준비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21년 브런치를 방문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