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재와 사치재,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필수재란 인간의 삶에 필수적이어서 가격변동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크게는 변화하지 않는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의식주가 있을 것입니다.
사치재란 필수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없어도 그만이기에 가격변동에 따라 수요가 변화하는 속성을 지닌 것입니다.
대표적으로는 명품이 있습니다.
(물론 명품을 리셀러 목적으로 사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사치재가 아닌 투자입니다)
남성에게 결혼은 점점 필수재에서 사치재로 되어가고 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남성과 여성 모두 본인들의 생존 자체가 너무 힘겨운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필수재는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길거리에서 노숙을 하시는 분들조차 알몸으로 지내는 분은 없습니다.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룰을 지키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얼어죽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옷은 필수재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 기준을 결혼에 대치해보면 결혼이 필수재는 아님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 생명의 위협을 받거나 사회생활을 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결혼연령이 높아지고 비혼선언이 이어지며 돌싱들에 대한 인식도 개선되는 등, 결혼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사회적 압력 또한 예전만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문제는 결혼이 필수재에서 사치재화되어 감에 따라, 우리나라의 혼인율은 개선될 가능성이 한없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치재의 대명사인 명품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
1억의 수제 스위스 명품시계를 찬 남성이 있다고 해봅시다.
시계가 1억인데 정장은 중저가 브랜드 10만원짜리를 입을 수 있을까요?
구두는 창고세일에서 사서 5만원짜리를 신을 수 있을까요?
벨트는? 넥타이와 넥타이핀은? 손수건은? 만년필은?
이렇게 따지기 시작하면 끝이 없게 됩니다.
예전처럼 아파트는커녕 누구나 단칸방에서 시작하고, 누구나 해외여행은 커녕 경주로라도 신혼여행을 가기만 하면 다행인 시절과 지금은 다릅니다.
딸이 다섯, 여섯이던 시절도 아니고 하나나 둘 밖에 없는 딸 결혼인데 이왕이면 아파트를 사오는 사위를 맞고 싶지 않겠습니까?
똑같은 아파트라면 이왕이면 강남이 낫고 브랜드 아파트가 낫지 않겠습니까?
아파트가 강남이고 지역 대장아파트에 사는데 생활수준은 백화점 한 번 못 가보고 오로지 인터넷 최저가 주문만 하며 살 수 있겠습니까?
결국 남성들 입장에서 결혼은 사치재가 되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남자들도 나무토막이 아니고 감정을 지닌 사람입니다.
당연히 좋아하는 이성도 생기고 그 중에는 결혼하고 싶은 사람도 있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바라는 기준 - 내가 충족하기는 상당히 어렵지만 그게 또 평균이라 하니... - 을 충족하려니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물론 그런 것을 채울 수 있는 남자도 존재합니다.
전혀 없거나 드라마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런 남성들은 많이 쳐도 5%? 10%? 정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20~30% 남성은 결혼을 할 수는 있으되 상위 10%가 충족시켜주는 것을 두, 세 개 충족시켜 주지 못함으로써 죄인아닌 죄인이 되어 살아가고,
그 모습을 바라본 나머지 남성들은 이솝우화의 신포도처럼 "결혼생활은 해봐야 좋은 소리도 못듣고 상대방이나 태어나는 애나 서로 불행해진다."고 생각하며 절반은 자발적으로, 절반은 강제적으로 결혼을 포기당하게 됩니다.
여기서 "그럼 결혼이 감소하는 것이 여자 책임이냐?"란 생각이 드실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서두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남자, 여자를 막론하고 생존하기 너무 힘들고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최근의 혼인율이 줄어드는 것은 남성에 비해 여성들이 현실과 타협하는 시기가 너무 늦거나 할 생각이 별로 없는 것에서 일정부분 기인한다고는 생각합니다.
인스타나 예능,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이상적인 결혼생활의 100%는 아닐지라도, 정상적으로 사회생활하며 책임감 있고 호감가는 남성이라면 다소간 양보해서 80%로 만족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남녀를 막론하고 주위 미혼인 분들에게 드리는 말씀입니다.
"누구와 결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은 둘째치고 조건이 괜찮다고 해서 결혼하면, 상대방의 그 조건이 바뀌면 이제 이혼할거냐? 반대로 내가 지금 가진 조건이 달라지게 되면 상대가 바람피거나 이혼요구를 받아들일거냐? 아니지 않느냐. 조건을 안 본다는 것은 비현실적이지만 그렇다고 조건이 첫째가 되어서도 안되는 이유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