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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혈청년 훈 Jan 20. 2022

[시사잡설]중소기업,계약직,긱이코노미가 말하지 않는 것

중소기업을 취업준비생들이 가기를 꺼려합니다.

계약직을 모든 직딩들이 꺼리는 것은 왜일까요?

긱이코노미가 대안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나아가서는 우리나라의 정규직은 보호가 지나치니 좀 더 유연한 고용관계가 필요하다 - 한 마디로 지금보다 좀 더 쉬운 해고가 가능해야 한다. - 는 의견을 가진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분들이 답하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이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1. 50이 넘어서도 언제든지, 원하기만 하면 일할 수 있는가?


정규직은 해고당하거나 스스로 그만두고 나오지 않는 한은, 그 나이가 몇 살이 되건 회사를 나가면 당연히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달간 일을 하면 정해진 월급이 나옵니다.


중소기업, 계약직, 긱이코노미도 그러한가요?

50이 넘으면 눈칫밥을 줘서 알아서 나가게 한다거나, 똑같은 일을 할 바에는 보다 젊은 사람을 계약해서 쓴다거나하는 일 없이 50 넘어서도 언제든지 일할 수 있습니까?


만약 그렇다면 정규직과 한 가지 측면에서는 동등한 것입니다.

다만 실제로 그렇게 될 수 있을지... 저는 회의적이네요.



2. 연차가 쌓임에 따라 급여/수당/단가가 상승하는가?


호봉제는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연봉제라 할지라도 정규직은 승진, 성과급 배분 등 연차가 쌓임에 따라 급여가 상승할 것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 역시 상승폭이 낮을지언정 연차상승에 따라 일정한 급여인상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계약직이나 긱이코노미는 어떨까요?

계약직이나 긱이코노미는 기본적으로 정해진 일만 하면 되기에, 그 일에 맞게 책정된 급여/수당(단가)를 올릴 이유가 없습니다.

설령 올리더라도 해당 직종의 기준금액 자체가 올라가는 것이지, 그 사람을 보고 올라가는 일은 없습니다.


이 말은 내가 아무리 경력을 쌓고 그 분야의 달인이 되어봤자, 내 급여/수당은 그대로일 거란 말입니다.



3. AI, 드론, 로봇이 상용화된다면?


공공기관을 포함한 모든 기업은 늘 비용을 절감하려고 합니다.

여기에 예외는 없습니다.


만약 AI, 드론, 로봇이 상용화된다면 어떨까요?

그 때 얼마나 많은 계약직, 긱이코노미 일자리가 사라질지 상상도 안갑니다.

당장 버스, 택시, 화물차 기사님들의 90%는 실업자가 될지도 모릅니다.



4. 마치며


청년들, 취업준비생에게 눈높이를 낮추라는 친절한 조언을 하는 분들,

계약직으로라도 일단 경력을 쌓는게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

긱이코노미가 일자리의 미래인 것처럼 급발진하는 분들,

저는 그런 분들께 이런 질문을 한 번 드려보고 싶습니다.


"결혼은 하셨나요?"


만약 결혼을 했다면 이어서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가사는 식시세척기, 세탁기, 건조기 등을 써서 직접하거나 도우미를 쓰면 되고,

식사는 만들어 먹거나 외식 또는 배달시키면 되고,

말동무는 친구도 있고 직장동료도 있고 동아리를 들어가면 되고,

성욕도 여러가지 해결방법이 있으며,

아이는 절차가 까다롭기는 하지만 입양이 있는데 굳이 결혼을 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세상에 어떤 일이건 하나하나를 분리해서 외부에 아웃소싱을 주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계를 가져가야 하는 것이 있으며, 결혼이 좋은 예입니다.


일자리는 - 자영업자라 할지라도 일한다는 것 같습니다 - 인간이 성인이 되어 은퇴전까지 계속 해야 하는 대표적인 장기적인 필수재입니다.

홀로 있는 것이 오히려 최대수입을 올릴 수 있고, 언제든지 내가 원하면 일하거나 조직에 들어갈 수 있는 스타급 극소수 인재를 제외한 저를 포함한 절대다수의 노동자들에게 계약직, 긱이코노미는 장기적 관계에 부합한지 의문입니다.


중소기업도 사람들이 무조건 나쁘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장기적인 관계를 생각하지 않고 정규직임에도 계약직처럼 대하거나, 나아가서 긱이코노미 노동자처럼 사람을 쓰니 취업준비생들이 꺼리는 것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남들도 하고 싶고, 내가 싫은 것은 남들도 싫은 법입니다.

이 평범한 진리 앞에 겸손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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