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사잡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열혈청년 훈 Jan 21. 2022

[시사잡설]제20대선 결과를 좌우할 마지막 변수 분석

1. 스모킹건 2. 단일화 3. 토론

이제 제20대 대선이 채 50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남은 기간 동안 대선의 결과를 좌우할 3가지 변수에 대해서 써보려고 합니다.


1. 제20대 대선의 특징 - "저 사람이 더 싫어서 이 사람을 뽑는 선거"


우선 제20대 대선의 성격을 정의하고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 이번 대선은 역대 대선과 다르게 거의 처음으로 내 생각에 꼭 대통령이 되었으면 싶은 후보에게 표를 주는 것이 아닌, "저 사람이 당선되는 꼴은 도저히 못 보겠으니 이 사람에게 표를 준다"는 대선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1987년 제13대 대선은 노태우 후보가 36%의 득표로 당선되었는데, 당시 김영삼 후보는 28%, 김대중 후보는 27%로 두 후보를 합치면 과반을 넘는 55%였음에도 불구하고 단일화를 하지 못해 졌습니다.

이는 그만큼 양 진영의 지지자들이 "내가 미는 우리 후보가 반드시 당선되어야 해!"라는 의식이 "정권교체"를 압도했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의 대선에서도 87년 13대 만큼은 아닐지라도 기본적으로 대선은 내가 지지하는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투표가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2002년의 노무현, 2007년의 이명박 모두 각 진영의 지지자 및 중도층에게 물어보면, 지지 후보를 뽑아야 하는 이유를 몇 가지는 열거를 했을 것입니다.


이번 대선은 양 후보 모두 여론조사 결과 40%를 좀처럼 넘고 있지 못하며, 비호감도는 이재명, 윤석열 후보 모두 거의 지지율 만큼이나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이번 대선은 "내가 미는 후보"보다도, "저 사람이 당선되는 것 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하므로 이 사람에게 투표하겠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으므로 이 관점에서 남은 변수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2. 첫 번째 변수 - 의혹을 기정사실화 하는 스모킹건의 등장


2016년 10월 24일이 무슨 날인지 기억나십니까?

바로 JTBC 뉴스룸에서 태블릿 PC를 보도한 날입니다.


이번 대선에서 양 후보는 모두 형사재판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윤석열 후보의 경우는 본인이 아닌 부인, 장보에 대한 의혹도 있습니다.


물론 아직껏 명확하게 후보 본인이 그러한 지시를 했다거나 사정을 알고도 묵인했다거나 하는 점을 입증해줄 '태블릿 PC'는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만약 최순실 사건에서의 태블릿 PC가 등장한다면?

그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최악의 경우는 대선패배 직결이고 잘 선방해도 지지율이 최소 5%는 빠질 것입니다.

지금같은 대선 정국에서 5%가 빠지게 되면 결과는 나온 것이나 마찬가지가 될 것입니다.


다만, 윤석열 후보의 부인, 장모 관련해서는 일종의 태블릿PC가 나오더라도 여론의 흐름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대선은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것이고, 가족은 그 직무수행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대통령 가족이 국정에 관여한다거나 남편, 사위의 대통령직을 사욕에 이용할 것이란 인상을 주지 않는 한, 가족의 비리는 단순 악재 정도로 그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3. 두 번째 변수 - 단일화


첫 번째 변수가 없다면 단연 가장 큰 변수는 단일화가 될 것입니다.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를 보면 안철수 후보는 12~15%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산술적으로 안철수 후보의 표가 윤석열 후보의 표와 합쳐지면 승리는 따놓은 당상입니다.

하지만 이건 너무 단순한 계산이고 단일화를 고려하려면 우선 안철수 후보가 받는 표의 성격을 분석해보아야 합니다.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표심은 크게 3가지 부류가 있을 것입니다.

1. 정치인 안철수 자체를 좋아하고 지지해서

2.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 또는 보수, 진보가 모두 싫어서

3. 정권교체를 하기는 해야겠는데 윤석열 후보는 불안해서/윤석열 후보도 싫어서


저는 현재 안철수 후보 지지의 대부분은 3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윤석열 후보가 컨벤션 효과를 누리며 40%를 넘는 지지율까지도 보이며 독주하던 작년 11월, 12월 초에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바로 1과 2의 합인데, 당시 안후보는 5% 내외의 지지밖에 확보하지 못했었습니다.


지난 11, 12월에 비해서 안철수 후보가 무슨 정책적 행보나 기가 막힌 공약을 내놓은 것이 없습니다.

또한 이재명, 윤석열 후보의 비호감도가 요 몇 달 사이에 갑자기 늘어난 것도 아닙니다.

결국 소거법으로 대략 10% 내외 증가한 안철수 후보의 지지는 3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제 생각에 윤후보 입장에서 안후보와의 단일화가 필승카드까지는 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3번이 윤후보로 옮겨가지 않으면 결국 단일화를 해봐야 지지율은 3~7% 정도 늘어나는 것에 그칠 것이고, 그렇게 될 경우 민주당도 위기감을 호소하며 심상정 후보와 단일화 내지는 범진보 결집이 이뤄지면 결국 서로 쌤쌤이기 때문입니다.(심상정 후보도 2~6%는 지지를 받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이어지는 3번에서 논할 토론에서 윤후보가 수권능력과 준비된 자세를 보인다면 3번도 상당부분은 알아서 윤후보 지지로 돌아올 것이므로 그 경우는 더 이상 단일화를 언급할 필요도 없게 됩니다.

다만, 윤후보가 토론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실패하는 등 안후보의 지지율이 더욱 상승하여 20%를 넘나들 경우에는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윤후보 입장에서 안후보 지지율이 10% 초중반에 머무른다면 단일화는 선택이고, 10% 후반에서 20%를 넘는다면 무조건 매달려야 합니다. 



4. 세 번째 변수 - 토론


정치 고관여층 또는 식자층이 아닌 대다수 국민에게 토론은 어떤 것 일까요?

솔직히 내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 마당에....

어려운 통계나 현학적인 얘기를 후보들이 나와서 토론한들 그게 뭐 얼마나 머리에 들어오겠습니까?


그러나 토론에서 그 사람이 보이는 태도, 언행, 특히 말실수는 곧바로 눈에 띕니다.

뇌리에 확 박혀 버리는거죠.

그렇게되면 '와... 저 사람은 진짜 안 되겠다.'고 "뽑지 말아야 할 이유"가 생기게 됩니다.


제가 서두에서 이번 대선이 "저 사람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투표"가 된다고 한 것을 기억해주십시오.

그래서 저는 이번 대선에서는 토론이 정말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삼프로TV라는 유튜브 방송이 가져온 어마어마한 파급력을 생각해보십시오.

작년말, 올해 초 윤석열 후보의 급격한 여론조사 지지율 하락에는 삼프로TV 인터뷰가 상당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그간 윤석열 후보의 토론회피 이미지로 - 실제 회피였는지, 단순한 일정조율의 문제였는지는 몰라도 - 토론에 대한 기대치는 더욱 올라간 상황입니다.


날짜가 언제가 될지, 설 전이 될지 후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토론은 이번 대선에서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이상으로 이번 대선에서 영향을 미칠 마지막 변수 3가지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언제나처럼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시사잡설]중소기업,계약직,긱이코노미가 말하지 않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