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또한 7080의 한 사람으로서 90년대생을 대하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늙어버리고 기득권화된 것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90년대 이후 출생한 신입은 우리 세대(?)와는 다른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간단하게나마 7080이 90년대생을 대할 때 기억했으면 싶은 것들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아닌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7080은 약간 윗사람에 대한 무조건적인 겸양, 존중이 있었지 않나 싶습니다.
어릴 때부터 동네 어르신들에게 인사잘하고 학교 가면 선생님 말 잘 들으라고 교육을 받았고 교련과목까지 있었던 세대이니 알게 모르게 그런 것들이 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위에 선배나 상사의 뒷담화 안하냐?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당연히 합니다. ㅎㅎ
사람인데 왜 안 합니까?
그런데 하더라도 약간의 겸양(?) 비슷한 것은 있었죠.
왜나하면 '어쨌거나 저 사람이 나보다 나이가 많고 선배인데...'와 같은 것들이 마음속에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90년대생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선배나 상사로서의 존경은 존경이고, 그 사람이 하는 일이 맞고 틀리고를 지적하는 것은 별개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당연히 이게 맞고 합리적입니다.
따라서 90년대생에게 존중을 받고 싶으면 존중받을만한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과거에 선배들에게 그랬다고, 지금 90년대생들이 무조건적으로 내가 선배이고 나이가 더 많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존중해주고 우러러봐줄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큰 코 다칩니다.
마치 펜스룰처럼 90년대생에게 반농담반진담으로 "그냥 걔들은 알아서 하라고 하고, 난 내 일이니 신경써야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물론 개인의 선택이니 존중합니다만, 90년대생들도 그런 말이 나오는 배경을 한 번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의외로 적지 않은 90년대생들이 회사에서 "발언기회의 평등"과 "권한의 평등"을 착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민주적(?)으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얼마든지 좋고 또 장려될 일입니다.
그러나 그 아이디어를 채택하고 수정하는 것은 권한있는 사람의 몫입니다.
권한이 있는지 없는지는 본인의 직급, 직책, 연봉으로 손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와 "제 의견이 받아들여져야 합니다."는 완전히 다른 말이란 것을 아시면 좋겠습니다.
회사에서 권한은 평등하지 않습니다.
권한이 평등하지 않기에 책임도 같지 않고 그에 따른 연봉, 대우 등이 다른 것입니다.
간혹이기는 합니다만 이 부분을 혼동하여 본인의 아이디어 그대로의 기획이 통과되지 않으면 언짢아하거나 심지어 화를 내는 90년대생 신입분들이 보이는데 신입이니 넘어가줄 수도 있지만, 본인에게 결코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7080도 건방지다고 하지만 말고, 의견개진은 적극 장려하되 권한의 차이에 대해서는 차분히 알려주면 어떨까 싶습니다.
세상에 만고불변의 진리가 있습니다.
장사꾼이 밑지고 판다는 말, 노인이 죽어야 한다는 말 만큼이나 사람들의 관심이 싫은 사람은 없습니다.
그 관심을 누가 주느냐에 따라 스토커가 되느냐, 로맨스가 되느냐의 차이일 뿐입니다.
(근데 왜 눈물이 흐르는지 모르겠네요.... ㅠㅜ 아마 저는 외모탓에 전자에 가까워 그런가 봅니다 크흑)
사생활 간섭이라고 읽혀질 수 있는 행위들을 좋아하는 90년대생은 없습니다.
이건 이미 7080 사이에서도 적잖은 사람들이 싫어합니다.
사생활에 대해 터치하려면 의심의 여지가 없이 친해진 관계에서 조금씩 얘기해야 안전(?)합니다.
어쨌건 그런데 사람 사이에 적어도 하루에 8시간을 보고 지내는 사이인데 사생활에 대한 얘기를 정말로 단 한 마디도 안 하고 지내는게 가능할까요?
하루, 이틀, 일주일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1년 365일을?
불가능합니다.
더욱이 어설픈 펜스룰을 한답시고 팀원중에 90년대생들만 쏙 빼놓고 사생활 얘기들을 주고받는다?
그 자체가 사내 괴롭힘입니다.... ㅡ.ㅡ
90년대생들도 사람이고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친해지기 전에 사생활로 파고드는 것이 싫은거고 친해져도 지나친 사생활 얘기를 싫어하는 것이지, 그렇다고 '내가 투명인간인가?', '난 여기 있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방치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그 선만 잘 지키면 됩니다.
오늘 직딩라이프는 어떠셨나요?
저도 이제 늙은 것인지.... 애매하게 차장이 되고 보니 여러가지가 신경이 쓰입니다.
'이건 지나치게 친한 척 하는걸까?', '이건 너무 저 친구를 방치하고 있나?'
그러나 인생에 정답이 어디있겠습니까?
하나씩 해나가야죠 뭐 ㅎㅎ
모든 직딩, 특히 7080들 화이팅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