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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혈청년 훈 May 22. 2022

계약직 취업결정 전 꼭 알아야 할 일본 빙하기세대

원하던 곳에 취업이 잘 되지 않거나 준비한 시험이 잘 안되면 많은 분들은 크게 두 가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첫째는 대기업, 중견기업에 계약직으로 입사하는 것

둘째는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에 정규직으로 입사하는 것

대학원에 진학한다거나 창업, 해외유학이나 해외취업 등을 제외하면 크게 이 두 가지가 고민이 될 것입니다.


오늘은 이 중 첫번째 고민, 대기업이나 괜찮은 중견기업에 계약직으로 입사하는 것에 대해서 일본의 "빙하기세대(氷河期世代)"의 실제 데이터와 자료를 갖고 제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나무위키도 찾아봤습니다만 나무위키의 빙하기세대는 너무 간략하게 서술된데다 제가 논하려는 부분은 거의 서술되지 않아 크게 참고가 되지 않았고 역시 일본에서 나온 말이고 현상인만큼 일본 자료를 중심으로 글을 이어가겠습니다)



1. 방하기세대란 무엇인가?


빙하기세대란 일본 버블경기 붕괴 직후인 93년부터 2003년 사이에 사회에 나와 취업활동을 시작했던 세대를 말합니다.

4년제 대졸자의 취업률은 91년 81.3%로 정점에 달한 뒤 2003년에는 55.1%까지 약 10년간 기록적으로 감소하였습니다.(일본 위키피디아 참조, https://ja.wikipedia.org/wiki/%E5%B0%B1%E8%81%B7%E6%B0%B7%E6%B2%B3%E6%9C%9F)

내무성 자료에 따르면 92년고졸, 대졸 모두 약 85%를 보이던 신입취업률이 2003년에는 약 60% 수준까지 떨어져 최저치를 기록합니다.(https://www5.cao.go.jp/keizai3/2019/0207nk/pdf/n19_2_2.pdf)


이는 일본의 버블경제 붕괴 직후 이어진 내수축소, 수많은 기업의 도산, 정리해고와 97년 동아시아를 휩쓴 경제위기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버블경제 시절 일본의 채용시장은 전설같은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면접을 보러가면 면접비+교통비로만 5만엔은 나와서 일부러 취업을 하지 않고 면접만 보러 다니며 생계를 해결했었다'

'다른 기업에 인재를 뺐기지 않으려고 입사가 결정된 신입사원들 전부를 데리고 하와이로 장기 연수를 떠나버렸다'

'대학교 4학년이 되면 3~4군데 내정(합격통지)을 받아두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등등

일부 과장된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전부가 거짓은 아닐 것이기에 그 이후 빙하기세대가 받는 충격은 더욱 컸습니다.


그러나 버블경제 붕괴 이후 자산가치의 급감과 디플레를 마주한 일본가계는 소비를 급격히 줄일 수밖에 없었고 내수와 투자가 진행되지 않으니 버틸 재간이 없어진 기업들은 연쇄도산과 합종연횡을 시도했으며 그 과정에서 수많은 샐러리맨이 실직자가 되어 다시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이 이어졌습니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신입채용을 당연히 없애거나 대폭 줄였으며 그 빈자리는 비용이 더 저렴하고 꼬리자르기가 더 쉬운 계약직, 파견직으로 채웠고 정규직을 뽑더라도 과거와 달리 경력직 같은 즉시전력감을 선호하는 현상이 명확해졌습니다.(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라고요? ㅎㅎ)


이렇게 되다보니 일본의 빙하기세대는 고도성장기에 청소년기를 보냈기에 교육도 잘 받았고 해외여행이나 해외유학 경험도 있는 뒤떨


어지지 않는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적령기에 취업을 하기가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빙하기세대의 핵심문제는 출생연도가 조금만 빨랐거나 더 늦었다면 충분히 좋은 직장에 정규직으로 입사했을 많은 괜찮은 인재, 고학력자까지도 열악한 기업, 불안정한 비정규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야만 했다는 점입니다. 



2. 빙하기세대를 통해 살펴본 계약직 취업결정의 질문과 답


ㅇ 계약직 입사 후 정규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우선 비정규직원으로 시작한 빙하기세대 중 얼마나 정규직 사원이 되었는지를 나타내주는 데이터는 찾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제가 자료검색을 잘 못한 것일수도 있고 아니면 주민등록번호가 없고 개인정보의 중앙집적화가 우리에 비해 많이 늦으며 민감한 개인의 정보를 추적하기 어려워서일지도 모릅니다.


정말로 뛰어난 직원이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되는 입지전적 사례가 없다고는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추세인데 그게 추세적으로는 확인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2019년 일본 내각의 조사에 따르면 빙하기세대 중 정규직원은 54.3%, 916만명에 그친 반면, 비정규직 직원은 22%, 371만명이고 비근로인구는 13%, 219만명으로 위에서 설명드린 신규 대졸취업자 수치와 크게 다르지 않았음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ㅇ 임금증가, 이후의 결혼을 기대할 수 있는가?


빙하기세대만의 문제만은 아니지만 일본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소득격차는 심각합니다.

2019년 일본 국세청 기준으로 정규직의 평균 임금이 연간 503만엔인데 반해 비정규직은 175만엔으로 그 차이는 무려 328만엔에 달합니다.(https://www.ashita-team.com/jinji-online/personnel_management/2703)


그리고 빙하기세대 중 2002년 취업자가 2015년에 결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조사한 통계가 있습니다.

2002년 당시 어디에도 취업하지 못했던 5.9%에 속한 빙하기세대의 2015년 혼인율은 27.7%,

비정규직으로 취업했던 18.1%는 66.1%가 결혼했으며, 정규직으로 취업했던 60.8%는 84.7%가 결혼하여 원하는 사람은 거의 결혼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https://www.nippon.com/ja/currents/d00406/)  


ㅇ 고용의 안전성


일본 내각 자료에 따르면 정규직 고용직원의 이직횟수는 45%가 0회이고 75%까지 범위를 넓혀도 1회, 2회에 그치는 반면,

비정규직 고용자의 경우 이직횟수가 0회인 경우는 13% 정도로 정규직에 비해 크게 낮고, 거의 절반에 가까운 비정규직이 3회 이상 이직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여 고용안전성이 매우 낮음을 알 수 있습니다.

  

ㅇ 일본기업이 중도채용 경력직에게 원하는 것은 전문성


또한 중도채용에 인색한 일본기업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도채용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로 절반 넘는 약 53%의 기업이 "전문분야의 고도의 지식이나 스킬"을 꼽고 있습니다.

이런 전문분야의 고도의 지식이나 스킬을 비정규직이 가질 기회는 아무래도 높지 않을 것입니다.



3. 마치며 


일본 빙하기세대를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출발지점에서의 작은 차이가 계속 이어질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정규직은 예전만 못하다고는 하나 그래도 비정규직보다는 안정적인 환경을 보장받으며 그 안에서 실수도 하고 경험도 쌓으면서 전문적인 고도의 기술과 경험, 지식을 쌓을 기회를 노려볼 수 있고 비정규직보다는 높은 연봉을 받으며 재태크도 하고 미래설계도 할 수 있는 반면, 비정규직은 그런 기회가 원천박탈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노동환경, 기업구조가 우리와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지만 이는 무시할 수 없는 하나의 참고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알기로 일본은 사무직의 파견근무도 가능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기획업무 내지 중요한 업무까지도 비정규직이 담당하며 정말 잘할 경우 능력을 인정받아 정규직이 되는 경우도 아예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할 수 없는 반면,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사무직원의 파견은 불가능하고 계약직으로 쓴다고 하더라도 핵심업무를 잘 맡기지 않기 때문에 계약직으로 입사해서 전문 스킬을 익히는 것은 정말로 쉽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이 점을 잘 고려하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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