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8대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보며 확신했습니다.
'세력교체 없이는 민주당 재집권은 영원히 없다'
새정부 출범 직후에 치러지는 불리한 구도, 당내 불협화음과 자중지란, 정돈되지 않은 메시지와 공약 이 모든 것은 증상을 나타내주는 것일 뿐, 그 증상이 발현하게 된 근본원인이 될 수는 없습니다.
저는 민주당 내에 주류이거나 무시할 수 없는 어떤 세력이 있는데 그들이 개심하거나 사라지지 않으면 더 이상 민주당의 재집권은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20년 집권이 아니라 20년 집권을 못하는 정당이 될 것입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1. 넘치던 당내 유력 차기주자들이 줄줄이 사라져 아무도 안 남았다.
2. 각종 경보에도 불구하고 고치지 않는 것은 알고도 안 하는 것이다.
3. 문재인 대통령의 권력은 생각보다 약했나?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한 때 민주당에서는 중량급 차기 대선주자와 차차기 대선주자군이 넘쳐났었습니다.
충남지사 안희정, 경기도지사 이재명, 서울시장 박원순, 국무총리-당대표 이낙연, 국회의장 정세균, 경남지사 김경수, 정무수석-법무부장관 조국, 정치은퇴를 선언했지만 유시민 작가도 여차하면 대선후보로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 합치면 무려 8명이 됩니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에 누가 남아있습니까?
한 번이면 우연이지만 우연도 이 정도로 겹치면 필연이라고 보는 것이 오히려 정상입니다.
민주당이 재집권을 할 마지막 골든타임은 21.4.7. 재보궐선거 패배였습니다.
만약 그 때라도 정신차리고 본인들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고 왜 정책이 계획하고 설계한대로 작동하지 않는지 문제를 분석해서 제대로 된 대응책을 내놓기만 했더라면 대선에서 지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이후로도 변한게 없습니다.
이쯤되면 모르는게 아니라 알고도 안 한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부동산과 관련하여 민주당에 대한 기대를 접고 비난과 원성을 촉발하게 된 것이 임대차 3법입니다.
이 법의 취지 자체를 비판하는 사람은 거의 못본 것 같습니다.
문제는 당내 민주연구원에서 임대차3법 시행에 앞서 보완책을 마련하자는 의견이 제시되었음에도 이를 무시한채 속도전으로 강행했다는 점입니다.
(https://news.nate.com/view/20201112n13177)
이건 문제를 몰라서가 아니라 그건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했거나 설령 문제라고 인식했더라도 그로 인해 얻을 이익이 더 크다는 판단에서 강행한 것입니다.
부동산 정책이 대표적인데 그 외에도 민주당이 5년간 추진한 각종 정책은 이상한데서 고집을 부리고 무리수를 반복적으로 남발했습니다.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조국 법무부장관 사태 때 대통령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참 지나서 나온 메세지란 것도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거나 문제를 매듭짓는 것이 아닌, 이현령비현령 같은 말이었고 이를 윤석열 검찰총장과 민주당은 각자의 입맛에 맞게 해석했고 갈등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이 지점은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생각해보면 다르게 보이는 지점이 있습니다.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정권의 첫 국토교통부 장관으로서 2017년 6월 21일부터 2020년 12월 28일까지 2년 6개월간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을 말 그대로 총괄했습니다.
문제는 김현미 장관이 추진한 부동산 정책이 실패하고 있다는 징후가 의심의 여지 없이 명백해져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를 계속 지켰다는 점입니다.
20년 12월 김현미 장관이 물러난 뒤의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은 말 그대로 멈췄습니다.
김현미 전장관의 정책을 대폭적으로 수정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그 정책의 방향을 그대로 밀고나가지도 못하면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며 결과적으로 변죽만 울렸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치명타로 돌아왔습니다.
기획재정부 장관도 그렇습니다.
문재인정부의 기획재정부 장관은 1년 6개월의 김동연 전장관과 3년 6개월의 홍남기 전장관 둘 밖에 없습니다.
김동연 전장관은 인터뷰를 통해 밝힌 것처럼 당시 소득주도성장 등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적지 않은 갈등을 빚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윤석열 충돌때와 마찬가지로 누구의 손을 들어주거나 명확히 정리를 해주지도 않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결국 버티다 못한 김동연 전장관이 그만둔 모양새이고 그 이후 홍남기 전장관이 부임하여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3년 6개월간 직을 맡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면 "대통령은 외교에 집중, 내치는 총리가"라는 얘기도 문언 너머 다른 해석을 해볼 소지가 생깁니다.
(https://www.asiatoday.co.kr/view.php?key=20181112010006998)
'대통령이 원톱으로서 확고부동한 권력을 장악하지 못했고 일정부분 권력을 분점해야 했던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면 대통령이 당-청와대-정부 사이의 갈등과 충돌을 적극적으로 개입해 정리하거나 메세지를 내지 못하고 장관을 수시로 교체하지 못했던 것이 설명됩니다.
어떤 조직이건 주류세력도 있고 무시할 수 없는 비주류 세력도 있게 마련입니다.
주류세력이 있다는 것 자체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주류세력이 무시할 수 없는 비주류 세력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자체적인 대안세력이 될 수 있으니까요.
문제는 주류세력이건 무시할 수 없는 비주류 세력이건 파벌이기주의에 빠졌을 때입니다.
거창하게 국민을 위해서는 아닐지라도, 최소한 자기파벌의 이익과 자기 조직의 이익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데 오로지 자기 파벌의 이익만을 생각할 때 그 조직은 답이 없게 됩니다.
민주당의 대선에 이은 지선의 패배는 다른 모든 것은 증상일 뿐이고 제 생각에 궁극적으로 이 문제로 귀결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는 전적으로 몇 가지 사실관계에 기반한 저의 일종의 추리, 추론입니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면 더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단순한 전략, 전술의 실패는 그걸 바꾸면 그만인데 세력교체는 결코 쉬운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