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하지 않은 삶의 핵심비결 - 자기객관화

by 열혈청년 훈

제 나이가 어느덧 40을 넘긴지 좀 되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90년대 뉴스를 보신 적 있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 당시 인터뷰에 나오시는 30대 분들의 외모는 요즘의 50대에 필적했었습니다. ㅎㅎ

그래서 제가 30대, 40대가 되면 멋지 어른이 되어있을 줄 알았는데 현실은 시궁창.


하지만 저는 여전히 서투르고 어설픈게 달라진 것이 없어 머쓱합니다.

달라진 점이 있다고 한다면 어른의 흉내를 낼 수 있다는 점?

아직도 잘 되지는 않지만 본심을 겉으로 조금 덜 드러내고 하고 싶은 말을 삼키거나 하더라도 우회적으로 돌려서 잘 묻어가는 스킬(?)이랄까 그런 것들만 늘은 것 같습니다.


각설하며 이제 40이 넘다보니 나름의 실증적 데이터가 쌓이기 시작합니다.

저 자신을 포함해서 예전부터 알고 지냈던 사람들이 어떤 성향이었고 순간순간 어떤 판단을 내렸고 그것이 10년, 20년 뒤에 어떻게 나타나게 되었는지가 이제는 보입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제 생각에 불행한 삶을 살지 않기 위해서는 '자기객관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자기객관화'가 필요한 이유는 우리가 사회적동물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왕후장상이라고 예외가 있을 수 없으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삶의 모든 순간에 필요합니다.


제가 말하는 자기객관화란 '현재의 나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보려는 노력을 말합니다.

진학이라면 상대 학교에서 과연 나를 뽑을 것인가?

취업, 이직이라면 상대 기업에서 과연 다른 지원자를 제치고 나를 선택할 것인가?

결혼이라면 교제상대가 다른 남자와 결혼할 가능성을 포기하고 나와 결혼할 것인가?


"그런데 당신이 드는 예시에는 반복해서 '상대방'이 등장하는데, 결국 자기객관화란 것은 그냥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라는 말 아닌가?"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말씀드리는 자기객관화는 '경쟁상대'가 아닌, 내가 '관계를 맺고 싶은 상대방'의 관심과 니즈에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취업시장에서 대기업을 가기엔 상대적으로 조금 부족하지만 중견기업을 가기엔 충분한 스펙이 어중간하게 좋은 A와 B가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A가 모두가 대기업을 가고 싶어하고 나도 가고 싶으니 대기업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이 갖추는 것을 계속 똑같이 갖추고 쫓아가는 것이 전형적인 '경쟁상대'만 보는 것입니다.


반면에 B는 대기업을 가고 싶다는 나의 '욕구'와 기업인사담당자의 '입장'을 함께 고려해보고,

"중견기업에서는 우수한 인재들이 대기업으로만 몰리고 어쩌다 오더라도 곧 퇴사를 하고 그렇다고 나름 중견기업인데 중소기업을 갈 인재는 원하지 않을테니, 내가 중견기업으로 가면 환영받을 것이다."

바로 이런 것이 제가 말씀드리는 자기객관화입니다.


추상적인 얘기가 아니고 제 얘기를 한 번 해보겠습니다.


저는 수능을 꽤나 많이 봤습니다.

정말로 저도 서울대학교를 가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깨달았습니다.

냉정히 말해 저의 노력과 머리 둘 다 서울대를 들어갈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그 뒤에는 '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대학을 가되, 25살이나 먹고 대학을 다시 들어가는데 이번에야말로 내가 재밌어하고 관심있는 전공을 하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그 결정이 나비효과의 시발점이 되어 지금에 이르게 됩니다.


취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라고 왜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대형로펌에 가고 싶지 않았겠습니까?

대우나 연봉, 사회인식보다도 그런 큰 로펌에서만 할 수 있는 소위 큰 사건들에 관여해보고 싶은 치기어린 마음이 있었습니다.


저는 뜻밖의 변호사시험 합격통지를 받은 후(떨어질 것이라 생각해 사실 재시준비중이었거든요 ㅎㅎ) 36번의 서류 광탈 끝에 직원 30명 규모의 중소기업 사내변호사로 겨우 채용되었습니다.

직급이나 연봉이 사회초년생치고는 좋은 대우였지만 변호사로서는 그렇게까지 매력적인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제가 대형펌 인사담당자라도 지방대, 지방로스쿨을 나오고 나이도 적다할 수 없는 저보다 스펙이 더 좋은 합격생들을 뽑을 수 있는데 왜 저를 뽑겠습니까?

제 입장에서는 일단 변호사로서 취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했고 객관적으로 그 기회조차도 잡을 수 있을지 없을지 불투명했었던 상황이었으니 당연히 가야 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자리를 잡았느냐?

그렇게 누군가 물어온다면 자신있게 자리를 잡았다고 말하기 주저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더 냉정하게 고백하자면 시장에서는 제가 있는지도 모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변호사시험을 합격하고서 어디서도 취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보다는 백번 낫다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으며, 서울대를 가겠다고 5수, 7수를 하면서 20대 중후반이 되는 것보다는 내가 갈 수 있는 가장 좋은 학교에서 원하는 전공을 한 것은 지금 생각해도 잘했다고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우리는 주로 물건을 구매합니다.

의외로 파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다못해 당근마켓만 해도 알게 되실 것입니다.

시장가(?)가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내가 원하는 가격으로만 내놓으면 아무것도 팔리지 않습니다.


당근마켓이야 안 팔면 그만이지만...

진학, 취업, 이직, 결혼도 그렇게 하시렵니까?


행복은 사람마다 다르고 객관적 상황과 무관하게(물론 객관적 상황의 영향력이 크지만) 느낄 수 있으니 함부로 말하기 어렵지만, 자기객관화가 안 되는 사람은 매우 높은 확률로 불행한 삶을 살 것입니다.


제 주변에서 그래서 고생하는 사람이 실제로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아무리 조언을 하고 얘기를 해도 잘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저의 말주변이 부족하고 진정성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겠지요.


이 글을 읽는 분들께서는 한 번 자기객관화에 대해서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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