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중견기업 이상을 다니면서, 300만원 이상을 받고 있고, 결혼까지 한 35살 남성이 될 확률은?
'이상하다.... 막 비현실적인 조건이 아닌데 왜 이렇게 확률이 낮지?'라는 생각이 드십니까?
이제부터 그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인가 블라인드앱에서인가 사실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은 대단한 거라는 말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도 똑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왜 그럴까...'
무릎을 쳤습니다.
정말정말 간단한 기초수학이었습니다.
동전의 앞뒷면을 맞출 확률은 1/2입니다.
그런데 이걸 연이어 두 번 맞출 확률은 1도 아니고 1/2도 아닙니다.
1/2에 1/2를 곱한 1/4, 25%가 됩니다.
내가 만약 평균 이상의 키에, 평균 이상의 직업에, 평균 이상의 소득을 가진 남자를 만나고 싶다면?
이 모든 조건은 동시에 충족해야 하기에 1/8, 12.5%가 됩니다.
참 신기하죠?
나는 정말 딱 평균 이상만 가는 키, 직업, 소득을 가진 남자를 원했는데 이 조건을 충족하는 남자를 만날 확률은 12.5%라니...
어디가서 꿀리지 않을 상위 10% 남자, 여자를 만나고 싶다면 어떻게 될까요?
조건이 3가지만 되어도 1/10 곱하기 1/10 곱하기 1/10이니....
그 확률은 1/1000, 0.1%가 됩니다.
35살 남자가 바라는 평범한 삶의 확률이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평범이란 평균은 아니라 생각했기에(평균을 의식하며 일상생활을 하는 사람은... 없겠죠 ㅎㅎ), 무난한 삶이라고 해보겠습니다.
정말 정확히 따지려면 35살의 각종 통계자료가 있어야 하겠지만, 그렇게 하면 너무 복잡해지고 논문이나 보고서를 쓰는게 아니니 투박하게 가정해보겠습니다.
우선 직장인이라면 중견기업 이상을 다닌다면 그래도 무난한 직장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전체 취업자 중 중견기업, 대기업, 공무원, 공공기관 재직자 비율은 33.54%입니다.
(자영업자 제외 2,230만명 중 중견기업 165만명, 대기업 423만명, 공무원 116만명, 공공기관 44만명)
소득은 300만원 이상이면 무난하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국가지표체계 통계상 30대의 중위소득이 약 310만원쯤이니 소득 300만원 이상 받을 확률은 50%로 하겠습니다.
혼인은 편의상 통계청의 인구동태 코호트 DB를 활용했는데, 이에 따르면 1988년생 남성(우리나이로 올해 36살)의 혼인율은 27.1%입니다.
결론적으로 중견기업 이상을 다니면서 소득 300만원 이상이고 결혼을 한 35살 남성이 될 확률은?
평범한 삶...
참 여러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