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왜 국민의힘이 아닌 윤석열 정부가 총선을 못 이긴다고 했지?'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건 잘못된 제목이 아닙니다.
이미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와 한몸이 되다시피 했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정부와 여당은 당연히 협조관계로 가는 것이 맞지만, 입법권, 행정권, 사법권을 엄연히 분리하고 있는 우리 헌법체제 하에서 여당이라 할지라도 입법부에 속하는 이상 일정한 재량권을 갖고 정부와도 협의를 하는 것이지, 일방적인 지시를 받는 관계라면 더 이상 여당이자 입법부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러워집니다.
각설하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총선이 1년 넘게 남아있음에도 윤석열 정부가 질 것이라고 점치는 이유는 크게 3가지입니다.
1. 경기침체 본격화에 따른 민생파탄
2. 69시간제 등 2030 지지철회
3. 대일외교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3809590?sid=101
3월이 아직 다 가기도 전인데 이미 무역적자가 200억달러를 돌파하여 작년 전체 적자액의 절반에 달하고 있습니다.
더욱 문제는 이러한 적자가 고유가, 우크라이나전쟁 등의 문제라기보다 구조적인 수출/수입환경 변화에 따른 결과로 보여진다는 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뽀족한 방법이 없음을 자인하고 있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반도체 등 반등없이는 수출반등이 어렵다고 말하고 있는데, 반도체 시장의 반등은 단시간내에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항입니다.
https://www.dailian.co.kr/news/view/1207457/?sc=Naver
미국에서는 16위 SVB가 파산한데 이어 14위인 퍼스트리퍼블릭까지 위험해지며 39조원의 지원을 긴급히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은행의 연쇄파산이 일어나면 소규모개방경제인 우리나라에서 외국인들은 모든 투자자금을 최대한 빨리 달러로 환전하여 반출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환율의 폭락과 외화자본 유출, 수출급감은 더욱 가팔라질 것이고 부동산, 주식을 포함한 자산시장에도 강력한 붕괴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대처하려면 정확한 상황판단과 모든 외교력과 행정력을 동원해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이 전혀 보이질 않습니다.
먹고사는 문제는 이념과 다르게 모든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에, 24년 총선을 앞둔 윤석열 정부에 커다란 짐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작년까지는 그래도 문재인 정부탓을 해도 어느 정도 먹혔겠지만, 2년이나 지나 총선시점까지도 문재인 정부를 원인으로 지목한다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 탄생의 1등 공신은 저는 2030의 지지를 이끌어온 세대포위론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2030을 끌어오고도 0.78%로 졌던 것을 볼 때, 2030을 놓쳤다면 대선 결과는 볼 것도 없이 민주당 정권연장이었을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여가부 존폐를 놓고 이미 2030과 한 차례 긴장관계를 겪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병사월급 200만원을 추진하는 등의 행보도 보였기에 완전한 손절까지는 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이준석 당대표 사퇴와 이어진 이번 전당대회 결과로 2030에게 깊은 실망감과 좌절감을 안긴데 이어, 69시간제를 꺼내면서 2030의 삶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2030을 다시 포섭하기는 여간 노력으로 쉽지 않을 것입니다.
2030이라고 하여 모두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었고, 이준석 당대표의 사퇴만 해도 2030 내의 정치 고관여층에게는 핫한 이슈였겠지만 적지 않은 2030에게는 그렇게까지 심각한 문제는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69시간은 얘기가 다릅니다.
정부는 계속해서홍보가 잘못되었다, 오해였다를 시전하고 있지만...
69시간제의 장점이라고 내세우는 장기휴가가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는 최근 보도되고 있는 기존 15일 연차도 6일을 못쓰는 근로자가 1/3을 넘고 특히 2030은 그 비율이 절반에 육박한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예전에 민주당이 4.7 보궐선거에서 지고 대선에서 질 때의 분위기 - 어디 가서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 - 가 2030내에서 국힘이나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로 데칼코마니처럼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중도파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무조건적인 이상도, 무조건적인 실리도 추구하지 않습니다.
가능하면 둘 다 얻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최소한 둘 중 하나는 확실히 얻어야 한다는 입장일 뿐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우리가 전면적인 항복에 가까운 조치들을 취하고 일본을 건너갔는데, 물잔의 나머지 반을 채우기는 커녕 물통을 들고와서 부족한 물을 더 채우란 말만 듣고 왔습니다.
이렇게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은 상태에서 중도층이 과연 윤석열 정부를 지지할까요?
만약 윤석열 정부가 경제를 잘 운영하고 있고 2030연합이 충실히 유지되고 있다면 대일 굴욕외교만으로는 총선 패배까지는 가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경제를 망치고 2030 연합이 해체된 상태에서 대일 굴욕외교는 명분을 제공하며 골수 국민의힘 지지층을 제외한 전 연령대와 중도 및 진보 연합을 탄생시킬 것입니다.
물론 윤석열 정부에는 1년이란 시간이 있습니다.
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24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여준 것을 생각하면 쉽지 않아보입니다.
지금도 정부에는 무려 134명의 검찰출신이 들어가있다고 합니다.
예전에 일본에서 타이라씨가 몰락하기 직전 전성기 때, "헤이지씨가 아닌 자, 사람이 아니다"는 말이 나왔던 것처럼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검사가 아닌 자, 사람이 아니다"는 말이 나와도 과언이 아닌 상황인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만약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그 때도 다른 정치세력과 관료세력이 가만히 있을까요?
지금이야 정권 초반이고 사정정국이 서슬퍼러니 가만히 있지만, 총선을 져서 정권재창출이 어려워졌다는 것이 확인되는 순간 어떻게 될지는 손쉽게 상상이 되지 않겠습니까?
문제는 대한민국입니다.
이대로 가면 몰락으로 가는 특급열차 편도티켓을 손에 쥔 꼴입니다.
부디 나라를 잘 이끌어주셨으면 합니다.
그런데 그게 아무리 해도 안될 것 같으면 더 나라를 망치지는 못하게 국민이 동력을 상실시킬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