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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혈청년 훈 Jul 25. 2023

[직딩라이프]없으면 팀원이 불편해하는 팀장이 살아남는다

어제 친구와 잠깐 통화를 하다 최근 중간관리자의 처신에 대한 엑기스 같은 말을 들어서 한 번 글로 적어보고자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팀원들이 '저 팀장이 없을 때 내가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만들어야 나를 지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MZ세대는 알게모르게 우리나라 조직문화, 회사생활에 이미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규모 있는 회사를 다니시는 분들이라면 이런 사실을 피부로 느낄 것입니다.

상당수 MZ세대는 1. 공정성에 관심이 많고, 2. 권리의식이 높으며, 3. 필요한 경우 자기주장을 확실히 한다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세 가지 특성이 사회적 인식 및 환경변화와 맞물려 예전과는 다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에를 들어, 10년전에 제가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에도 당연히 조직에 불만이 많은 젊은 직원들이 많았습니다.

당시에는 불만을 우리끼리 나누고 술안주로 삼는 정도였지 신입사원이 노조, 인사실 하물며 임원을 찾아가 고충상담을 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젊은 직원들은 합니다.


예전 같으면, "어딜 감히 연차도 낮은 놈이 함부로 오느냐"고 그 자체로 호통을 칠 꼰대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최소한 임원, 인사실, 노조를 찾아간 사실 자체로 뭐라하기는 쉽지 않고, 오히려 임원, 인사실, 노조에서 중간관리자를 추궁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어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것은 물이 배를 뒤집을 수 있는 상태로 점점 가고 있음을 뜻합니다.

동양에서 역성혁명을 부르짖은 선구자라 할 수 있는 맹자는 일찍이 "물은 배를 띄우지만 가라앉게도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불과 5년전만 하더라도 중간관리자 내지는 팀내 고참과 팀원이 충돌하면 임원은 대부분 중간관리자 내지는 팀내 고참을 신뢰하였습니다.

사안의 옳고 그름,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를 조사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당장 저만 하더라도 정확히 5년 전 제가 전혀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임원에게 모함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임원에게 직접 보고할 기회가 많았기에 소명할 수 있었고 더이상 직접적으로 저에게 어떤 위해를 가하지는 못하였지만, 다른 직원들이었다면 버텨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은 듭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규모가 있는 기업일수록 대내적인 공식절차는 물론, 대외적인 인터넷 커뮤니티, 언론제보, SNS 활용 등을 통해 문제를 공론화시킬 채널은 차고 넘치며, 일단 이슈화가 되어서 회사가 조사를 시작했을 때 부서 또는 팀 내 대다수가 한 목소리로 고발자의 말이 사실임을 지지한다면 어떨까요?

그 때도 에전처럼 오로지 윗사람 비위만 잘 맞추고 동료나 부하직원들에게 갑질하고 성과를 뺏어먹던 중간관리자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물론 모든 경우가 해피엔딩을 맞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현실은 베드엔딩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사실은 이제는 반전의 시나리오가 써질 환경이 점점 마련되고 있고, 실제로 어딘가에서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중간관리자는 더 이상 내가 중간관리자라는 사실만으로 대접받으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사내에서 의심의 여지없는 확고부동한 라인을 탔거나 오너일가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절대다수의 중간관리자는 이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반란(?)은 아무때나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내가 실수하거나 소위 건수가 생긴 순간에 팀원들이 있는 사실을 그대로 말하거나 심지어 없는 사실도 지어내서 모함을 할 때, 바로 그 때 "절대다수 팀원들", "그간 함께 업무했던 상사, 동료, 부하직원들"이 나의 구명줄이 됩니다.


그리고 직장생활이 대학 동아리 활동이 아닌 이상, "저 사람이 없으면 내가 불편하다."고 느껴지는 최고의 방법은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하는 것입니다.

더 많이 일하고, 이해관계나 갈등을 적극적으로 조정해주고, 불편을 보살펴주고, 평소에 관심을 가져주는 정석적인 일을 꾸준히 반복해서 해야 하는 것입니다.


특히 앞으로 경기침체를 넘어서 경제위기까지 거론되는 요즘입니다.

중간관리자는 모든 조직에서 정리대상 1위 직군임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예전에는 몰랐지만 우리 부모님들은 정말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도 모든 직장인들이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엄혹한 시대를 견뎌내 봅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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