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대출상품은 수백, 수천가지가 있겠지만 그 본질은 두 가지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신용대출과 담보대출입니다.
돈을 빌려가는 차주가 갚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서 부동산을 담보(저당권)로 잡거나, 연대보증인을 세우거나, 보증회사의 보증서를 받아오거나 국제 무역거래에서의 신용장, 전당포에 물건을 맡기는 행위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것은 큰 틀에서 담보대출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신용대출은 원칙적으로 위와 같이 별도의 담보를 통한 신용보강 행위 없이, 오로지 돈을 빌려가는 차주의 신용도만을 보고 먼저 돈을 빌려주고 나중에 원금과 이자를 회수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부동산대출이 바로 얼마전까지 그랬던 것처럼, 담보대출은 담보물만 확실하다면 차주가 신용불량자이건, 미성년자이건, 외국인이건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신용대출은 오로지 차주의 신용도가 중요하기에 신용불량자가 대출을 받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습니다.
인생은 신용대출입니다.
이 사실을 깨닫는 사람은 사소한 것에서도 사람들의 신뢰를 얻으려고 노력할 것이고,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눈 앞의 작은 이익에 사활을 걸며 소탐대실하는 삶을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혼에 담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까?
결혼생활에 담보를 제공한다면 그것은 과거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이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결혼은 누군가와 삶을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혼 이전과 이후가 너무 달라서 속았다는 생각이 들때 피해를 원상회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많은 재산을 분할받고 위자료를 제공받았다고 하더라도 결혼했다는 사실 자체를 없애줄 수는 없습니다.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는 어떻든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합니다.
무엇보다 이미 지나버린 나의 시간은 다시는 돌릴 수 없습니다.
결국 결혼은 상대를 믿고 하는 신용대출과 다르지 않습니다.
취업도 마찬가지고 승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사람이 우리 회사를 다녀보지 않았기에 잘할지 어떨지 알 수 없지만, 일단 믿고 채용하는 것입니다.
승진도 이전에는 잘했지만 더 높은 직위, 직급에서도 잘할거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인생을 신용대출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를 허투루 하지 않습니다.
그 모든 것이 사람들에게 쌓이는 자신의 신용잔고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여담으로 이렇게 인생을 신용대출로 이해하는 사람들은 갑질을 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낮을 것입니다.
모두 신용대출을 잘 받을 수 있는 1등급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자연히 우리 사회도 조금이나마 더 나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