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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혈청년 훈 Oct 06. 2023

24시 무인세탁소의 안마의자를 보고 생각한 기획의 의미

밀린 빨래를 한 번에 하다보니 오랫만에 24시 코인빨래방, 무인세탁소를 다녀왔습니다.

거기서 한 장면이 인상깊어서 찍어보았습니다.

바로 안마의자였습니다.



안마의자를 여기에 놓은 것은 물론 고객을 생각해서일 것입니다.

그 선의에는 감복하지만 효과적이었는가? 하면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이건 사용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24시 빨래방은 많은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는 공간입니다.

안마의자는 편안히 누워서 즐겨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또 빨래방 내의 세탁기, 건조기 소리로 시끄러운 것도 안마의자를 편안히 즐기는데 방해가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했을까요?

저라면 차라리 저 자리에 비닐백, 종이봉투를 무인으로 살 수 있도록 하거나, 이어폰 판매를 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고객이 무인세탁소를 왔을 때 건조 후 생각보다 불어난 빨래를 가져온 봉투나 백에 다 넣지 못할 때, 적당한 가격에 비닐백이나 종이봉투를 판다면 두 번 오고가는 수고를 하지 않기 위해 구매할 확률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어폰은 별 생각 없이 나왔는데 이어폰을 챙겨나오지 않은 경우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을 보내기 애매하니 적당한 가격이라면 이어폰을 사서 유튜브를 볼 고객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저 안마의자는 나름 고객 체류시간을 늘리려는 시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를 포함해 대부분의 고객은 무인세탁소를 세탁, 건조라는 명백한 목적을 갖고 옵니다.

그 시간 동안 해당 공간에 머무를 수도 있지만 굳이 머무르지 않는다는 선택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고, 무엇보다 이미 내가 가져온 빨래를 돌리고 있는 이상 새롭게 매출을 올릴 행위를 그 자리에서 하지도 않습니다.


이처럼 기획은 선의로만 하는 것이 아니고 상대방의 관점이나 필요에서 생각하는 것이 출발점이란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보았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기획을 할 때 고객의 시선, 필요를 생각하고 계실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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