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이나 쿠팡을 켰을 때 주문하면서 별점을 보지 않는 분들은 없으실겁니다.
리뷰가 아예 없거나 별점이 너무 낮으면 일단 꺼려지게 되는게 인지상정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별점을 판단기준의 하나로 삼을까요?
간단합니다.
수많은 판매자 중에 어떤 판매자의 상품이 괜찮은지를 우리가 일일이 다 경험해볼 수 없고 주위에서 추천받기도 거의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구매자인 여러분을 사장, 회장으로 바꿔보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이나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직장인이 판매자라고 해보겠습니다.
눈치빠른 분들은 제목의 의미를 이미 깨달으셨을 것입니다.
직원들이 10명, 20명만 되어도 벌써 사장은 각 직원이 무슨무슨일을 하고 있는지 하나하나 다 알지 못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승진자를 고르고 요직에 보낼 사람들을 추려내야 합니다.
당연히 별점리뷰를 보지 않을 수 없겠지요?
그렇다면 별점리뷰는 무엇일까요?
바로 사내평판입니다.
결국 사내정치란 곧 회사에서의 별점리뷰라 할 수 있는 사내평판을 관리하기 위한 행동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극단적으로 실제 그 사람의 실력은 0.5점짜리인데 사장을 제외한 모든 조직원들이 입을 맟주면 4.5점짜리 슈퍼에이스로 둔갑시키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다만, 5점 만점에 4점차의 갭은 너무나도 크기 때문에 보통 이런 정도까지는 하지 못합니다.
반면에 3.5점인 사람을 4점이라고 올려치기 하면서 3.8점인 사람을 제끼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0.5점 차이는 사람 머리 위에 레벨표시나 평점이 표시되는 게임의 세상도 아니고 상대적으로 크게 티가 안나고 나중에도 뭐라 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멸망한 국가의 군주가 뒤늦게나마 충신과 능력있는 신하가 말단관리, 한직에 머물러 있던 것을 깨닫고 후회하는 것은 다 이런 까닭입니다.
물론 실력만으로 살아남는 것이 전혀 불가능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축구에서 메시가 바르셀로나가 아닌 K리그에서 뛰었다고 그 실력이 어디 가겠습니까?
프로축구처럼 플레이하는 모습 하나하나가 중계되어 구단 수뇌부는 물론, 일반 대중들에게도 보여지는 곳에서는 오로지 실력 하나로 성공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조직으로 움직이는 일반회사에서는 C레벨쯤 되지 않으면 개인의 능력이나 성과라는 것이 드러나기 어렵기 때문에 사내정치가 필요악이 됩니다.
회사가 망할 가능성과 내가 잘릴 가능성의 2가지를 고려해서 경우의 수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아직 회사가 망할지 어떨지, 내가 잘리지 그렇지 않을지 알기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51:49라도 가능성이 높은 쪽을 고민해보시면 답이 나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인사팀, 사장이나 회장 입장에서는 어떻게 별점관리를 받은 쭉정이와 별점테러를 받은 진또배기를 구분할 수 있을까요?
1) 회의, 2) 보고서, 3) 식사 or 술자리, 4) 외부관계자로부터의 평판 4가지를 종합적으로 체크해보면 됩니다.
어느 정도 사회생활 짬밥이 쌓인 사람들끼리 10분 넘게 얘기를 해보면 대강의 감이 오게 마련입니다.
어떤 일이든지 그 일의 본질을 깨닫고 체화시켜 말하는 사람과 남이 써준 것을 외워서 말하는 사람과의 차이는 고열을 숨길 수 없는 것처럼 금방 드러나게 됩니다.
어쩌면 직장인 또한 본질적으로는 별점리뷰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자영업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에 호락호락하고 만만한 것이 정말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씁쓸하네요.
오늘도 모든 직장인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