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본질은 두 가지입니다.
1. 초장기계약
2. 백지신탁
어떤 사람이 결혼상대로 적합한가?란 질문에 대한 대답도 초장기계약, 백지신탁계약을 하기에 적합한 상대를 찾는 것이됩니다.
결혼은 초장기계약입니다.
한 번 혼인관계를 맺은 이상, 죽을 때까지 유효합니다.
물론 이혼이란 것이 있지만, 다른 계약보다는 훨씬 까다롭습니다.
양 당사자간에 합의에 의해서 바로 계약관계가 해소되는 다른 계약들과 달리 합의를 했더라도 이혼숙려기간을 거치지 않으면 안 되고, 계약해지에 당사자간 합의가 있더라도 국가의 공식적인 확인을 받기 전까지는 혼인관계가 해소되지 않습니다.
사회의 시선도 다릅니다.
매매, 임대, 양도 등등 우리는 살면서 무수한 계약을 체결하고 중간에 해지하지만 그 사실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내 인상에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이혼은 다릅니다.
이혼을 했다는 사실은 그 사실 자체만으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받게 됩니다.
이런 계약은 혼인계약이 유일할 것입니다.
법률혼을 한다는 가정하에, 결혼하는 순간 재산은 물론 인생을 백지신탁하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혼인생활 중 이익과 손실은 부부가 함께 공동으로 부담을 하게 됩니다.
물론 우리나라는 부부별산제입니다.
남편의 빚은 원칙적으로 아내가 갚을 의무가 없고, 아내가 체결한 계약을 남편이 이행할 책임은 없습니다.
남편이 운전을 하다 사고를 냈을 때의 배상책임도 아내에게는 없으며, 아내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지만 이건 비현실적인 얘기임은 결혼한 분들은 다 이해하실 것입니다.
결혼해서 살림을 합친 후에 남편이 잘 되면 아내도 좋을 수밖에 없고 남편이 잘 안되면 그게 어떤 식으로든 아내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둘 사이에 아이라도 태어나면 이젠 정말 인생을 가족에게 백지신탁한 것이 됩니다.
내 몸이 내 것이 아니게 되는 것이죠.
결론적으로 사람은 지금까지 살아온 것을 통해서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독심술사도 아니고 미래를 예언하는 노스트라다무스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의 그 사람의 언행을 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예측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 장기계약에 적합한 사람 구별법
ㅇ 남자/여자친구와 얼마나 오래 교제하는가?, 직장을 얼마나 자주 바꾸는가?
- 1년을 넘게 사귄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사람은 분명히 뭔가 이유가 있게 마련입니다. 이성적 매력이 아닌 인간적인 성품으로 넘어가야 하는 단계를 넘어가지 못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계절마다, 해가 바뀔 때마다 여자/남자친구가 바뀌거나 직장이 바뀌는 사람과는 장기계약을 체결할 때 신중해야 할 것입니다.
ㅇ 주위에 오래 두고 가까이 사귄 사람이 얼마나 있는가?
- 단기계약을 반복하는 사람을 파악해내는 또 하나의 좋은 지표는 주위에 연락하고 만나는 사람들을 보는 것입니다. 남자 나이가 30이 넘었는데 5년 넘게 꾸준히 지내는 사람이 없다? 장기계약에 서툴거나 그럴 생각 자체가 없는 사람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ㅇ 종교생활 또는 봉사활동을 장기간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가?
- 장기계약을 위해서는 꾸준한 사람이어야 하는데 꾸준한 사람일수록 나의 기분, 컨디션보다도 ‘해야 할 일‘을 우선시할 가능성이 큽니다. 여러가지 선택지가 있는 주말에 정기적으로 종교활동이나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은 결혼생활에서 요구되는 의무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을 것입니다.
나. 백지신탁을 체결하기에 적합한 사람 구별법
긴 결혼생활에서 항상 내가 갑의 위치에 있을수는 없습니다. 질병, 실직, 본가의 우환 등 배우자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 순간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런 때 등 뒤를 맡길 수 있는 사람이 백지신탁이 가능한 사람입니다.
ㅇ 모임, 데이트 후 비용정산을 어떻게 하는지 면밀히 살펴라
- 비용을 하나도 부담하려고 하지 않는 것은 더 언급할 필요가 없고 관건은 1/n이 아닌 경우입니다. 나누기는 하는데 납득이 가지 않는 희한한 논리로 본인의 부담분을 줄이려고 하는 사람은 눈앞의 이익과 손해에 민감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백지신탁을 체결하기에 부적절한 사람입니다.
ㅇ 이익을 보는 순간에 얼마만큼 먹으려 하는가?
- 적당한 이익을 보려는 사람과는 백지신탁을 체결해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한 번 이익을 보게 된 순간에 뼈속까지 빼먹을 생각을 하는 사람과는 신중하게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약해진 순간에 나를 나락까지 몰아붙이며 본인의 이익을 취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ㅇ 중요한 결정 때 얼마나 정보를 공개, 공유하는가?
- 설령 부부라 할지라도100% 공유하기 어려운 것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정보, 나의 생각, 그렇게 하려는 동기는 공유되어야 합니다. 일단 내가 정한 대로 따라와라라는 식으로는 백지신탁을 맡길수는 없습니다. 잊지 마십시오. 투명한 정보공개가 투자의 기본이 되는 것처럼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최대한 투명한 정보공개, 공유는 깊은 관계로 가기 위한 기본전제입니다.
부디 이 글이 우리나라의 이혼율을 낮추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