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사잡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열혈청년 훈 Oct 16. 2023

[시사잡설]간신이 근절될 수 없는 이유

모든 반복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국어사전에서 간사하다는 말은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나쁜 꾀를 부리는 등 마음이 바르지 않다., 원칙을 따르지 아니하고 자기의 이익에 따라 변하는 성질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간신의 정의는 국가, 국민, 지도자의 이익을 위하여 지혜를 내지 않고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나쁜 꾀를 부리고 자기 이익에 따라 입장을 바꾸고 말을 바꾸는 사람을 뜻할 것입니다.


동서고금의 역사책을 보다보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이 드실 수 있습니다.

"아니, 왜 딱 봐도 이런 간신에게 권력을 몰아줘서 나라를 망치지?"

저 또한 그렇게 생각했었고 얼마전까지 계속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두번의 반복은 실수이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거의 모든 국가에서 시대를 달리하는 수많은 간신이 계속 나타난다면 이건 구조적인 문제가 아닐까?'

그래서 한 번 간신이 나타나는, 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생각해보았습니다.



1. 조직 규모가 5인만 넘어가도 직접통치가 불가능하다.


간신이 등장할 수 있는 첫 번째 요인은 조직의 규모가 조금만 커져도 지도자의 직접통치가 불가능하다는데 있습니다.

만약 지도자가 일하는 8시간 동안 직원들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근무할 수 있다면, 각 구성원의 성향, 일을 대하는 자세, 능력, 직장내 및 거래처와의 인간관계 등을 파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임을 손쉽게 알 수 있습니다.

대기업은 고사하고 중소기업만 가도 어려운 일입니다.


재밌는 것은 "왜 5명이냐?"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여기엔 연역법적인 어떤 법칙이 있거나 제가 그것을 발견했기 때문은 아닙니다.

제 경험과 주변 사례를 생각해본 귀납법적 접근법에 따른 결론입니다.


각 회사마다 케바케는 있겠으나 대체적으로 5명 이내에서 회사 내 기본조직(팀 또는 부서)를 만들고,

다시 3~4부서 위에 본부장을 두고, 3~4본부장 위에 사장(큰 기업은 그룹장 등)을 두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군대에서도 편제마다 차이는 있겠으나 4개 소대가 1개 중대를 이루고, 4개 중대가 1개 대대를, 4개 대대가 연대를 이루고 3~4개 연대가 1개 사단을 이룹니다.


이 말은 한 사람이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5명 이하라는 경험칙이 작용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중요한 것은 조직의 규모가 일정수준 이상으로 커짐으로 인해 지도자가 모든 직원과 함께 일하며 직접 그 직원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권한을 위임하고 맡길 중간관리자의 등장은 필수불가결하고 이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간신이 등장할 토대가 만들어집니다.



2.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시하는 사회풍토, 조직문화


리더가 결과만을 강조할 경우 간신이 생겨날 최적의 상황이 조성됩니다.

잠시 흥했던 경영쪽 용어로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 당연한 것을 그럴싸하게 포장한 것에 불과하지만, 지속가능한 발전과 간신은 상극관계에 있습니다.

무리없고 영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일방적이고 권위적이고 수직적이며 모든 이익을 독점하려는 태도로는 절대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간신은 자신의 이익을 교묘하게 마치 회사나 속한 사회 전체의 이익인양 포장을 합니다.

한, 두 번은 리더를 포함해 모두가 속더라도 지속적으로 본인의 사익을 추구한다면 오래지 않아 들통이 나게 마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더가 과정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고 오로지 결과만을 추구한다면, 정도보다는 권도, 패도를 쫓아 결과를 내는데 특화된 간신만큼 유능하고 충직한 부하가 없을 것입니다.

설령 그로 인해서 장기적인 성장을 저해받고 온 사방에 적이 생기고 궁극적오로는 그게 리더 자신을 목죄는 결과가 되더라도 말입니다.



3. 결국 간신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유능하거나 유능하면서도 충직한 부하를 믿어야 한다.


간신을 근절하는 궁극적 방법은 두 가지 중 하나입니다.

본인이 아주 유능해서 밑에서 장난칠 여지를 주지 않는 것입니다.

조선임금으로 비유하자면 태종, 세종, 정조 등이 있겠습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유능하면서도 충직한 부하를 확실히 믿고 맡기는 것입니다.

제갈양을 신임한 유선(중간에 한 번 꾀임에 넘어갔으나)이 생각납니다.


물론 유비처럼 본인도 상당한 능력을 갖고 있고 인재들을 확실히 신뢰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으나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현실적으로는 리더가 어느 누구와 견져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유능한 경우, 제갈양 같은 충신이 밑에 있는 경우 모두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사람이 충신이라는 확신이 들기 전에는 한 사람에게 섣불리 권력을 몰아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믿기 전까지는 끊임없이 교차검증하되 믿은 뒤로는 확실히 힘을 실어주어야 합니다.


비슷한 권한을 가진 사람이 셋이 있다면 그 셋이 모두 작당모의를 하기는 쉽지 않지만 한 사람에게만 모든 권한을 몰아준 경우에 그 한 사람이 리더를 속이는 것은 누워서 떡 먹기입니다.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시사잡설]이재명대표 영장은 기각될 것이고 관건은 사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