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물이 빠지면 누가 수영복을 입지 않고 수영을 했는지 알게 된다"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워렌 버핏의 말입니다.
그런데 이 말이 비단 주식시장, 투자에만 적용되는 말일까요?
이 말은 직장생활에서도 적용가능합니다.
직장생활에서 수영장에 물이 빠지는 순간은 구조조정 시기입니다.
동네방네 떠들면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지 않을뿐, 구조조정은 이미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임금체불, 희망퇴직, 권고사직, 기업매각 소식이 나오고 있으며, 영미의 얘기이기는 하지만 똑같은 업무를 수행하는데 기존 재직자보다 나쁜 조건으로 채용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관련 뉴스를 몇 개만 추려보았습니다.
https://v.daum.net/v/20240828063518775
https://news.nate.com/view/20240901n01610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40905/126854147/2
https://www.mk.co.kr/news/business/11008839
https://www.hani.co.kr/arti/economy/marketing/1155994.html
이제 직장인들에게도 수영장 물이 빠지고 있다는 말이 체감이 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물이 완전히 빠지기 전에 수영복을 입고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리고 물이 들어오는 곳으로 옮길 수 있는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려면?
수영장에 물이 충분하다는 말은 무슨 말일까요?
한 마디로 '여유'가 있다는 뜻입니다.
당장은 수익이 나지 않는 미래 신사업도 인내심을 갖고 투자를 지속할 수 있고,
비용 대비 수익성은 고만고만하지만 굳이 접지는 않고 끌고 가고,
지금 당장 적자가 나고 있는 사업부도 일단은 조금 더 끌고가보자는 판단을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판단은 CEO가 특별히 착하거나 대단한 사람이어서라기보다 현금흐름에 훨씬 큰 영향을 받습니다.
지금 당장 직원들 임금도 주고 임차료도 내고 거래대금도 계속해서 지불하고 원재료도 사와야 하고 이 모든 것이 결국 돈입니다.
당장 돈이 들어오지 않는데 미래를 생각하고 직원들의 사기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습니다.
수영장 물이 빠진다 = 현금흐름이 악화된다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할지 쉽게 답이 나옵니다.
현금흐름을 창출해내는 직원이 최고의 직원, 1순위로 지켜야 하는 직원이 되고,
나가는 돈을 줄이는 직원도 최대한 잡아야 하는 직원, 2순위 직원이 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1순위 직원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당장 저 자신도 그렇습니다.
대단히 뛰어난 기술역량이 있어서 신기술을 개발해내거나,
주식상장을 시키거나 은행에서 새로운 거액의 여신을 유치해내거나,
새로운 안정적이고 괜찮은 거래처를 개척해내거나....
그런데 이게 쉬운 일일까요?
물론 가능하신 분들은 더 이상 이 글을 읽으실 필요조차 없습니다.
조용히 뒤로 가기를 누르시면 됩니다.
그러면 저를 비롯한 대다수 직장인들이 살아남는 것은 최소한 2순위 직원이라도 되는 것입니다.
나가는 현금흐름을 절약하는 것
이것은 엄청난 기술이나 사전에 영업직을 하며 네트워크를 구축해놓지 않았어도 시도해볼만 합니다.
구체적으로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가. 계약변경
만약 본인의 업무영역에서 기존 거래처가 있다고 할 때, 거래조건을 변경해서 이전보다 낮은 단가에 공급을 받는다면?
이것도 나름 훌륭한 현금흐름을 절약한 예가 됩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상황에서는 약간 마진을 깍거나 설령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기존 거래처를 유지하려는 수요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내가 관리하는 거래업체와 잘 협상하거나 아니면 새로운 곳을 구해서 기존보다 좋은 조건으로 거래를 하게 된다면, 사장 입장에서는 그 직원은 나가는 현금을 줄여준 고마운 직원이 됩니다.
나. 적자거래처, 위험거래처 조정
사장에게 이런 역제안을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거래처중에는 결제도 제 때 또박또박 해주는 곳이 있는가하면, 항상 결제가 늦어지고 심지어는 체불상태인 곳도 있을 것입니다.
이 때, 과거 데이터를 잘 분석해서 결제가 자꾸 밀리는 곳은 미수채권이 될 가능성만 높으니 앞으로 거래를 줄이거나 끊자고 제안을 해보면 어떨까요?
최종 판단은 사장이나 부서장이 하겠지만, 어쨌건 회사의 현금흐름을 생각하는 훌륭한 직원으로 인식될 것입니다.
다. 회사비용, 비품을 아껴쓰는 모습
'와... 뭐 하다하다 이런 것까지, 진짜 치사하고 더럽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면이 있는 것은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직접 사장을 한 적은 없으나 어릴때부터 여러 장사를 하신 어머니일을 도와드리며 그렇게 느껴진 것은 어쩔수가 없습니다.
사장 입장에서 2곳을 출장을 가는데 이틀에 나눠서 출장비를 다 청구하는 직원A와, 하루에 몰아서 2곳 출장을 가서 출장비를 한 번만 청구하겠다는 B가 있을 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B에게 눈길이 더 가는 것은 인지상정이 아닐까요?
라. 솔루션 도입을 통한 인건비 절감
이 항목은 환경에 따라 가능할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다만 가능한 사람이 있다면 이런 것도 시도해볼만 합니다.
기존에 1명 내지 2명이 하던 업무가 있던 것을 연간 1,000만원 정도의 사용료로 절반 내지는 한 명의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면?
생각있는 사장이라면 그 제안을 두 손을 들고 환영할겁니다.
그리고 그런 제안을 하는 직원을 함께 가야 하는 직원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면 그게 이상한 사람입니다.
사돈남말할 처지가 아닙니다.
저 자신부터 노력하고 준비할 부분입니다.
모두들 이 어려운 상황을 최선을 다해서 살아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