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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혈청년 훈 Sep 24. 2024

[시사잡설]변하지 않을 결정된 미래가 가져올 변화:인구

미래는 딱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결정된 미래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미래


사람들은 미래의 희망을 찾고자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미래를 선호합니다.

내가 노력하고 열심히 하면 미래가 바뀔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 대단한 우연이 나에게도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도 매주 로또를 5,000원씩 삽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힘들고 불편하더라도 반드시 바라봐야 하는 미래는 "변하지 않을 결정된 미래"입니다.

왜냐하면 결정된 미래는 나의 동의나 선호와 무관하게 우리 모두의 삶에 반드시 영향을 끼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담배를 많이 필수록 폐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뻔한 얘기와도 다른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오고 지내온 경로의존성으로 100% 확실히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확정된 것을 말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로 인구에 대해서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1. 대한민국 출생아수 변화 : 40만명대 -> 23만명


대한민국 출생아는 2000년 64만명, 2001년 55.9만명을 마지막으로 2002년부터 49.6만명이 태어나며 그 이후 2016년까지 무려 15년간 40만명대가 태어났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대한민국의 교육인프라부터 시작해서 대학진학, 취업, 병력소요 등 모든 것이 "매년 40만명대의 신생아 태어난다"를 전제로 짜여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2017년부터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보시는 것처럼 단 한 번의 반전도 없이 수직하락중입니다. 


그러면 이것이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요?



2. 첫 파도를 온몸으로 맞는다 - 학교, 사교육, 유아동 산업


ㅇ 폐교의 물결


2024년 3월 1일 기준 전국의 폐교 수가 몇 개인지 아십니까?

무려 3,955개가 됩니다.

https://eduinfo.go.kr/portal/theme/abolSchStatusPage.do


그런데 여기서 심각한 사실은 2024년 서울시의 폐교 수가 몇 개인지 아십니까? 3개입니다.

'에게... 3,955개에 비하면 비교도 안되는 적은수네. 역시 서울이야!'라고 생각하시면 큰 착각입니다.

서울의 폐교 수는 전체가 7개인데 그 중 3개가 아직 채 끝나지도 않은 2024년에 몰려있는 것입니다.


서울은 2020년 폐교 2개, 2023년 1개로 2020년 이후 집중적으로 폐교가 발생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시기가 늦었을 뿐, 서울도 결코 출생아수 급감으로 인한 인구변동의 예외일 수 없다는 말입니다.


ㅇ 교대의 인기급감


https://www.hyundaenews.com/101044

2023.3.1 기준 임용시험에 합격하고도 발령을 받지 못한 임용대기자는 2,161명인데 그 중 96.3%인 2,081명이 초등학교 교사라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초등학교 교사를 지망하는 사람이 늘까요? 줄까요?


그러면 경쟁률이 하락하고 들어오는 인재의 질이 낮아지면 다음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당연히 공교육의 질이 떨어지게 됩니다.


공교육이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여유가 되는 사람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립학교를 보내거나 특수목적고를 보내려고 할 것입니다.


결국 교육기회에 대한 접근성,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의 차등은 우리 사회의 빈부격차와 사회갈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고, 전반적인 인적자원의 질 하락은 피할 수 없습니다.



ㅇ 사교육의 변화


그 다음으로 변할 것은 사교육입니다.


2023년에 태어난 23만명이 현재의 인서울대학 정원이 1명도 감축되지 않고 2023년의 대학진학율이 유지된다고 하면 인서울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 반에서 몇 등을 해야 할까요?

놀라지 마십시오.

2023년생은 반에서 중간만 넘어도 인서울 대학에 입학할 수 있습니다.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30320000474


2023년 인서울대학의 입학정원은 8만 7,371명이고 2023년 대학진학율은 68%이므로, 156,419명이 대학진학을 하게 되니 전체의 절반만 가면 인서울대학에 입학이 가능합니다.


지난 10~20년 대한민국 사교육계를 지배한 인강은 한 마디로 박리다매형 수익구조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박리다매형 사업모델은 필수적으로 많은 구매층을 필요로 합니다.

현재와 같이 최소한 10% 안에는 들어야 인서울을 하는 입시구조와 달리 반에서 절반만 넘으면 인서울을 할 수 있다고 하면 과연 사교육의 수요가 지금과 똑같을까요?


앞으로 10년, 20년 뒤에는 심지어 서울대를 나오더라도 1.5류 학벌로 인정받을지 모릅니다.

미국의 아이비리그 정도는 가줘야 1류 학벌로 인정하는 시대가 올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더 이상 서울대학교라는 간판조차 확실한 네임밸류와 차별화를 주지 못할 정도로 시장이 쪼그라들었다고 판단되면, 기득권층은 아예 눈을 미국의 유수의 대학 진학으로 돌려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로는 대한민국의 사교육 시장 그 자체가 망하거나, 그게 아니더라도 극소수의 국제중, 국제고, 특수목적고, 사립고를 위한 맞춤형 소수 초고액 학원모델이 등장할지 모릅니다.



ㅇ PC방 몰락의 시사점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386635?sid=101


PC방은 2024년 7,484개로 2017년 10,648개 대비 약 30%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출생아수는 36% 감소했습니다.

물론 출생아가 곧바로 PC방에 갈리는 만무하니 두 데이터를 곧바로 연관시키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PC방을 본격적으로 즐길 세대는 아무래도 초등학교부터 대학생까지인데 이들은 그래도 40만명대 시대에 태어난 친구들입니다.

매년 40만명이 태어난 상황에서도 PC방이 -30% 줄었다면, 만약 20만명대가 태어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PC방을 갈 때가 되면 여기서 다시 반토막 나야 하는 것입니까?

이것이 바로 피할 수 없는 결정된 미래라는 말입니다.


이것은 비단 PC방에만 미칠 문제가 아닙니다.

보통 남자아이들이 처음 경험하는 사교육은 태권도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아이들이 사입는 아동복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고, 부모라면 누구나 특정시기에 뻔질나게 드나들 수밖에 없는 키즈카페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3. 나라를 지킬 사람이 없어요 - 여성징병의 문제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6/0011794788?sid=102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지금은 그나마 40만명대 출생시대에 태어난 친구들이 군대를 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2017년생 이후가 20살이 되어 군대를 가야 하는 2037년이 되면 지금 겪는 병력부족은 귀여운 사치같은 고민으로 치부될 것입니다.


여기서 모병제가 대안이 되지 않겠느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순진한 생각이라고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선 모병제라고 하더라도 절대적인 숫자가 확보되어야 합니다.

만약 현재의 50만 병력을 유지한다고 하면 매년 10만명의 남성이 한 명도 열외없이 모두 군대를 가더라도 50만을 채우기가 어렵습니다.


모병제로 전환하여 복무기간을 3년 내지 그 이상 늘림으로써 50만명을 어떻게든 유지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러면 다음 문제는 모병제에 드는 막대한 비용은 누가 감당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모병제인 이상 지나치게 낮은 급여는 아무도 지원을 하지 않거나 지원하더라도 사회부적응자, 범죄자 등 현격히 문제가 있는 사람만 모집에 응하게 될 것입니다.


매월 300만원, 연간 3,600만원을 10만명에게 3년간 지급할 경우 얼마가 필요할까요?

10.8조원입니다.

2023년 대한민국 총 국방비가 57조원인데 약 21.9%의 부담이 한 번에 늘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건 단순 인건비만 계산한 것이고 이들에게 들어가야 하는 그 외 부담은 고려하지도 않은 것입니다.


결국 앞으로 10년 내에 우리 사회는 결단해야 합니다.

2023년 기준 2,951만명의 경제활동인구가 1인당 평균 36만원의 모병제로 인한 국방비를 매년 추가로 부담하던가...

징병제를 유지하되 여성까지 포함하여 성별구분없이 병역의무를 지울 것인가


군장비를 최신화, 현대화하고 드론을 적극 활용하는 등 미래전장을 선제적으로 대비하여 병력을 추가감축하면 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10조원이 아니라 어림잡아도 100조원 이상이 필요할 것이고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주듯 아무리 전쟁이 첨단화 되더라도 결국 쪽수, 보병의 수와 질은 장기전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임이 다시금 명확히 입증되고 있습니다.



3. 취업시장에 미칠 영향 - 중소기업은 사라질 것인가


2023년 기준 대기업 취업자 수는 300만명이라고 합니다.


그 중 1%를 신입사원으로 뽑는다고 치면 그 수는 대략 3만명 정도가 됩니다.


40만명이 태어나는 시기에는 저 숫자 안에 들기 위해서는 상위 8%에 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20만명이 태어난다면 저 숫자 안에 들기 위해서는 상위 15%에만 들면 됩니다.


물론 대기업 입장에서는 신입사원의 질이 떨어진다거나 예전과 같은 업황이 아니라는 이유로 20년, 30년 뒤에는 3만명이 아니라 3천명만 뽑을수도 있긴 하겠지요.


아무튼 대기업, 공무원, 공공기관, 중견기업까지 모두 합칠 경우 양질의 일자리에 사람들이 우선적으로 몰릴 것이니 중소기업은 정말로 생존의 위기에 내몰릴 것입니다.


실제로 지금 40만명대에 태어난 젊은이들도 이미 차라리 쉴지언정 중소는 외면하고 있습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8/0005841156?sid=101



4. 마치며


인구가 주는 것은 단순히 초등교사에게만 미치는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모두에게 미치는 문제임을 직시해야 합니다.


내가 일하는 분야, 직종, 사업에 따라 그 파장이 더 빠르게 오거나 늦게 오거나 하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이 위험에서 아예 회피하는 방법은 해외이민 외에는 답이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이 파장을 직시하고 나는 어떻게 할 것인지 선제적으로 대처하는 사람만이 생존확률을 조금이나마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에는 대처방법에 대해서도 한 번 고민해보고 공유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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