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으로나 국내적으로나 앞으로는 각자도생 사회가 펼쳐질 것입니다.
국제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중국이 가장 큰 각자도생의 원인이 될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극심한 자국 우선주의로 나올 것은 IRA법안에 대한 태도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은 마치 제1차 세계대전 이전에 이상주의 국제정치학파와 현실주의 국제정치학파 사이의 대립에서 이상주의 국제정치 이론이 사라진 것을 보는 것만 같습니다.
이제 유럽의 각국은 트럼프가 당선된 나토 또한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볼 것이며 각국의 안보와 군사력 증강에 노력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국은 미국과 2인3각으로 국제적인 무역분업, 가치사슬의 핵심적인 한 축을 담당하다 섣불리 패권을 추구하다 그 연결고리에서 밀려난 모양새입니다.
다수의 비판은 있을지언정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치가 있었던 미국과 달리 세계에 제시할 이렇다할 비전이나 이념이 없었던 중국은, 전랑외교라는 실책까지 저지르며 어느 순간 돌아보니 내 편이 없는 상황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태도를 바꾸기보다는 밀어내기 수출과 무한정의 부양책을 통해 내수를 살리기로 마음먹은 것 같고, 군사적으로는 대만을 침공하는 모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대만의 TSMC가 미국 AI생태계의 목줄이라고 판단되면 미국을 견제한다는 의미에서도 대만침공을 전격적으로 단행할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 시기는 트럼프가 집권하고 있는 시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바이든이나 해리스가 대통령이었다면 개입의 강도는 그 때 가봐야 알겠지만 대만침공시 미국의 군사적 개입은 필연적이었겠지만, 트럼프는 잘만 하면 개입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습니다.
결국은 상인인 트럼프에게는 만약 TSMC 공장이 파괴되더라도 그 인력과 기술만 미국으로 무사히 빼내올 수 있다면, 대만을 잃는 것의 지정학적 중요성이나 군사적 가치, 한국이나 일본에 미칠 외교적 파급력은 계산대상이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만으로서는 트럼프 행정부 집권기중 잘해봐야 미국 무기를 좀 더 많이 구매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트럼프로서도 직접적인 개입은 돈이 드는 행위지만 무기를 내다 파는 것은 수익이 드는 행위이니 마다할 이유가 없구요.
사실 중국의 대만침공, 병합은 우리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북한이 한국전쟁을 감행했던 시기의 정세를 생각해보십시오.
소련은 제2차 세계대전을 치른 후 미국과 대립하는 최강대국으로서 기세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있었습니다.
중국 또한 이제 막 중국 전토를 석권한 상황입니다.
이 때 미국의 발목을 잡아두려는 소련의 속셈과 중국의 동의가 있어 한국전쟁을 감행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의 상황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되더라도 한동안은 전쟁 후유증과 국력회복에 북한을 직접 지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군사동맹을 부활시켰으니 기술과 전략, 전술은 지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은 대만을 통일한다면 내친김에 본인들을 향해 돌출한 2개의 비수인 한반도 남쪽, 대한민국을 마저 밀어버리려고 생각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다만 여전히 한미동맹 조약이 있으니 지난 한국전쟁처럼 직접적인 전투는 삼가고 무기와 군수물자만 지원을 하는 형태로 나올지 모릅니다.
중국이 직접적으로 북한과 함께 대한민국을 침공한다면, 아무리 트럼프라도 이번에야말로 대중국, 대북한 전쟁을 선포하지 않을 수 없으니 그렇게는 하지 못할 것입니다.
북한이 잘 해서 한반도를 통일하면 좋고 남한의 국력을 크게 깍아먹고 종전을 해도 중국은 군수물자 지원 이상의 이득을 얻게 됩니다.
미국의 주요한 동맹국 하나가 반병신이 된 것이니까요.
여기서 변수는 트럼프의 주한미군 철수입니다.
극단적 가정이지만 주한미군이 한 명도 남지않고 모두 철수하게 된다면, 대한민국이 제2의 대만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북한과 중국이 동시 침공해서 경기도, 강원도는 북한에게 주고 충청도 이남은 중국이 가져가는 것도 망상만은 아닐 것입니다.
이 경우 일본이 참전해서 겉으로는 한국을 구원한다면서 실제로는 완충지대를 만든다고 경상도와 제주도로 쳐들어올지도 모릅니다.
이런 각자도생의 냉엄한, 구한말과 같은 외교환경이 전개되고 있는 이 때에 우리 대통령은 사랑꾼으로서의 역살을 다하기 위해 대통령이 된 것만 같습니다.
여러모로 걱정되는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