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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혈청년 훈 Jul 18. 2021

[시사잡설] 좋은 정책, 나쁜 정책, 이상한 정책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 수 없는 정책

1. 명확한 목표 설정의 중요성


기획, 전략, 정책 등 어떤 조직이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우선 목표가 명확해야 합니다.

목표가 명확하지 않고 아이디어 모색단계에 머물러 있거나 화려한 미사여구나 그럴싸한 말들로 포장된 것은 목표가 아닙니다.

그런 목표는 조직에 해악을 끼치기 때문에 쓰레기통에 당장 내다버려야하고 발안자는 교체를 검토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ESG를 강화하자!"란 말은 아무 의미가 없는 말입니다.

이 말에는 1. 왜 ESG를 강화해야 하는지, 2. ESG를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3. ESG를 강화해서 얻는 이점이 무엇인지, 4. ESG를 언제까지 강화할 것인지 등이 모두 빠져있기 때문입니다.


목표란 "우리 회사의 핵심제품 A는 가격탄력성이 매우 높은 제품인데 최근 소비자의 트랜드, 인식은 ESG를 중시하는 쪽으로 진화하였고 경쟁업체 B가 ESG 관리에 실패하여 최근 매각된 점을 고려하면 ESG 강화는 회사에 위기관리와 점유율 확대를 위해 지금 바로 전사적 역량으로 추진해야 힌다."와 같은 것을 말합니다.



2. 제대로 된 목표설정의 핵심은 다양한 이해관계자 고려에 있다.


목표설정의 방법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도자의 단독결정이어도 좋고, 수뇌부 회의를 거친 것이어도 좋고, 백가쟁명식 토론을 거친 것이어도 좋고, 제안에 의한 것이어도 좋습니다.

어떤 방법을 통하든 각 구성원, 이해관계자의 입장이 반영되어 있기만 하면 됩니다.

말은 쉽지만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국민 모두가 이익만 보는 정책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반대로 국민 대다수가 손해를 보고 극소수의 사람들만 이익을 보는 정책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죠.

가장 이상적인 것은 손해를 보게 되는 사람마저 동의하는 정책을 내놓는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최소한 그런 사람들을 억제하고 정책추진 동력을 유지할 만큼은 지지세력을 모아야 합니다.


최근 실패한 것으로 대다수의 국민이 인정하고 있고 심지어는 여당 일각에서도 인정하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의 최대 요인은 "수단"이어야 할 부동산 집값 잡기가 "목적"이 되어버리면서 부동산 집값도 잡지 못하고 실수요자에게 최악의 결과를 가져다 준 정책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집값을 잡는 방법에는 일각에서 주장하는 대규모 공급을 통하는 방법도 있고 기존 보유자들의 부담을 높여서 이들이 매물을 내놓게 함으로써 집값을 잡는 방법도 있을 수 있습니다.

개발이익에 관계된 세력은 전자의 방법만이 절대진리인 것처럼 주장하고 여론을 호도하고 있으나, 저는 후자의 방법도 제대로 설계되기만 했더라면 한 번 해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목적이 무엇인지조차 명확히 하지 않고 정책수혜자가 누구인지, 시장참여자들은 어떤 입장인지를 고려하지 않다보니 모든 부동산 정책이 세수확보에 있었던 것 아니냐는 말까지 듣는 상황으로 왔다는 점입니다.


1. 다주택자가 집을 내놓게 하려면 종부세 보유세 부담을 다주택자를 타깃으로 먼저 올리고 시행도 전격적으로 하고,

2. 다주택자가 무주택자에게 저렴하게 공급되도록 무주택자에게 매도할 경우에는 양도세를 감면하는 조치와,

3. 무주택자가 다주택자의 매물을 받아낼 수 있도록 LTV, DTI 규제도 일률적으로 할 게 아니라 무주택자에 한해서는 소득조건 없이 일률적으로 10~20% 완화해주었더라면 적어도 지금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지 않았을까 아쉽게 생각합니다.


물론 이렇게 하면 당연히 일부의 반발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처럼 집값도 못 잡고, 지지세력도 다 잃어버리는 최악의 사태는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집권세력은 국민들이 정부와 여당의 행태를 더 이상 '의도는 선하나 역량부족'이 아니라 '고의범', '확신범'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3. 실행되지 않을 계획은 없느니만 못하다.


실행도 되지 않을 계획이나 목표는 그것을 세우는데 드는 시간과 노력이 아까우기에 처음부터 없는 것이 낫습니다.

1과 2를 충족하는 의심의 여지없는 완벽한 플랜이 나오더라도 그건 미국에서나 실행 가능하다 하는 계획이면 그게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실행가능한 계획을 짜기 위해서도 결국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진지한 분석과 성찰이 필요합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 누가 일해야 하는지, 그 사람들이 더 편하게 일하려면 무엇을 도와주면 되는지? 

그런 점을 고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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