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람의 얼굴을 봤을 뿐, 시대의 모습을 보지 못했소. 시시각각 변하는 파도만 본 격이지. 바람을 보아야 하는데. 파도를 만드는 건 바람인데 말이오. 당신들은 그저 높은 파도를 잠시 탔을 뿐이오. 우린 그저 낮게 쓸려가고 있는 중이었소만. 뭐 언젠간 오를 날이 있지 않겠소. 높이오른 파도가 언젠간 부서지듯이 말이오."
https://www.youtube.com/shorts/WMSTKal4kR0
영화 관상의 송강호 대사입니다.
우리는 일이 너무나 바쁘다는 핑계로 눈 앞의 사람만 봅니다.
파도를 보는 격이죠.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시대의 변화입니다.
결국 파도를 더 거칠게 만드는 것도, 잠잠하게 하는 것도 시대라는 바람의 역할이니까요.
시대의 거대한 파도에 정면으로 맞서기보다 파도를 타야 합니다.
그런데 파도를 타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그리고 어디까지 포기해야 할까요?
때로는 파도에 부숴질지언정 바꾸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있을까요?
타고 있던 배는 얼마든지 버리거나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무배가 약해서 부서질 것 같으면 강철선으로 바꿔야겠지요.
그런데 더 세게 오는 파도에 내가 타고 있는 나무배가 2명분을 견디지 못할 것 같다고 같이 타고 있던 사람을 바다에 던져버릴 수 있을까요?
그 경우는 2명이 탈 수 있는 배를 새로 구해서 타려고 노력할 일이지, 지금까지 같이 타고 있던 다른 한 명을 던져버릴 일은 아니지 않을까요?
부모가 어린 자녀를 데리고 동반자살을 시도하는 기사가 지금도 간간히 나옵니다.
우리가 할 일은 바람을 먼저 읽고 변화할 파도에 대응하고 배를 바꾸는 것이지, 함께 타고 있던 사람을 밀어내고 나 혼자 살려는 선택은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