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사잡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열혈청년 훈 Oct 15. 2021

[시사잡설] 이낙연 후보의 민주당 경선 패인에 대하여

다음에는 보완하여 더 큰 일을 해주시기를 바라며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끝났습니다.

이번 정부가 시작되고 상당기간 여론조사 1위, 상위권을 유지했었던 이낙연 후보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지 못했습니다.

지지자나 이낙연 후보 모두 적잖은 아쉬움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모쪼록 마음을 잘 추스르시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랜만의 시사잡설로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의 이낙연 후보의 패배 원인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1. 시대흐름, 시대정신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어떤 큰 일의 성패에서 본인의 노력 외에 환경이 차지하는 것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농구의 신인 마이클 조던이라 하더라도 야구를 했을 때는 마이너리거였습니다.

메시에게도 축구가 아닌 농구를 시킨다면 NBA 데뷔조차 어려울지 모릅니다.

이처럼 본인의 재능과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그것을 발휘할 환경, 시대가 아니면 온전히 평가받고 선택받기 어렵습니다.


많은 이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이낙연 후보의 최대 강점은 풍부한 경험과 안정성이었습니다.

이러한 조건은 돌발변수가 적은 국내외 정치, 경제, 안보환경이 안정적인 상황에서는 최상의 조건일 것입니다.

그러나 저출산고령화, 4차 산업혁명시대, G2충돌, 코로나19 등 현재 국내외 정세는 그야말로 혼돈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새로운 돌발변수들에 대한 빠른 판단과 실행력이 중시되는데 그런 부분이 이낙연 후보의 강점으로는 잘 인식되지 않았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서두에 적었듯 적지 않은 기간 동안 이낙연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1위 등 상위권을 달리고 있었습니다.

이낙연 후보의 지지율은 큰 틀에서 대통령, 민주당의 지지율과 연동되어 움직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요? 그리고 이런 부분에서 기회가 있었던 것 아닐까요?



2. 문재인 정부와 동화되다.


이낙연 후보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상당기간을 국무총리, 여당 당대표를 지냈습니다.

좋든싫든, 원했건 원하지 않았건 문재인 정부와 정치적 운명을 같이 하게  것이죠.


만약 문재인 정부가 대체적으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이낙연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승계, 발전시킬 최적임자란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 말은 반대로, 만약 문재인 정부가 실패했다고 생각한다면 이낙연 후보는 절대 표를 줄 수 없다는 말과도 이어집니다.

이낙연 후보 및 지지자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입니다만, 경선결과는 후자로 나타났다고 생각됩니다.


최저임금의 급격하고 가파른 인상,

정권이 시작된 후 3년이나 지난 뒤의 언론개혁 추진,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임대료 인상 가능성을 지적했음에도 보완책 없이 임대차3법 시행,

시장에 풀린 유동성, 실수요자의 수요 및 공급량을 직시하지 못하고 보궐선거 패배 시까지도 변하지 않았던 부동산 정책 등등


물론 문재인 정부의 난맥상이 절대 이낙연 후보 혼자의 책임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대통령을 제외하면 책임이 큰 사람 중 한 명이라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세 번째 원인과 연관되는 문제인데, 만약 이낙연 후보께서 위에 언급한 실패사례 중 단 한 건이라도 다른 목소리를 내고 관철시켰다면 어쩌면 결과는 다를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3. 반드시 이낙연이어야 한다는 이유가 없었다.


임기 말의 기존 권력과 각을 세우는 것

유력한 차기주자들이 자기 존재감을 키우는 왕도적인 방법입니다.

그러나 이낙연 후보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제 기억에 어느 기사에서 그런 권유를 받았던 것 같은데, 이낙연 후보는 그렇게까지 해서 대통령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인상 깊게 보았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무조건적인 각을 세우는 것은 분명히 지양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대통령이나 집권당에서 잘못된 현실인식을 갖고 있거나 민심과 심하게 괴리되고 있다면, 마땅히 책임 있는 자리에 계셨으니 간언 하시는 게 옳았습니다.

그렇게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 같은 일반 민초들은 공식적으로 드러난 것과 실제 행동만을 보는데 어쨌건 그런 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낙연 후보는 흠잡을 곳 없는 이력의 소유자입니다.

이 점은 중간에 사퇴하신 정세균 후보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이력이 아차 잘못하면 기득권의 대표자로 보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미 지나간 일이긴 하지만 만약 서울시장,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당헌, 당규를 고치지 않고 후보를 내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그랬다면 이낙연 후보의 원리원칙을 존중하는 이미지,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고 눈앞의 정치적 이득에 좌우되지 않는 정치인이란 이미지를 더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물론 그 대신에 두 곳의 시장은 확실히 내주었겠지만, 어차피 당시 여론상 이기기 어렵기도 했고 설령 그때 이긴 들 그게 대선으로 직행하는 정도의 의미를 가졌을지 모르겠습니다.



비록 이번에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지는 못했으나, 이낙연 후보님이 대통령감 자체가 아니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다만 이런 점을 좀 더 보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간단히 제 생각을 한 번 써보았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시사잡설] 넌 ~~만 잘하면 돼, 대한민국을 망치는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