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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혈청년 훈 Nov 06. 2021

[시사잡설] 20대 대선은 2040이 결정한다

연령별 인구, 투표율 및 선거결과로 예측하는 20대 대선 결과 미리보기

어제 국민의힘 20대 대선 대통령 후보로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었습니다.

윤후보님께 축하드리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좋은 나라를 만들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아쉽게 선택을 받지 못한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후보님께도 수고하셨고 앞으로도 우리 나라를 위해서 애써주시면 좋겠다는 말씀 올리고 싶습니다.


이제 여당은 이재명 후보, 제1야당은 윤석열 후보로 결정된 가운데 20대 대선에 대한 결과를 연령별 인구, 투표율에 근거해서 예측해보고자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번 대선은 2040이 결정할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3가지 입니다.


1. 2040 인구는 2,209만명인 반면, 60대 이상 인구는 1,292만명으로 2040이 60대 이상 대비 약 1.7배 많은 점

2. 08년 이후 주요 선거에서 2040의 투표율과 국민의힘 선거결과의 상관관계

3. 2040과 60대 이상 그리고 50대의 투표성향 차이


우선 제가 아침에 일어나 만든 아래 표를 봐주십시오.

지금부터 쓰는 제 글은 모두 이 표에 근거하여 이뤄집니다.



1. 2040 인구는 2,209만명인 반면, 60대 이상 인구는 1,292만명으로 2040이 60대 이상 대비 약 1.7배 많은 점


2040 인구는 2,209만명으로 19세 이상 인구 4,363만명 중 약 50.6%를 차지해 과반을 넘기고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2040을 다 잡고 50대 이상 인구에서 표를 모두 잃어도 무조건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입니다.

이것만 보아도 2040을 잡아야 하는 이유는 자명합니다.

 

이에 대해 "2040은 투표를 덜하고 놀러가는 반면, 60대 이상은 다들 투표를 하지 않느냐? 단순히 절대적 인구수 비교로는 생각할 수 없다"는 반론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저 표를 먼저 만들고 스스로의 생각을 검증해본 것입니다.

막연하고 추상적인 통념이 아닌, 부정하기 어려운 숫자와 선거결과를 살펴보겠습니다.



2. 08년 이후 주요 선거에서 2040의 투표율과 국민의힘 선거결과의 상관관계


저도 표를 만들며 깨달은 놀라운 사실이 있습니다.

2030 투표율이 50%를 돌파한 전국 단위 주요선거에서 국민의힘은 단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2040 투표율이 증가하면 할수록 국민의힘은 계속 패배를 반복했습니다.


2008년에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20대는 28.55%, 30대는 35.2%, 40대는 47.9%의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투표율을 기록한 반면, 60대 이상은 65.5%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습니다.

선거결과는 167석(친박연대 포함) VS 81석(통합민주당)으로 현)국민의힘이 과반을 가져감은 물론 더블스코어의 압승을 거뒀습니다.


2012년에 치러진 19대 총선에서 현)국민의힘은 152석으로 과반을 유지하기는 했으나 현)더불어민주당이 127석을 차지하며 무려 46석을 늘리는 선전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선거에서 60대 이상 투표율은 68.65%로 19대보다 다소 높아졌으나, 2040은 20대 41.65%, 30대 45.45%, 40대 52.6%로 투표율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선거결과와 2040의 투표율 증가의 상관관계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 오히려 무리한 해석일 것입니다.


그리고 2040의 투표율이 50%를 넘긴 2016년 20대 총선에서 현)더불어민주당은 123석을 얻어 이전에 비해 30석이 줄어들어 122석에 그친 현)국민의힘을 누르고 원내 1당을 차지합니다.

이후에도 이 추세는 이어져 2040이 60% 전후의 투표율을 기록한 2020년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무려 180석을 얻는 역대급 대승을 거두게 됩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인구규모에서 2040은 60대 이상보다 약 1.7배 많은 집단이고, 이런 2040의 투표율이 증가와 국민의힘의 전국단위 선거 패배 사이에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이번 20대 대선 또한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2040의 투표율은 19대 대선과 비슷하거나 적어도 21대 총선보다는 높을 것이므로 이번 선거 또한 2040이 선거결과를 좌우할 것입니다.


  

3. 2040과 60대 이상 그리고 50대의 투표성향 차이


그러면 이러한 2040은 어떤 세대적 특성을 갖고 있을까요?

첫째, 민주주의에 대한 교육을 확실히 받았으며 정치적 효능감을 체험했다.

둘째, 사다리 걷어차기 등 사회구조의 부조리함에 문제의식을 가진 세대다.

셋째, "우리가 남이가?!"라는 집단의식, 연고의식보다 계약관계, 능력주의가 더 친숙한 세대다.


2040이 투표를 시작한 이래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2007년 대선에서 반값등록금이 공약으로 다뤄진 이후 대학들은 등록금을 12년간 동결해오고 있습니다.

(https://www.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70444)

2011년에는 서울시에서 무상급식을 걸고 주민투표 청구가 이뤄지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사퇴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2011년 시작된 서울시 무상급식은 현재 전국적으로 확산되었습니다.

2002년에는 효순이, 미선이 추모집회, 2008년에는 광우병 촛불집회, 2014년에는 세월호, 2016년에는 탄핵 촛불집회 등을 경험한 것이 2040세대입니다.


2040은 어릴적부터 사회문제와 정치적 이슈에서 자기들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었고 이를 통해 무언가가 바뀌고 달라지는 정치적 효능감을 경험한 세대라는 점이 60대 이상과 가장 다릅니다.

여기서 '정치적 효능감은 60대 이상도 느낀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60대 이상에서 생각하는 정치적 효능감은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군부독재 정권이 일방적으로 진행한 것을 단지 누린 것으로서, 스스로가 조직화하여 목소리를 내고 정치권이 이에 반응한 것과는 결이 다릅니다.


두번째로 2040은 사회의 구조적 부조리함에 눈을 뜬 집단적 세대란 점입니다.

먹고사는 문제의 핵심인 일자리, 그 중에서도 근로자에 한 번 초점을 맞춰보겠습니다.

1996년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은 일부 제한을 두기는 했으나 정리해고를 법제화하고 파견근로제를 도입하였으며 파업기간 중 임금미지급 및 대체근로 도입을 날치기로 통과시켰습니다.

그리고 이는 1997년 IMF와 맞물리며 이후 2000년대부터 현재까지도 우리나라에 끊이지 않는 비정규직 문제의 근원이 됩니다.


문제는 이러한 조치가 이제 사회에 진출하는 2040세대에게는 치명타로 작용했다는 점입니다.

60대 이상 또한 IMF 와중에 일부 정리해고를 당하는 아픔을 겪었으나 거기서 살아남은 60대 이상 대부분은 속한 조직에서 간부급으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반면에, 2040세대는 60대 이상은 겪어보지 않았고 겪을 필요도 없었던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새로운 싸움에 내몰리게 됩니다.

이전이었다면 단순 노무업무, 단순 반복업무라 할지라도 똑같이 정규직으로 각종 복지혜택, 장기근속 및 호봉승급 혜택을 누릴 수 있었던 일자리가 2040 세대들은 비정규직, 파견직이 되어 열악한 처우로 내몰렸던 것입니다.


2010년 전후까지만 해도 개인의 노오오력이 부족하다는 프레임이 위력을 발휘했고 자기계발서가 베스트셀러자리를 심심치 않게 차지했으나, 이제 더 이상 2040 누구도 이런 시각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예가 2010년 출판되어 베스트 셀러였던 "아프니까 청춘이다"란 책에 대한 평가의 변화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첫 번째와 두 번째 이유로 인해 2040에게는 집단주의, 연고주의가 잘 먹히지 않습니다.

물론 개인 단위에서는 그게 통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세대별 특성으로는 아니란 것입니다.

이런 것은 XX동향회, XX전우회 또는 종교모임 등등 그간 집단주의, 연고주의를 대표하는 각종 모임에 대한 2040의 무관심한, 때로는 냉소적인 시각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2040에게 중요한 것은 당장의 나의 생존, 생활과 직결되는 사회구조적인 제도를 누가 잘 변화시켜 줄 것인가? 이 점에 관심이 집중된다고 보아야 합니다.



4. 마치며


제 생각에 홍준표 또는 유승민 후보가 아닌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당선됨으로써, 이제 18대 대선은 50:50 싸움으로 돌아갔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국민의힘 경선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석열 후보에 대한 2040 지지층의 표심 때문입니다.

 

MBN/매일경제가 알앤써치에 의뢰하여 4일 발표한 여론조사를 한 번 보겠습니다.

(https://www.nesdc.go.kr/portal/bbs/B0000005/view.do?nttId=9202&menuNo=200467&searchTime=&sdate=&edate=&pdate=&pollGubuncd=&searchCnd=&searchWrd=&pageIndex=1)


정당지지율을 보면,

18세 이상 20대는 국민의힘에 35.8%의 지지를 보냈으나 더불어민주당에는 불과 17.5%만 지지했고,

30대는 국민의힘 34%, 더불어민주당 30.3%로 3.7%차로 국민의 힘 지지를,

40대만 국민의힘 30.7%, 더불어민주당 35.9%로 5.2%차로 더불어민주당 지지를 보냈음을 알 수 있습니다.

60대 이상에서 국민의힘 53.5%, 더불어민주당 23.8%인 것을 감안하면, 2030 + 60대 이상의 지지를 합쳤을 때 20대 대선은 국민의힘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듯 보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18세 이상 20대는 22.8%, 30대는 20.5%, 40대는 27%인 반면, 홍준표 후보는 18세 이상 20대에서 43.2%, 30대에서 41.6%, 40대에서 40.2%로 윤석열 후보보다 거의 2배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위 여론조사 결과가 더불어민주당은 더 이상 싫지만 기득권을 용인할 생각도 없는 2040 세대가 기존 국민의힘 주류세력이 지지하는 윤석열 후보가 아닌 홍준표 후보를 선택했던 것이라고 한다면, 이제 20대 대선은 다시금 50:50의 상태로 돌아갔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홍준표나 유승민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었다면, 2040 세대의 지지에 당을 보고 투표하는 60대 이상 세대 특성상 치명적인 실수가 없는 한 무난히 정권을 되찾았을 것이나, 이제는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남은 대선기간 중 2040 세대의 표심을 누가 정확히 파악하고 잡느냐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언제나처럼 여러분의 생각을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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