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게 했던 질문들에 대하여
배우를 꿈꾸던 나는 오랫동안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해 고민해왔다. 이 세계는 꿈을 좇는 수많은 청년들에게 매혹적인 동시에, 때로는 잔혹하기까지 한 무대다. 단 1%의 가능성을 향한 수많은 도전 속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상처받고, 때로는 좌절한다. 그들을 지켜보며, 나 또한 이 산업의 본질에 대해 질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엔터테인먼트를 본질적으로 ‘매력’, 더 정확히 말하면 ‘성의 상품화’와 맞닿아 있는 산업이라고 본다. 마케팅의 영역에서도 엔터테인먼트는 결코 빠질 수 없는 강력한 축이다. 내가 사랑하는 일이자 나의 주 활동 무대인 엔터테인먼트와 마케팅 분야는 종종 '돈'과 '여성'이라는 키워드로 가장 화제가 많은 사업군이라고 생각이 된다.
최근 몇몇 사건들—예컨대, 유명 기획사 대표와 신인 여성 아티스트 간의 논란이나, 미성년 시절부터 이어져온 관계 속에서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린 두 배우의 사례—만 보더라도 현재 우리 사회에 성관념과 사랑에 대한 가치가 훼손되었는가 느낄 수 있다. 사랑과 인간관계가 순수한 감정의 교류가 아닌 사회적 자본과 권력, 더 나아가 성적 대상화의 시선 속에서 소비되고 있다는 현실이 씁쓸하게 다가왔다.
소주 한잔이 주량인 나는 최대한 술자리는 피해다니지만 그래도 알게 되는 업계이야기들이 생긴다. 내 친구들 중에는 유명연예인과 마약을 했던 이야기가 자랑인 친구들도 있다. 그런 정신세계를 들어주다보면 사랑에 대한 의문이 깊어진다.
여러 비지니스 관계와 현 사업의 중심에 서서, 이러한 시대에 고민이 깊었다.
종종 예쁜 공주님들이 똑똑한 꾀에 잘못빠지는 경우들을 더러 보았고, '네가 가장 사랑해야하는 첫번째 존재는 바로 너 자신이라는 것을. 사랑은 기대지 않는 어른의 마음으로 서로를 보살펴 줄 수 있는 행위'라는 것을 여자로, 언니로 이야기 하고 싶었다.
그게 두 공주님(여동생들)을 모시고 있는 내가 '더 레드'편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였다. 그리고 이 메시지를 기반으로, 현 산업 안의 비합리적인 구조를 조금씩 바꾸고 싶다는 신념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나는 이제 아주 작은 지식으로, 각자의 매력으로, 너무나도 쉽게 모두가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 회사가 인플루언서를 발굴·양성하고자 하는 취지 역시 같은 맥락에 있다. 변화하는 현 시장트렌드를 활용해 더 많은 아티스트를 배양하고, 그들의 브랜드화를 지원하고 문화사업의 구조를 개편 것. 그것이 우리의 핵심목표이다.
“당신이 뭔데 시장을 바꾸겠다고 선포하는가? 그럴 능력이 있는 사람인가?”라고 묻는다면
솔직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정말 이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인지조차도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처음에는 호기심이었다. 몇몇 어린 연예인들이 수억대의 자본을 형성하는 것에 왜 불평등을 논하지 않을까? 그저 운과 기회의 차이로 이해할 수 없었고, 정확히 설명되지 않는 구조적 모순을 내 성격상 직접 부딪혀 봐야만 했다.
또, 하나의 다른 이유는
좋은 드라마 한 편이 가정의 평화를 만들기도 하고, 역사를 잊고 있던 우리에게 선조들의 정신을 일깨워 주기도 한다. 문화는 아주 조용히 우리를 바꾸는 힘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렇게, 사람들의 삶에 조용히 스며들어 변화를 만들어내는 ‘문화’의 힘을 믿는다. 그래서 그 문화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문화산업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그리고 자본과 예술의 관계는 어떠한가?’
그 질문이 나를 수많은 사업가들과 만나게 만들었다. 그러나 아직도 풀지 못한 숙제같다. ㅎㅎ
비지니스의 공평한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주장하는 나 또한 자본 앞에서 기회를 공평하게 정의하지 못할 때가 있다. 시장에서 공평함이란, 올바름이란 무엇일까? 아직 어린 사업가인 나에게는 어려운 질문들이 많다. 그러나 바쁜 현업을 핑계로 이제는 잠시 스치는 질문들에 이전보다 고민의 시간이 짧아졌다. 어쩌면 이전보다 세상을 경험하면서 나만의 답을 내려 그런 것 같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언젠가 이런 모든 고민을 모아 유튜브나 팟캐스트를 통해 사랑과 돈, 그리고 자아에 대한 주제로 더 많은 젊은 세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가장 상처받기 쉬운 주제이자, 올바름의 기준이 가장 필요로 되는 어려운 이야기인 것 같다. 그러나, AI가 인간보다 더 나은 지적체계와 지식수준을 가지고 있는 이 시대 하나의 사람으로서 가져야 하는 능력이 이러한 '도덕'과 '지혜'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는 나의 답이 틀렸을 수도 모른다. 그러나 공항을 겪으며 매일 울면서 나를 미워했던 시간들에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아등바등 몸부림치던 민주에게 필요했던 메세지를 어딘가 적어놓으면, 또 누군가는 살지 않을까 한다. 여전히 삶에 의욕이 적고, 주어진 책임들이 싫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은 불편하다.
그래도 이왕 살아야 한다면, 내면의 소리에 조용히 귀 기울이고 내 삶에 불필요하다고 느끼는 질문들에 자신만의 예술을 더할 수 있길 바란다. 그렇게 나를 먼저 용서해야지만 올바르게 사회를 정의하는 '시야'와 더 많은 사람을 포용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타인에게 인정받기 좋아하고,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꾸며내는 허영과 에고를 내려놓아야 진정한 용서와 '사실'과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용기를 얻게된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거짓말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 부자는 없다. 돈은 소비자의 신뢰를 거래하는 가치교환 수단이 아닌가?
세상 모든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은 결국 온다.
그래서 나는 앞선 질문을 받을 때면—
“당신이 뭔데 시장을 바꾸겠다고 선포하는가? 그럴 능력이 있는 사람인가?”
이렇게 답하는 편이다.
“저는 그저, 하늘이 제게 준 책임을 묵묵히 감당해나가고 있는 보통의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