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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gon Huh Aug 20. 2017

#00. 멋진 중년 남자는 다 어디로 갔을까?

Finding decent old man 

기획 기사를 열며- 

남의 일에 간섭하지말고, 소외된 사람의 권리를 위해 나한테 남는 권력을 쓸 줄 아는 남자. 

요새 아재, 개저씨 같은 말을 심심찮게 듣는데 나는 이렇게 세대 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혐오스러운 단어를 싫어한다. 나보다 나이가 많고, 나와 다른 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사실이 그와 나를 구분 지을 수는 있지만 그 차이를 빌미로 상대를 싫어하고 고립시켜서야 되겠나.

그런데 개저씨라는 말을 들어도 마땅한 사람들이 이 세상에 더러 존재하는 것도 부인하기 힘든 시대에 살고 있다. 젊을 때는 젊어서 철이 없어도 이해를 하는데, 정신적인 성장을 거부하고 기형적인 형태로 몸만 늙어버린, 미성숙한 인간들이 곳곳에 존재하는 것이다. 여자든 남자든 그게 누구든 간에 말이다. 


주로 공개적으로 비공개적으로 다수로부터 욕을 먹는 연령대와 성별의 콤비네이션은 
자기중심적인 젊은 엄마 +  안하무인의 중년 남성이 비율적으로 우세하는 듯 보인다. 

그중에서도 젊은 세대가 혐오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나이 든 남자들의 특징을 한번 뜯어보면 이렇다.

- 무식하다 
- 남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이 이기적이다
- 권위적이다 (권위가 무슨 뜻인지는 모르는 것 같은 사람들이 꼭 권위를 따지는 특성도 있다)
- 겸손함의 미덕이 부족하고 시야가 좁다 
- 자기관리가 전혀 되어있지 않다


사실 이거는 나이와 성별과 무관하게 '저러면 안 된다'
그런데 유독 중년 남성에게서 많이 보이는 이유는 무얼까? 그들이 왜 저런 지경에 이르렀는가를 탐구하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에너지가 드는 반면 별로 건질 것은 없다는 게 내 판단이다. 저런 사람들을 연구하는 목적이라면 '저러면 안 된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서일 텐데 정작 바꾸는 것 자체가 불능인 상태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래서 반대 지점에서 시작해보려고 한다. 

멋진 중년 남자를 기억해 내고, 그들과의 스토리를 글로 기록해나가는 일이다. 

뭐 그렇게 거창한 기획도 아니고 산뜻하지도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중년 남자가 건강한 사회가 미래가 밝은 사회라고 생각한다. 젊을 때는 젊어서 괜찮다. 나이가 들어서 중년에 대한 준비 없이 바로 노년으로 가야 한다면 우리는 갑자기 늙은 채 쓸모없이 보내야 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진다. 그러면 사회가 전체적으로 노화가 빨리 오고 활력이 사라진다. 젊은이들도 중년에 대한 존경과 선망이 사라지는 순간 갈 길을 잃고 방황하게 될 테고 말이다.


사회가 전반적으로 '보고 배울 사람'에 대한 폭이 빠르게 좁아지는 것을 느낀다.

어쩌면 '나이 드는 것' 자체를 거부하고 부정적으로만 치부하는 인식이 어느샌가 자리 잡은 게 아닌가 싶은 자각도 든다. 젊은 사람들은 늙기를 두려워하고, 이미 늙어있는 사람들을 싫어한다. 바로 훗날 자신의 모습인데 말이다. 미디어에서 어떤 식으로 중년 남성을 그리고 있는지 가끔 들여다보면 소름이 돋는다. 



멋진 남자, 멋진 여자. 알고 보면 주변에 많다. 

멋진 중년, 멋진 노년도 마찬가지고, 속이 꽉 찬 어린이나 청소년도 많다. 아름다운 청년은 말할 것도 없고. 

한 살부터 백 살 까지, 그 나이에 걸맞은 과정이 있는데 30살을 넘어가면 자기 얼굴마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어른의 숙명이다. 그런데 주름살을 지우기 위한 노력만큼, 그늘진 마음과 구겨진 삶의 면면을 펴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런 회의주의를 타파하기 위해서 내가 시작하려는 글은 내가 만난 멋진 중년 남성들에 대한 이야기다. 


틈틈이 써보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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