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퇴사학교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티거 Jang Jul 19. 2019

CEO의 가장 중요한 일


CEO가 해야 할 여러 일들 중 가장 중요한 것 한가지를 꼽으라면 HR인 것 같다.

좋은 사람을 모시기. 그리고 그들이 잘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 만들기.

지난 3년간 사업을 하면서 숱한 퇴사자를 만나면서 조직문화야말로 정말 핵심 중의 핵심이라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퇴사학교 선생님이자 가치크리에이션 박앤디 대표님을 모시고 조직문화를 위한 강점 팀워크숍을 진행하였다. Strengths Finder 테스트를 통해 각자의 강점 Top5를 도출하고 선생님이 3시간동안 퍼실리테이션을 해주셨다.

팀원들 간에 서로의 업무스타일을 좀 더 이해하고, 어떤 방식으로 협업하면 되는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시간 관계상 여러 강점 중에서 각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 중심으로 진행하였다.

CEO로서 챙겨야 할, 우리팀에서 발견한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CEO

'성취(Achiever)'가 중요하다. 목표를 정했으면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 제한된 자원과 시간 하에 선택과 집중을 하여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에 익숙하나, 상대적으로 과정을 덜 고려하거나 변동이 많아지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아마 창업가라는 환경 탓도 있겠지만, 돌아보면 내 인생도 항상 목표 달성 중심이었던 것 같다. 10대는 수능, 20대는 취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 이후 갈 길을 알지 못하여 퇴사를 하였다. 그리고 '출간'이라는 목표, '창업'이라는 목표, 팀빌딩, 투자, 매출 등 매번 어떤 목표를 설정하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리더로서 당연히 요구되는 것이고 특히 창업가일수록 단기/장기 목표로 돌격 앞으로 해야 하지만, 그것이 자칫하면 목표달성이 안 될 경우의 조급함과 압박감으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스스로 변수가 많은 사업 환경에서 적응하고 좀 더 유연하고 여유 있게 대응하는 법을 배워야 함을 깨달았다.


CGO

'발상(Ideation)'이 중요하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전략, 생각이 많다. 기존의 것을 답습하기보다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시도하고 도전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다만 너무 많은 아이디어가 산발적이 될 수 있어 적절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가장 효율이 많이 나고 집중할 수 있는 분야를 같이 협의하여 정할 수 있다면, 다른 강점들과 결합하여 가장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리고 매번 같이 논의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발산하고 또 숙고하고 이후 수렴하여 실행하는 등의 프로세스를 주기적으로 가져가면 좋을 것 같다.


CTO

'수집(Input)'이 중요하다. 평상시에 정보를 많이 수집하며 Best Practice 등 다양한 기술/방법/프로세스 등을 공부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평소에 늘 정보를 모으고 대비하기 때문에 다양한 변수나 이슈들에 대해 늘 대비책이 있다. 다만 역시 너무 많은 정보 속에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급변하는 스타트업 기술 환경 속에서 가장 효과적인 개발 구현 방식을 찾는데 탁월하며, 특히 데이터 분석 및 AI/머신러닝 활용 관점에서 우리의 경험치가 쌓일수록 더 강점이 강해지리라 생각한다.


프론트 엔지니어

'책임(Responsibility)'이 중요하다. 맡은 일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고 상대방의 불편한 점을 쉽게 발견하며 주도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한다. 그러다보니 자의 반/타의 반으로 맡게 되는 일이 계속 늘어나고 오버워킹과 번아웃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의 우선순위와 자원배분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스스로 약속 엄수에 대한 기준치가 높기 때문에 격려와 지지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사실 우리 팀이 다들 전반적으로 '책임'감이 유독 강한 편인데, 처음부터 알아서 책임지고 성장하는 인재상만을 추구하기 때문인 것 같다. 신입사원 때 나의 모토 역시 '누가 보지 않아도 믿을 수 있게 일하는' 이었으니. 우리 팀원들도 다들 비슷하다. 다만 그러다 보니 자기주도성과 책임감이 더 큰데, 팀 안에서 같이 조율하고 특히 CEO가 업무 목표 및 범위에 대한 가이드를 잘 조율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디자이너

'최상화(Maximizer)'가 중요하다. 꼭 필요한 것에만 집중하여 완성도를 높이는 데 탁월하다. 우선순위와 효율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자기 일만 하거나 노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이 때 뭐하고 있냐고 닥달하는 것이 아니라 가만히 기다려야 한다. 우선순위와 기한만 잘 협의한다면 이후에는 알아서 일을 완결짓는다. 그것도 높은 퀄리티로.

다만 때로는 높은 퀄리티의 완결을 기다리기보다, 일단 70% 수준으로 빠르게 테스트하거나 중간에 갑작스럽게 변동되는 경우도 있으니 이 때는 같이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운영 매니저

'포용(Includer)'이 중요하다. 다 함께 같이 가는 거다. 일도 다양한 일에 대해 부담이 없고 오픈 마인드로 뭐든지 배우고 개발하려고 한다. 다만 서로 다른 온갖 일들이 몰리면 산만하고 느려질 수 있다. 역시나 할 일에 대한 우선순위와 가급적 한 번에 하나씩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점차 경력이 쌓이고 사업이 성장할수록 그런 기회를 더 늘려 나가야 할 것이다.




물론 이 외에도 각자 더 많고 다양한 강점이 있지만, 시간 관계상 우선 샘플로 1개씩만 논의를 하였다. 팀 전반적인 조직문화 역시 추후 별도로 다룰 예정이다. 

다만 좋은 사람을 모시고 잘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서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먼저인 것 같다. 

CEO인 나에게도 팀원들을 조금은 더 이해하며 협업할 수 있는 기회였고, 무엇보다 나 자신이 현재 생각하는 매커니즘이 무엇인지를 점검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를 통해 보다 나은 팀워크와 조직문화를 위한 기초를 다질 수 있지 않을까.

기회가 된다면 추후 몇 개월 뒤 결과도 업데이트해 보도록 하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퇴사 후 4년, 커리어의 시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