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Business No.1487 - Business FOCUS 참고
금과 구리가 동반상승하는 일은 일반적이지 않다. 금은 전통적으로 위기에 강했다. 화폐가치가 떨어지고 주식시장이 불안해지면 위험 회피와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해 돈이 금으로 향했다. 반면 구리는 실물 경기가 양호할 때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스마트폰이나 자동차 등 소비 지표부터 건설, 제조업, 항만 등 인프라 투자가 늘면 원자재인 구리값이 상승했다. 구리값으로 경기 회복이나 침체를 전망할 수 있어 '닥터 코퍼' 라는 별명이 따라다니기도 한다.
구리는 광산 투자가 줄고 생산량이 부족해지자 가격이 급등했다. 여기에 새로운 수요처가 생겨나면서 구리 가격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중국 구리 제련소가 감산을 예고한 데다 인공지능 열풍으로 전력 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갑이 겹치면서 구리 가격은 올해만 27.12% 올랐다. 이뿐 아니라 2023년 10월 글렌코어는 호주 2위 구리 생산량을 기록하던 마운트 아이자 구리 광산 3개를 정광 고갈을 이유로 2025년 말까지 점진적으로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건 소비의 증가다. 우선 중국 정부가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발표했다. 구리는 가장 효율적인 산업용 금속이다. 건설, 제조, 항만 등 전력 설비가 필요한 모든 인프라에 구리가 들어간다. 구리의 전기전도는 은 다음으로 높다. 전도가 가장 높은 은은 공기 중에 산화되기 쉽고 산화 시 전기전도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무엇보다 비싸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하지만 구리는 은 대비 약 94%의 전기전도를 갖고 있으면서 가격은 은의 1.2% 수준이다. 구리가 대체불가능한 이유다. 알루미늄은 구리의 65% 전기전도도를 띠고 있지만 효율성이 급격하게 떨어져 전류 손실이 크기 때문에 구리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AI 열풍이 불면서 구리의 몸값은 더 비싸졌다. 데이터센터와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구리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AI 데이터센터에 꼭 필요한 건 두 가지다. 고성능 반도체와 이를 감당할 전력설비다. 구리는 반도체 원료로도, 전력설비에 들어가는 전선과 방열설비, 변압기의 재료로도 많은 양이 사용된다. 실제로 MS가 만든 시카고 데이터 센터의 구리 사용량을 분석해보니 총 2177톤의 구리가 사용됐다고 알려졌다.
<주요 구리 생산국>
1. 칠레 :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 전 세계 구리 생산량의 약27% 차지, 주요 구리광산으로는 에스콘디다(Escondida)와 콜라후아시(Collahuasi)가 있음
2. 페루 : 전 세계 구리 생산량의 약 10%를 차지하며, 주요 광산으로는 앵글로 아메리칸(Anglo American)의 켈라베코(Quellaveco)와 서던 코퍼(Southern Copper)의 티아 마리아(Tia Maria)가 있음
3. 콩고 민주 공화국 : 구리 생산량이 급증하고 있으며, 주요 프로젝트로는 이반호 마인즈(Ivanhoe Mines)와 지진 마이닝(Zijin Mining)이 공동 운영하는 카모아-카쿨라(Kamoa-Kakula) 프로젝트가 있음
4. 중국 : 주로 구리 소비국이지만 연간 약 1.7백만 메트릭 톤을 생산, 주요 구리광산으로는 지진산(Zijinshan)과 수광(Shuguang) 금구리 광산이 있음
5. 미국 : 연간 약 1.1백만 메트릭 톤을 생산하며, 주요 생산 지역으로는 애리조나, 뉴멕시코, 유타, 네바다 등이 있음
<구리 가격 동향 파악>
1. 인베스팅닷컴: 실시간 구리 선물 가격, 차트, 기술적 분석, 뉴스 등 제공
(https://kr.investing.com/commodities/copper)
2. 다음 금융 : 비철금속 시세 및 관련 뉴스를 확인
(https://m.finance.daum.net/domestic/sectors/theme/458)
3. 트레이딩 이코노믹스(Trading Economics) : 과거 데이터부터 현재까지의 구리 가격 추이를 차트와 함께 제공하며, 미래 전망도 확인할 수 있음
(https://ko.tradingeconomics.com/commodity/copp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