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버라이어티삶 Jun 14. 2022

하늘과 파라솔 때문에 속상해졌다

색깔이 하나도 안 맞잖아...ㅠ

요샌 미팅의 늪에 빠져서 허우적대고 있는 것 같아요. 회사의 모두가 다 이런 지경이니 누구한테 하소연하기도 참 그래요.

한창 코로나 재택근무를 할 때는 귓구멍에 꽂아넣은 이어폰 때문에 귀가 아플 지경이더니, 거의 매일 출근하고 있는 요즘은 하루가 끝나면 먼지 털려고 널려있다가 몽둥이로 두들겨 맞은 이불이 된 것 같아요.


오늘도 강남까지 가는 한시간, 돌아오는 한시간 반을 길에서 보냈더니, 넋이 나간거 같아요. 이상하게 돌아오는 길은 이렇게 오래 걸리네요. 예전 '달팽이'의 가사가 거의 맞네요.


 '거의'라고 하는 이유는 집에 오는 길은 '때론' 너무 길어.... 라고 했기 때문이어요. '때론'이 아니라 맨날 그러니까요.
꾸벅 졸다가 허둥지둥 버스에서 내렸을 때의 그 찌뿌둥함을 날려버리려고 탄산을 샀는데...

심지어 집에 오는 길의 절반 정도는 기억도 안나요. 버스에서 깜빡(?) 졸았나봐요. 살짝 멀미도 나는 것 같고, 기분도 영 찌뿌드드해서 편의점에서 콜라랑 무알콜 맥주를 하나 샀어요. 집 앞 파라솔 테이블에 털썩 걸터 앉아서 꿀렁꿀렁 들이키고 트림을 시원하게 했어요. 그랬더니 멀미기운이 좀 가시는 것 같아서요.


심호흡 같은 한숨을 한 번 푸욱- 내쉬고 뒷목을 등받이에 걸쳐 하늘을 올려봤어요. 내심 파라솔이 샛노란 색이니 파란 하늘이랑 같이 보면 이쁘겠지? 하는 기대가 있었나봐요. 근데 바로 실망했어요. 찌뿌둥한 하늘은 잿빛이고, 테이블을 둘러싼 아파트 색깔도 회색, 그리고 파라솔이 생각만큼 샛노랗지 않았네요.


제 기분이 어땠을지 상상이 가시나요? ㅠㅡㅠ 힘든 하루를 이렇게 칙칙하게 마무리 하다니...


집에 도착하자마자 옷만 겨우 갈아입고, 저녁 먹기 전에 잠깐 눈 붙이고 충전해야지...했는데 눈 떠보니 10시네요... 망했어요.


퇴근하신 여러분, 다들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편안한 저녁 되세요. ^_^

내일은 또 어떻게 강남 가지...


매거진의 이전글 똥을 싸도 회사에서 싸야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