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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라이어티삶 Jul 04. 2022

설마 이런 것도 AI 휴먼이 할 수 있진 않겠지?

AI 휴먼은 인간 영업사원을 대체할 수 없을 것 같기도 하다

폭염이 시작되어 주말에 피서할 곳을 기웃거리다가 강원도 정선을 다녀왔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이 함께였기 때문에 맛집과 시설이 좋은 곳을 찾아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의 중간쯤 위치한 이천의 맛집을 찾아보니 보리굴비, 꼬막비빔밥, 간장게장 같은 음식을 하는 식당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메뉴판을 보면서, 뭘 먹을까~ 하고 있다가 위의 메뉴들을 다 시켜서 맛보기로 했습니다. 

이거, 이거, 이거 주세요~

가만히 지켜보던 이모님이 물끄러미 저랑 아내를 쳐다보며 한 마디 묻습니다.

우리 집에 처음 오셨나 봐요?


그렇다고 하자, 보리굴비를 두 마리 시키면, 간장게장을 서비스로 준답니다. 음식들의 가격이 보리굴비 25, 게장 19, 꼬막이 15 정도였는데, 그 말을 듣고 머리로 막 계산을 슈슉 했답니다. 

감칠맛이 대폭발한 게장인데,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한 마리를 덜 먹을 뻔했네요.
야채도 신선하고, 꼬막도 짜지 않아서 맛났습니다

굴비 두 마리에 게장을 서비스로 먹는다는 생각이 머리에 딱 박히자, 왠지 이득일 거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쩔까... 주문을 바꿀까? 하는 찰나에 현명한 아내가 key question을 물어봅니다.

그럼 게장을 따로 주문하는 거랑 서비스로 나오는 거랑 사이즈가 같은 건가요?


아니랍니다. 게 한 마리가 적게 나온답니다. 

그래서 그냥 처음의 주문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굴비를 엄청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서비스가 서비스가 아닌 것 같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입니다. 




요새 AI 휴먼들의 서비스를 프로모션 하는 광고들이 제 페이스북, 인스타에 계속 노출됩니다. 제가 특강에 참석하려고 몇 번 검색했더니 제가 타깃이 된 것 같습니다. (링크)

저작권들 때문에 그냥 검색 전체 화면을 갖고 왔는데, 그냥 별생각 없이 보면 정말 사람 같긴 합니다.

그리고 딱 며칠 전에, 회사에서 프로젝트 팀에서 AI 휴먼을 활용한 제품 디테일링을 소개해 준 적이 있었습니다. 소개를 받는 당시에 AI 영업사원의 강점인 '스크립트에 기재된 수치, 값 등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고객에게 제시'할 수 있으니 역할이 향후 상당 부분 확대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 여기서는 상품으로 소개되고 있는 '텍스트를 최대한 자연스럽게 읽어주는 음성과 그 음성과 최대한 자연스럽게 매칭 되는 3D 화면 캐릭터를 AI라고 부를 수 있냐'라는 지적은 다음으로 미뤄주세요. ^^


하지만, 그 후로 제 일상에서 몇 차례 '진짜 인간' 영업사원, 담당자, 서버(주문받고 음식을 내주시는 분)등을 만나면서 'AI 휴먼'으로는 한계가 있긴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까 그 보리굴비 식당에서 AI휴먼 화면이 둥~ 떠있어서, 인간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 그 사람 서버분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은 안 했을 테고, 아마 음식 가격을 더하고 빼고 해서 충분히 고민을 했을 것 같아요. 또, 그 사람 서버분이 우리가 메뉴를 생각하고 고르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저 조합을 제안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요.


무엇보다, 음식을 먹는 중에 저희의 자잘한 요청들을 다 이해하고 적절하게 잘 처리해 주시는데서 오는 만족스러운 경험은 AI 영업사원, AI 담당자, AI 서버 등에게서는 받기 어려운 느낌이 아니었을까요?


진짜 인간이 제공할 수 있는 이런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AI 기술에 대체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약회사가 약물 원료 물질을 찾아서 실험하는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서 (이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비용도 아낄 수 있고요) AI를 신약물질 개발에 활용한다는 기사는 오래전부터 있어왔습니다(딜로이트 리포트 링크)

글로벌 제약사뿐 아니라, 중외제약 등 많은 국내 사들도 AI를 도입하여 신약개발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복잡한 데이터를 시뮬레이션하는 데는 AI가 활용될 수 있는 바가 많으니 그렇겠다 했었죠. 이제는 회사 담당자의 역할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실무 일선에서 논의하는 시대가 되었네요. 


앞으로도 더 발전은 하겠지만, 대체는 역시 어렵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AI와 붙어서 내 강점을 갖는 건 늘 중요하겠죠. 진짜 만에 하나 '대체'되면 그다음은 진짜 답이 없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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