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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라이어티삶 Jul 06. 2022

OKR은 스타트업 경쟁자를 망치려는 구글 놈의 전략인가

맛집 비밀 레시피를 안다고, 그 집이 맛집인가?

작년과 재작년만큼 뜨겁지는 않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들에서 '애자일'을 도입하고, 실행하고, 시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도 거의 3-4년 전부터 글로벌 그룹 차원에서 애자일 방식으로 일하기를 주창해 왔고, 한국 지사도 거기에 맞춰 변화를 해 왔습니다. 회사 내부에서는 애자일 트랜스포메이션(agile transformation)이라고 불러왔죠.


애자일 코치라는 낯선 역할을 수행하던 분들도 활약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다들 뭐가 뭔지 몰라서, 그분들은 무지몽매한 대중들에게 신문물을 전파하고자 그렇게도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용어, 개념, 일하는 방식, 콘셉트, 소통방식 등등 너무나 많은 것들이 낯설었기 때문입니다. 

회사의 애자일 변화를 통한 성과 관련한 기사들. 꾸준히 기사가 릴리즈 되고 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이제 회사는 어느 정도 자신할 수 있는 성과가 애자일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근래까지도 꾸준히 나오고 있는 언론 기사들만 봐도 그렇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방식 등은 많이 개선된 부분이 있습니다(안 좋아진 점들도 분명히 있긴 합니다만).


오늘 낮에, 지금 회사의 전 동료가 슬그머니 링크 하나를 보냈습니다. 위트가 하늘을 찌르는 좋은 사람이라, 가끔씩 던져주는 링크가 늘 기대되는 분입니다. 링크를 눌러보니, 트위터. 구글의 현 CEO인 Sundar Pichai의 최근 트윗입니다.

위트가 느껴지는 트윗


Ben Bear (Spin CEO, 앤젤 투자자)가 트윗을 날렸습니다.

넌 어떤 스타트업 음모론이 있다고 생각하니? 나는 OKR은 구글이 잠재적인 경쟁사가 될 수 있는 early stage 스타트업의 성장을 늦추려는 심리전이라고 생각해.


저는 이런 트윗의 배경은 잘 알지 못하지만, 아마 제가 OKR, OBP, MTO, LTO, ritual, EDP, EBP, MVP, MTP 등등의 수많은 애자일 ceremony를 수행하면서 느끼는 좀 '정신없음'을 위트 있게 터치하는 코멘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실제로 이론적인 beauty of agile은 분명, 효율적인 업무, 빠른 대응, 진화 이런 것들이지만, 실제로 종종 느끼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일이 급하고, 만능 플레이어가 될 것을 요구받는 정신없음... 이 있습니다. 아마 이걸 '심리전 psyop'이라고 말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Sundar Pichai의 대답이 멋집니다. 

어라. 드디어 누군가 알아챘군.


제가 TV를 잘 안 봐서 요새도 하는지 잘 모르지만, 백종원 님(이하 '님' 생략)의 골목식당이 화재였던 적이 있죠(지금도 대박인 프로그램이라면 죄송하고요). 이때, 백종원이 식당 사장님들께 전달하는 솔루션, 비법 소스 이런 것을 알려줘도, 그래서 그대로 해도 성공하는 가게가 있고, 그렇지 않은 가게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물론 성공하는 가게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요).


아마, 같은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구글이 지금처럼 거대해지게 된 이론을 OKR이라고 하는 바람에 전 세계적으로 '애자일'이라는 키워드가 유행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책들, 영상에서 이런 애자일 방법론을 상세하게 다루어서 이론적으로는 누구나 이 방법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죠.


하지만, 이 이론에 얽매여, weekly standup, planning, ritual 등이 맞지 않는 옷임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구겨 넣으려고 하다가는 Ben Bear의 말 대로 slow down 당해버릴 수도 있겠다 생각해봅니다. 좀 더 유연하게, 상황에 맞게 대응하되 원칙을 세워서 그 원칙을 지켜나가려는 노력을 하는 '애자일'이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구글의 대장에게 트윗을 날린 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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