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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라이어티삶 Jul 16. 2022

조직에서 나름 창의적이다는 소리 듣는 간단한 방법

크리에이티브가 이런 허접한 게 아니지만, 책 읽고 드립 날리면 됨

글을 쓰다가 다시 읽어보니, 두서가 많이 없는 것 같아서, 제가 처음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첫 부분에 남겨둡니다. 


일하지 않는 모든 순간에 (개인 여가시간, 책을 읽을 때, 영화를 볼 때, 출퇴근 길, 퇴근 후, 주말, 샤워할 때, 아이들과 놀아줄 때 등) '어?' 하는 것들이 있다면 어떻게 저걸 회의 때 써먹어서 멋진 드립을 날릴 수 있을까? 를 고민하면 창의적이라는 소리를 점점 들을 수 있습니다.

부끄럽네요;; 하지만 지우지 않습니다 :)


제약이 많은 업계라 제약업이라는...

저는 healthcare industry 중에서도 제약업계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건강과 생명에 관련된 제품을 만드는 업계라 굉장히 까다로운 제약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선 제품(약 혹은 진단법)이 출시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예산과 시간이 필요한 '임상 연구'를 진행합니다. 임상연구... 뭔가 복잡하지만, 간단하게 말하자면, 사람 몸에서 안전하게 그 효과를 발휘해야 하고, 효과는 반복적으로 재현 가능하게 나타나야 합니다. 어떨 때는 약이 듣고, 다른 때는 안 듣고 그러면 안 되겠죠.

이게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 제품들이라... 많이 빡셉니다!

제품이 출시되었다고 해도, 고객들에게 '저희 제품이 짱인데요!' 라고 말도 못 합니다. 왜냐면, 고객의 선택에 잘못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객(customer)의 잘못된 선택은 환자(end user)의 건강과 생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늘 데이터를 갖고, 논문과 숫자를 갖고 고객이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고, 그때 우리 제품이 선택되기를 바라면서 일합니다. 제가 일하는 업계는 제약이 많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ㅎ


Negative list와 positive list

Negative list는 '하지 말라는 거 빼고 다 할 수 있다. 즉 하면 안 되는 것들의 리스트'입니다. Positive list는 반대로 '하라는 것 말고는 하지 마'입니다. 제약업의 negative list는 거의 positive list에 가깝습니다. 하라는 것만 하는 것이 compliance 측면에서 가장 안전하기에 보통은 그 범위 내에서 여러 회사 활동들이 진행됩니다. 처음에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내보다가, '안됩니다 x100'의 답변을 듣고 나면 손발이 다 묶이는 기분이 듭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같은 회사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도 뭔가 톡톡 튀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많이 없습니다. 하지만, 간혹 나오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그 사람을 '창의적인' 인재로 포지셔닝시켜줍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번쩍이는 '영감'에서 나올까요? 

아닌 것 같습니다. 영감이 번쩍였던 적은 없었습니다. 그냥 여기저기 뒤적이던 책에서 '이걸 지금 일에 적용해 볼 수 있을 거 같은데?'라는 구절들이 가끔 나올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그 아이디어를 유관부서에 툭 던져놓습니다.  


실무를 처리하는 것도 일이지만,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공연이나 전시를 볼 때 업무와 연관시켜서 고민하면 그것도 일입니다.

책에 나온 한 줄을 어떻게 하면 내 프로젝트에 끌고 들어갈 수 있을까? 책에서 읽은 이 멋진 한 문장을 어떻게 다음 회의에서 적절한 타이밍에 던져 볼 수 있을까?


이런 관점을 갖고 있으면 '늘 일하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늘' 일하는 사람은 '열심히' 하는 사람입니다. 

창의성이 중요한 시대고, 창의성은 열심히만 한다고 발휘되는 것은 아니야!!라고 할 수 있지만, 여전히 '열심히' 하려면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써야 합니다. 


많은 비타민 에너지 드링크를 마셔야 할 수도 있고, 너무 오랜 시간 앉아있어서 거북목, 디스크가 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크리에이티브는 비효율을 정말 비효율적으로 시도해야 그제야 조금 다다를 수 있는 영역인 것 같습니다. 

이 중에 개인이 영향을 줄 수 있는 항목은 '창의적 개인' 정도가 아닐까요?

위 그림 링크(창의성의 조건)


일은 재미없습니다

세상에 재미있는 일이 있을까요? 있을 수도 있지만, 대게 직장인들의 일은 그렇지 않습니다. 일은 재미없는 것을 재미있게 하는 것이라고 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일이라면 누가 못할까요? 

결국 재미없는 일을 엉덩이 힘으로 끝까지 해내는 게, 그러면서 점점 더 잘해지고, 거기에 창의성이라는 양념을 적당히 뿌려서 급이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일을 잘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일을 잘하게 되면 일이 재미있어질지는 모르겠습니다. 


이글이 미래의 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끄적여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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