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0% 인상만 보고 달려도 될까요
이제 15년 정도 회사생활을 했습니다. 그 동안 두 번 회사를 옮겨 지금은 세번째 회사네요. 회사의 동료나 후배들, 또 학교 후배들이 스윽 와서 물어보는 내용 중에 이직이 참 많습니다. 회사를 엄청 많이 옮겨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관련해서 의견을 물어봐주니 최선을 다해서 대답해 줍니다.
얼마 전, 후배가 요사이 자기한테 이직 제안이 좀 있다고. 연봉도 지금 보다 한 20~30% 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합니다. 연봉만 보면 참 매력적이다 싶었습니다. 아마 한창 일할 수 있는 나이(30대 초중반)라서 연봉을 많이 올려주려는 것 같습니다.
"이직을 고민할 때, 연봉을 최우선으로 해서 결정하는 것이 맞을까요?"
"지금 상황에 따라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지금 잘 하고 있는 일을 이직한 회사에서 똑같이 잘 수행하는 것이 그 회사에 꼭 필요한 상황이라면,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의 스펙트럼이 넓어지지 않고 하던 일과 동일한 스콥이라면 다시 생각해 봐야할 수 있습니다. 충분히 더 성장할 수 있는 그 후배 같은 시기라면, 당장 연봉 인상의 폭이 크지 않더라도 지금 조직에서 기존에 하는 일에 더해 더 많은 책임을 갖고 다양한 일해보는게 훨씬 가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친구는 '이 회사에서는 같은 일이라도 회사의 다른 매니저에게 배워볼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또 다른 경험을 할 기회도 열려있는 것 같습니다. 이직해서 곧바로 실력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치는 것 보다 더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결론을 내리더군요.
오락가락 하는 것 같지만, 결국 이직은 해야합니다. 30% 연봉인상은 지금 회사에서 매년 3%씩 10년이 걸릴 인상률입니다. 이런 매력적인 숫자를 '여기서 더 많이 배우겠다'는 생각으로 계속 미룰 수는 없습니다. 다만 조금만 더 실력을 쌓을 수 있는 환경에서 스스로 좀 더 성장하는 것에 우선 순위를 둔다면, 그 후의 성장은 더더욱 빨라지겠지요.
정 지금 회사의 시스템, 사람들에게서 배울 것이 없다면 당장 이직해서 더 열심히 일하는 것 보다, MBA나 대학원을 진학해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옵션도 있습니다. 공부를 한다고 하면 이직한 회사에서는 환영받지 못할 수 있지만, 현재 회사라면 하는 일의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공부로 실력을 더 쌓는 것은 도전하지도 못할 일은 아닙니다. 그 공부가 완성되었을 때 본인의 가치는 한층 더 높아지겠죠.
똘똘하고 적극적이고 심지어 인간성도 좋은 이 친구는 이제 결정을 내린 것 같습니다. 아마 한동안은 엄청 열심히 생활할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다음, 깜짝 놀랄 정도의 연봉 상승률을 자랑할 것 같습니다.
응원합니다.
되고 싶은 대로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