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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라이어티삶 Jul 29. 2022

결혼상대는 성격이 맞아야 한다고요?

그렇긴 하지만, 저는 이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어느덧 결혼한 지 10년이 넘는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주변에 많은 친구, 후배들이 결혼을 했지만, 아직 안 한 친구들도 많네요. 잠깐 대화를 나누다가 누가 물어봅니다.

수환님은 결혼할 때 뭐가 젤 중요한 거 같아요? 성격? 돈? 직업? 외모?


그렇게 말을 던지고는 곧바로 스스로 대답합니다.

다들 성격이 제일 중요하다고 하는데, 요새는 돈인 거 같아요. 직업이 별로라도 돈은 잘 벌 수 있고, 외모는 뭐... 많이 안 따지니까...


다 맞는 말이긴 한데, 아내와 지금까지 결혼 생활을 하면서 드는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우선, 말이 통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고, 그걸 많은 사람들이 '성격이 맞아야 한다'라고 말하더라고요. 근데 다 큰 어른 둘이 함께 살아가는데 성격이 맞는 게 이상하지 않나요? 각자 살아온 시간이 얼만데?


각자 살아온 시간보다 함께 살아가는 시간이 더 많아지려면, 70-80세는 되어야겠네요...

성격을 어느 정도 양보하고, 만약 성격이 정 안 맞으면 회사에서 일을 더 많이, 오랫동안 하면 됩니다.마주치는 시간, 함께 있는 시간을 좀 줄이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습니다.


저는 단순하게 '성격'보다, 그 사람이 어떤 사고의 흐름을 거쳐서 그런 결론, 생각에 이르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설명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고, 내 생각과 다르면 결국 찬성하지 않을 수 있죠. 하지만, 그 사고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정말 중요한 거 같네요.

부부가 어떤 사건, 어젠다에 대해서 반드시 의견을 통일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기 때문에 불가능할 때가 많죠. 하지만,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하고 이해시킬 수 없다면, 대화가 그 이상 이어지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내와 대화 나눌 일들이 점점 많아집니다. 생각이 서로 다르더라도 말을 자르지 않고, 끝까지 듣고 있는 것. 생각보다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도 다 들어보니, '이해는 된다'면 힘들고 어려워도 참아볼 수 있겠습니다.


십수 년 살아보니, 이렇게 말이 통해서 생각을 알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할만한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배우자의 사고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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