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6개월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좋은 가르침을 주시고, 롤 모델이 되어 준 멋진 동료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나 왠지 여기서 정년 할 수도 있을 거 같아. 정말 좋은 회사인 것 같아.
저의 세 번째 회사인 지금 회사에 출근하고 한 달이 채 안되었을 때, 아내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제품, 그리고 앞으로의 짱짱한 파이프라인들을 보면서 성장성이 보장되는 그런 회사라는 믿음이 그렇게 생겼던 것 같습니다. 그게 벌써 5년 전이니 시간이 꽤 흘렀습니다. 그동안 팀도 성장하고, 회사도 더 성장했습니다. 조직의 일부였던 저도 얼마간은 덩달아 성장했을 거라 믿습니다. 덕분입니다. ^^
5년간 많은 일들을 겪었습니다.
모든 경험이 다 좋은 일들은 아니었지만, 모든 경험은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그중 대부분이 좋았으니 이번 챕터는 꽤 괜찮았다고 자평해봅니다. 그리고 이제 이번 챕터를 여기서 닫습니다.
한참 걸음을 옮겨가서 돌아다녀봐야, 그동안 찍은 점들이 어디로 나를 이끌었는지 알 수 있겠죠.
한 조직 안에 머무르면서도 다양한 시도를 해 볼 수 있겠지만, 다른 조직에서라면 완전 다른 곳에 점을 찍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습니다. 깜깜한 숲길을 더듬어가며 걷는 마냥 다음 발걸음에 내가 어떻게 될지 지금은 짐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마냥 불안하기보다 설렘이 더 커 아직 그렇게 마음이 지치진 않았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동안 찍어 본 점들은, 수의사, 영업사원, 마케터, 작가, 유튜버, MBA, 바리스타, 강사, 코치...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아마 그중 하나라도, '그때 그 시점'에 경험하지 못했다면 지금 여기 있을 거라고 상상하기는 어렵네요(바리스타... 는 왜...?).
그간의 이런 활동들이 다른 분들에게도 조금은 도움이 되고(영상편집?), 자극도 돼서 그분들의 삶에 1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었기를 바랍니다. 가뭄에 말라가는 냇물처럼, 변화를 겪는 중에 점점 부족해지는 시간 속에서도 우물 파듯 쪼개서 동료들께 꽂아 넣은 인비 속에서 나눈 이야기들은 제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클리셰 같지만, 그분들과 함께 하지 않았다면, 혼자서는 불가능했을 겁니다. 그분들에게도 그런 시간이었으면 참 감사하겠습니다.
제 소식을 듣고, 급한 마음에 투박하게라도 인사해주시고, 연결해 주신 분들께도 깊은 감사드립니다. 짧은 시간, 몇 마디 나누지는 못했지만, 여러분들의 꿈을 보여주셔서 제 가슴도 함께 뛰었습니다.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언제든 연결됩시다. 연결은 한 번만 만들어지면 어떤 울타리든 넘나들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혹시 같은 생각이시라면 언제든 연결될 수 있겠네요. :)
R=VD라는, 이지성 작가의 '꿈꾸는 다락방'의 공식을 기억하는 분이 계실까요?
전 이 공식을 알게 된 그 순간부터 믿고, 늘 생생하게 그려보려 애쓰고 또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매 영상에서 '되고 싶은 대로 된다'며 클로징하고 있죠.
이번 도전 그다음의 도전이 무엇일지, 어디를 향할지는 짐작도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선택이 이다음 도전의 발판이 될 것은 분명합니다. 마음을 먹은 후부터는 이미 그 꿈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되뇌며 점점 더 선명해지도록 덧칠을 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많이 쌓이면, 이 그림은 생생한 사진이 되고 현실이 될 것이라 믿기에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소중하게 만들어 주신 페어웰 단체사진이 있지만, 다른 분들의 초상권 때문에 올릴 수가 없네요. 아쉬운 마음으로 잘 간직하고 있을게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