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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라이어티삶 Aug 12. 2022

다낭 마사지 샵에서 발견한 '고객 여정'의 중요성

'키즈 마사지'의 임팩트

동남아 여행에서 마사지를 받지 못한다면?

여름휴가로, 여행을 마친 다음 귀국해서 코로나19 격리가 비교적 자유로운(링크) 베트남 다낭을 가족들과 다녀왔습니다. 정말 수년 만의 해외여행이라 설렘도 컸고, 동남아 여행의 꽃인 마사지를 많이 받을 수 있다는 기대에 잔뜩 벼르고 떠났습니다. 다만, '아이들은 어쩌지?' 하는 고민이 들었고, 아내와 저는 '교대로' 마사지를 받아보자는 나름의 결정을 내린 상태였습니다. 


아내는 마사지를 받고, 아빠는 아이들과 놀아주면서 커버하고 나면, 아빠는 마사지를 받고, 아내가 아이들을 다시 커버하는 그런 원대한 계획이었죠. 하지만, 마사지를 받고 나도, 아이들을 케어하다 보면 피로가 풀리자마자 다시 거대한 피곤해질 것은 뻔했습니다.


두둥!!! 38만 동 = 1.9만 원. 편안한 마사지를 위해서라면 충분히 낼 용의가 있지요. (willing to pay)


코로나로 한참을 셧다운 했던 다낭의 마사지 샵들은 re-open에 맞춰서 50% 할인 이벤트를 하는 곳들이 많았습니다. 메뉴판 요금제를 살펴보는데, 어라! '키즈 마사지'가 있네요!?!?


베트남을 가족여행하는 customer의 journey

성인 요금에 비해 약 30%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되어 있었는데, 사실 동남아로 가족여행을 가는 사람 입장에서는 비용이 당장 문제는 아니죠. '시간'이 제일 중요합니다. 저희의 원래 계획대로라면, 한 명이 마사지를 받으러 가는 시간, 받고 돌아오는 시간과 교대하는 시간을 다 고려하면 거의 5시간 정도가 묶이게 됩니다. 키즈 마사지로 온 가족이 한 번에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면 2시간이든 3시간이든 한 번만 시간을 쓰면 되죠!!


수년 전에 하노이를 방문했을 때는 이런 키즈 마사지 상품은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제가 못 봤을 수도 있고요). 키즈 마사지 상품은 코로나 셧다운을 겪으면서, 힘든 시간을 보낸 마사지 샵들이 '고객 여정'을 고민하고 고객들을 pain point를 해결하기 위해서 많은 고민을 한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마사지 샵은 당연히 마사지받는 고객이 많아야 매출이 올라갈 것입니다. 커플보다는 가족 단위가 사람 수가 많으고, 또 키즈 마사지 할인을 조금 해 주더라도 부모 고객을 동시에 잡는 것이 훨씬 이익이라는 분석이 있었겠죠. 부/모가 따로따로 오는 경우, 한 명이 다녀간 후에 다른 한 명은 loss 되어 버릴 수도 있고요.


첫날, 이런 편하고, 나른하게 피로를 풀어주고, 온 가족에게 높은 만족도를 준 마사지를 경험하고 나서는 남은 일정의 매일 밤에 마사지 일정이 세팅되었습니다. 아래 요금표가 정확한 그 요금은 아니지만, 우리 가족의 마사지 총지출액은 부/모만 받았을 경우에 비해 몇 배는 높았습니다. 매일 갔고, 아이들까지 마사지를 받았으니까요. 아이들은 이번에 처음 '마사지'라는 걸 받았는데, 처음에 잠깐씩 간지러워 킥킥거리다가 매번 어느샌가 잠들어버리더군요. 요놈들이 이제 마사지 맛을 봤으니, 앞으로 여행 가면 계속 같이 마사지받으려고 하겠네요. 아이들이 그 샵을 다시 찾아가기는 어렵겠지만, 어린, 미래 고객도 확보한 셈이 되겠네요.



고객 만족을 추구하면 결국 성과가 오른다

일을 할 때, 습관처럼 '고객', '고객 중심', '고객 만족'을 입에 달고 다들 업무에 임했습니다. 중요 워크숍을 할 때면 customer journey 세션을 꼭 넣기도 하고, 고객의 인터뷰를 따기도 하고, 정말 많은 고민들을 하면서 일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우리(회사)' 관점의 '고객'의 여정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떠나는 동남아 여행에서, 부모가 마사지를 받는 동안 아이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 준 키즈 마사지 덕분에 우리 가족 여행의 만족도는 아주 높을 수 있었고, 샵은 몇 배의 매출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내 고객들의 pain point는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우선, 무엇이 그들의 진짜 pain point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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